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18. 3. 8. 10:57

 

지중해 원산인 라벤더는 방향제로 유명한 상록 관목이다. 달콤한 목재 향이 진해 향수와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하며 진정 효과가 있어 고대 로마인들은 목욕물에 꽃잎을 물에 뿌려 사용했다고 한다. ‘침묵이라는 꽃말을 가진 라벤더는 씻다는 어원에서 나왔다고 상식 사전은 전하는데, 우리나라에 없던 방향성 식물이다. 4계절이 뚜렷하며 물과 공기가 깨끗한 우리 기후와 생태계에 어울리지 못하지만 최근 각광을 받는다. 산업적 가치보다 관광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인데, 향기 맴도는 넓은 들판의 연분홍 풍경은 멋지다.


작년 가을 한국수자원공사(이후 수공)는 경인아라뱃길의 두리생태공원에 20규모의 라벤더 테마공원을 꾸미고 2019년에는 라벤더를 활용한 가공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풍토에 맞지 않는 라벤더를 그 넓은 부지에 심어놓고 생태라는 용어를 끌어왔다 생태는 다양성이 생명이고 그 지역의 자연과 어우러져야 하는데, 라벤더를 밀집해 심은 풍경이 생태일까? 조경이라면 모르겠는데,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운 그 라벤더 테마공원은 인천시와 계양구가 같이 참여한다고 수공은 덧붙였다.


강원도 고성군과 전남 광양시에 조성된 라벤더 재배단지를 그 지역에서 생태공원이라 칭하는지 알지 못하는데, 관광객 동원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궁금한데, 여러 방안을 동원해도 자전거 이용객 이외에 찾는 이 없는 곳이 경인아라뱃길이다. 8경을 선정해도 모이지 않자 라벤더를 재배하려는 건지 알지 못하지만, 그런다고 관광객이 모일까? 알 도리가 없지만 분명한 건 경인아라뱃길은 애초 기대했던 운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울이 최종 목적지인 화물이 인천항에서 경인아라뱃길을 지나 한강으로 직행하는 물류혁신은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 수공은 경인아래뱃길 사업으로 1조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문서를 불법 파기하려 했다. 발각되어 내용이 백일하에 드러나지 않았다면 여전히 획기적 사업으로 치장하고 있을까? 이명박 정권은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으로 경인운하의 명칭을 경인아래뱃길로 바꾼 거처럼 왜곡했지만, 아니었다. 누구의 의견을 은밀해 수렴했는지 모르지만, 경인운하 사업을 반대했던 환경단체는 의견 수렴 자체를 알 수 없었다. 일부러 알리지 않은 걸까? 아무튼, 여러 차례의 연구로 운하의 경제성이 전혀 없다는 의견을 도출한 환경단체와 같은 결과를 수공도 알고 있었지만 강행했다는 건데, 누구의 요구였을까?


경인아라뱃길은 획기적 물류를 책임질 화물선을 띄우지 못한다. 고작 18km의 뱃길을 10여 시간 이동하려고 거액을 추가 지출할 바보 화주는 세상이 없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육상교통이 있다. 관광객도 모으지 못한다. 악취를 물씬 풍기는 운하 주변에서 볼 거라곤 라벤더? 달콤한 목재 향은 지워질 테니 효과는 반감될 테지. 관광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한강에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가 바이크 인파를 안내한다. 그게 수공의 자랑인데, 고작 18km인 자전거도로를 위해 25천억이 넘는 돈을 쓴 셈이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노릇이고 그 기록은 절대 바뀔 리 없다.


경인아라뱃길은 방수로의 변형이다. 계양산 일원에 홍수가 날 때 한강이나 인천 앞바다로 빗물을 빼내기 위한 물길이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강제로 변경했다. 계양산 일원의 홍수는 주변 김포평야가 아파트단지나 공장지대로 거침없이 개발되면서 무서워졌다. 습지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매립돼 성토되면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빗물을 계양산 일원의 저지대가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노도처럼 모여드는 홍수를 처리하려는 방수로였지만 지금은 6미터 깊이의 오염된 한강 하류의 물을 담는 거대한 호수가 되었다, 그러자 홍수를 처리할 수단은 위축되고 말았다.


물류 가능이 없으니 뱃길은 무시해야 한다. 자전거 이용객을 위해 거대한 시설을 지금처럼 운영해야 할까? 라벤더 재배단지는 눈속임이다. 생태는 참칭일 따름이다. 생태와 관광은 동시에 만족하기 어렵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합리성 있는 다양한 연구와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요할 것이다. 운하를 고집한다면 관광효과는 불가능하리라. 남은 기능은 홍수 대책인데, 그를 위해 경인아라뱃길의 수심을 6미터 유지할 필요가 없다. 여름이 오기 전에 수심을 낮추고 운하가 아닌 건강한 수변공간을 염두에 둔 논의를 펼쳐야 한다. 밀실이 아닌 광장에서. (인천in, 2018.3.8.)

