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08. 7. 1. 15:18
 

이집트 상형문자가 기록된 로제타석의 “요즘 젊은 것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말은 어느 시공간에도 유효하다. 어릴 때 어른에게 그런 말을 들은 우리는 젊은이에게 같은 말을 퍼붓는다.

 

로제타석에 없겠지만 늘 듣는 말, “낀 세대.” 흔히, 치고 올라오는 미래세대와 경륜이 권위가 된 기성세대에 끼였다고 말한다. 그런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30대에서 50대는 물론, 20대와 60대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지치고 억울한 사연이 있는 우리 모두 낀 세대 아니겠는가. 그렇긴 해도, 기성세대는 현 사회에서 중간 나이에 해당하는 50세 전후일 거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성세대는 낀 세대다.

 

미래세대의 감각으로 볼 때, 새로운 도전에 몸을 도사리는 기성세대는 답답하다. 기존 질서를 부정하는 미래세대는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위험하다. 그래서 충돌한다. 로제타석은 기성세대가 기록한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의 참신함이 부럽다. 미래세대도 기성세대의 경륜에 기대고 싶을 때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세대들은 충돌과 배려로 온 세상을 이어왔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한편, 생활을 편리하게 해줄 전자와 나노기술, 그리고 건강수명을 연장할 생명공학이 내일을 현혹한다. 그 혜택을 누릴 미래세대를 기성세대는 한없이 부러워해야 할까. 일찍이 그 규모와 세기는 달랐지만 장밋빛 미래는 늘 예고되었던 거고, 현재의 편의가 과거에 없었으므로 앞 세대가 우리보다 불행했을 거라 단정할 수 없다. 예고되는 편의를 누릴 수 없다고 현재가 불행할 리 없다. 현재의 행불행은 과거나 내일과 다를 뿐이다. 한데, 환경변화가 범상치 않다. 지금과 같은 환경조건에서 이제까지 누려온 삶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 ‘가이아 설’ 주창자,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온난화를 극복하지 않으면 인간의 내일은 보장될 수 없다고,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시간을 벌기 위해 핵발전이라도 받아들이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핵폐기물은 내일의 환경을 치명적으로 오염시킨다. 생명공학이 이끈 유전자조작은 환경변화 이후 감당할 수 없는 식량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씨앗의 유전적 다양성을 없앤 까닭이다. 바닥을 드러내는 석유를 과소비해야 재배되는 사료작물로 사육하는 가축은 어떤가. 본성을 억압해 발생한 조류독감과 광우병만이 아니다. 변화되는 환경에서 어떤 질병이 창궐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모자라는 식량을 자동차 연료로 가공하는 다국적기업은 자신의 이익 이외에 관심이 낮다. 그런 다국적기업의 손아귀에 세계인은 생명을 의탁한다.

 

선조가 물려준 자연을 이기적으로 개발해 이익을 독차지한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에게 돌이킬 수 없이 황폐된 자연과 오염된 환경을 넘겨주려 한다. 기성세대는 이제 낀 세대가 아니다. 반성하고 돌이켜야 할, 무책임한 세대다. (경향신문, 살데칼럼, 2008년 7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