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20. 7. 17. 23:29

며칠 전 한 텔레비전 뉴스는 5천만 원 상당의 전기차 소유주가 소화전의 공용전기로 충전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열악한 전국 전기 충전소 현황도 보도하며 친환경차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현실을 비판했는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를 친환경으로 규정했다.

 

형태가 비슷한 전기차는 가솔린차보다 무거울까? 모르겠지만, 한 차례 충전으로 가솔린차만큼 긴 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모델이 나왔단다. 그렇다면 소비 전력의 총합이 일반 자동차의 휘발유 열량보다 많을 텐데, 충전 비용이 주유 요금보다 현저히 적다. 소화전 전기를 슬쩍한 전기차 소유주는 전혀 가난하지 않을 텐데, 죄의식이 알뜰하기보다 사회의식이 천박한 건지 모른다.

 

<사진> 전기차 충전 모습. 주로 도시의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는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최소화된다고 주장하지만 도시에 한정한다. 연료를 채굴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은 도시 이외로 전가할 뿐 아니라 차체와 부품, 소모품의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아스팔트 도로에 의한 문제도 축소되지 않지만, 관련 자본은 정부에 보조금과 더불어 친환경이라는 명칭을 요구하고 생각 짧은 언론은 그에 호응한다. (사진은 인터넷 자료)

 

이상하다. 석탄 같은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전기를 적지 않게 소비하는 자동차의 충전 비용이 어떻게 휘발유보다 저렴할 수 있는가? 털실보다 스웨터의 가격이 저렴한 형국이 아닌가? 전기차에 공급하는 전력요금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보조금이 있기 때문일 텐데, 그 보조금은 세금일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구입할 때 정부는 보조금을 제공한다. 그만큼 온실가스 발생이 줄어든다면 보조금에 담긴 세금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럴까?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는 도로에 온실가스를 내놓지 않지만. 화력발전소의 거대한 내연기관에서 막대하게 토해내는 온실가스의 발생을 그만큼 늘리고 기후위기를 부추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라면 모를까, 대체로 전기치는 온실가스 부담을 화력발전소 주변에 전가한다.

 

전기차의 차체는 철판이고 실내는 화학섬유로 가득하다. 철광석이든 고철이든, 자동차에 사용하는 철판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물은 얼마나 될까? 배터리는 희귀한 금속이 주요 재료다. 채굴할 때 막대한 에너지를 동원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주변 자연생태계의 파괴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에 굴러다니는 자동차는 2천만 대에 가깝다는데, 연료를 화석에서 모두 전기로 바꿔도 도시의 대기가 겉보기 깨끗해지는 효과 이외의 긍정적 측면은 없다.

 

유럽의 여러 국가가 적어도 2040년까지 화석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을 퇴출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화력발전소도 퇴출 대상인데, 우리는 화력발전소를 계속 늘리므로 기후악당국가라는 비아냥을 받는다. 태양이나 바람 같은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하니 우리도 서둘러 기후악당국가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자동차는 어떡하나?

 

전기나 수소차가 아니다. 대중교통망 확충보다 훨씬 좋은 방법은 자동차를 없애는 것인데, 불가능할 거라고? 그렇다면 최대로 줄이자. 이동할 필요가 없는 도시와 마을이 대안이다. 간디는 70만 개의 마을로 구성된 인도를 생각했다. 마을에서 음식, 에너지, 교육과 돌봄까지 최대로 자급한다면 자동차는 거의 불필요하겠지. (갯벌과물떼새, 2020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