 
 
 

도시·인천

디딤돌 2012. 7. 6. 17:50

    신뢰를 잃은 경인운하

 

아라뱃길이라는 말은 사용하고 싶지 않다. 웬만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공모로 정했다고 주장하니 저항감이 생긴다. 도대체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아라라는 생뚱맞은 이름을 공모로 정했다는 겐가. 운하의 강행 여부에 관심이 많은 인천시민 그 누구도 공모 사실을 몰랐다. 문제 제기가 나오면 그때마다 둘러대면 그만이라는 식의 현 정부 유체이탈 화법은 경인운하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 공모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글은 경인운하로 사용한다.


주말이면 자전거 탄 시민들이 몰려드는 경인운하는 기네스북이 폐간될 때까지 등재될 기념비적 업적으로 기록될 것 같다. 왕복 6차선이자 18킬로미터의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데 물경 225백억 원이나 되는 세금을 퍼붓지 않았던가. 생각해보라.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그 정도 예산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다시 생겨날 것인가. 열사의 사막에 스키장을 만드는 아랍에미리트도 그 따위 사업에 돈을 퍼부을 거라 생각하기 어렵다. 기왕 만든 자전거도로, 덮개를 씌워 냉난방을 갖추면 어떨까.


경인운하를 지은 수자원공사와 세금을 퍼부은 정부는 발끈할 게 틀림없다. 저건 운하가 주된 시설이지 부설된 자전거도로만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운하의 기능이 시방 이루어지고 있는가. 유체이탈 화법 말고, 양심을 걸고 대답해보라. 앞으로 가능할 것인가. 십만 톤급 이상의 화물선이 오고가는 오대양육대주는 아닐 수밖에 없고, 중국과 거래할 화물선이 다닐 예정이라고? 과연 바닥이 편평한 운하용 화물선을 중국이 받아주겠는가. 작은 풍랑에도 뒤집힐 텐데.


18킬로미터 경인운하를 오가자고 트럭에 싣고 온 화물을 화물선에 옮기느라 시간과 돈을 내버릴 화주는 없다. 경인운하 부두에 아무렇게나 쌓인 컨테이너는 유체이탈적 강압으로 쇼를 기획하지 않는다면 계속 텅텅 비어 있을 게 틀림없다. 그러므로 운하의 기능은 생략해야 옳다. 남은 건 수해 방지의 기능인데, 운하를 염두에 둔 수심을 유지할 때 큰비가 내리고, 때마침 인천 앞바다가 만조라면 경인운하는 수해를 어느 정도나 막을 수 있을까. 물론 만조가 아닐 때 수해는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겠다. 운하를 포기하고 수해만 예방하려 한다면 효과가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위해 225백억 원을 들일 이유는 전혀 없었다.


거의 텅텅 비는 유람선은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으니 제외하고, 서해안으로 나가려는 요트들이 오고간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수질이 발목 잡는다. 오염된 한강 하류의 물이 들어와 여름날 정체되면서 악취를 뿜어대는데, 강압이나 회유가 없다면 일부러 경인운하를 다닐 요트는 없다. 대부분의 국가처럼, 부자들의 요트는 입출항을 지원하고 수리 시설을 갖춘 바닷가에 정박할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남는 건, 오롯이 225백억 원짜리 자전거도로다. 문제는 자전거도로에도 악취가 풍긴다는 건데, 운하를 고집하는 한, 수질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경인운하의 수질이 팔당보다 깨끗하다는 유체이탈 주장이 나왔지만, 삼척동자도 수긍할 수 없다. 전문기관에 의뢰했다지만, 어디 물을 어떻게 떴고, 어떤 방법으로 누가 실험했는지 밝히지 않는 한, 신뢰는 불가하다. 예전 서울 상수도에 어떤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환경단체가 발표하자, 발끈한 서울시는 다시 조사해 문제의 바이러스가 없다고 정정했다. 과연 없었던 걸까? 구태의연한 방법을 고집했기에 찾지 못한 게 정답이었다. 경인운하 수질도 마찬가지다.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와 유체이탈 화법에 능한 수자원공사의 결과가 다른 건,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다.


     경인운하는 신뢰를 잃었다. 운하와 수해 방지의 기능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수질을 재선할 수 없다는 지적이 사업이 기획되었을 때부터 계속되었지만 묵살했고, 완공된 현재 당시의 지적이 역시나 현실이지 않은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괜찮다는 유체이탈 화법을 반복할 따름이다. 개인도 물론이지만, 특히 국가와 공공기관에서 신뢰를 잃는다는 건, 모두를 잃는 것이다. 권위적 유체이탈 화법은 신뢰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호일보, 2012.7.6.)

 
 
 

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11. 6. 20. 17:52

 

며칠 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을 서울시장은 비장한 의지를 천명했다. 도시 GDP2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관광과 그 연관 산업의 하나로 뱃길을 여는데 의미가 있으므로 대통령과 담판을 불사해서라도 국고 지원을 받아 한강에서 경인아라뱃길연결하는 서해뱃길을 반드시 완성하겠다는 자세를 부각한 것이다. 여의도에 항구를 만들며 국내외 크루즈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재선될지 모르는 시장에게 화답한 서울시 담당자는 서울과 인천 제주를 뱃길로 열고 나아가 중국까지 연결하는 크루즈의 관광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신기루처럼 전망했다.

 

10월 개통을 위해 막바지 공사에 여념이 없는 경인아라뱃길은 18킬로미터. 서울시는 경인아라뱃길의 김포항에서 여의도로 이어지는 15킬로미터의 서해뱃길을 위해 거액을 투자했고, 그만큼 서해뱃길에 거는 기대가 찬란하다. 그 일환으로 양화대교의 교각 간격을 확장하려고 일부를 뜯어냈고, 그 때문에 구부러진 양화대교는 일대 교통 혼잡의 주범이 되었지만 그건 서해뱃길을 반대하면서 공사를 지체하게 만든 야당 주도의 시의원에 있다고 호통을 쳤다. 그뿐인가. 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기묘한 이름의 세빛둥둥섬’(플로팅 아일랜드)은 무엇을 위한 노심초사였던가. 서해뱃길을 둥둥 밝힐 휘황찬란한 섬은 어차피 서해뱃길을 호화스럽게 이용할 고객을 위한 시설이다. 따라서 그에 걸맞게 모피 패션쇼부터 기획했거늘, 웬 동물보호단체가 들이닥쳐 난리굿인가.

 

한데 서울시의 찬란한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시민사회에 정부 일각에서 거듭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가 분명한 계획을 내놓고 타당성을 논의하는 민주적인 절차를 허심탄회하게 거친 뒤, 필요하다면 주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외면하겠지만,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예산 낭비 사업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감사원의 지적까지 못 들은 체 할 도리가 없다. 서해뱃길을 재선을 노리는 시대의 사기극으로 폄하한 서울시의회를 억지 부리며 반대하는 집단으로 매도한 서울시장은 서해뱃길을 개척하면 중국에서 크루즈를 타고 오는 동북아 관광객들이 인천항에서 내릴 필요도 없이 곧바로 서울로 들어올 수 있게 돼 관광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장담했지만,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한 감사원은 달랐다. 타당성 부족으로 운영적자를 우려했다는 게 아닌가.

 

사면초가에 빠진 시장을 구원하려는지,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서울시 당국은 5천 톤이 넘는 대형선박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연간 7천 명 이상 서해뱃길과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해 제주도와 중국을 다녀올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그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여의도에서 제주도까지 그리 특별한 경관도 없는 뱃길을 17시간을 들여 이용할 승객이 얼마나 될지 회의적인 시민단체와 달리 관광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서울시 편을 든 한 전문가는 미국 허드슨 강을 따라가는 23일 코스 등 중간 규모의 크루즈를 이용한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으므로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고 화답했다는데, 그 전문가는 비의도적이었을까.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 강을 오가는 배와 바다를 다니는 배는 그 구조가 다르다는 걸 친절하게도 생각하지 않았다.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허드슨 강을 오르내리는 크루즈에 대해 아는 바 없지만, 삼협댐으로 막혀 수심이 깊고 거대한 호수를 오가는지 않는다면, 파고 없이 천천히 흐르는 강을 오고가는 배는 바닥이 편평하다. 수심이 낮은 서해뱃길과 경인아라뱃길도 마찬가지다. 한강 유람선과 같이 바닥에 편평한 배를 허용할 따름이지만, 파도의 영향을 받으면서 제주도와 중국을 안전하게 오가야 할 경우, 배는 다를 수밖에 없다. 바닥이 깊어 파도에 안정적이고 속도를 올려도 연료비 상승이 적다. 바닥이 편평한 배는 파고에 쉬 흔들리거나 뒤집힐 뿐 아니라 마찰이 많아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고, 그만큼 연료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배를 반길 무책임한 국제 항구는 거의 없다. 바닥이 편평한 5천 톤 크루스선이 바다를 뒤뚱거리며 항해할 수 있을까. 바닥이 깊은 배가 수심이 낮은 서해뱃길과 경인아래뱃길을 아슬아슬, 세월아 네월아 오갈 수 있을까.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정치적 모험을 감행하려는 서울시장은 서해뱃길로 혹세무민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요사이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약삭빠른 시각 따위는 쉽게 알아차린다. 경인아라뱃길로 이어질 서해뱃길은 세금으로 항구를 만들고 양화대교 교각 간격 넓히며 강바닥을 깊게 파는 사업자를 잠시 배불릴 수 있겠지만 서울시에 지방세를 내며 주민등록을 한 시민에게 결코 긍정적일 수 없는 사업에 불과하다. 도시 GDP20퍼센트를 담당하는 관광 분야의 이익을 도모하기는커녕 잠식할 게 뻔하다. 서해뱃길에서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할 게 무엇이던가. 서해뱃길과 이어지는 경인아래뱃길에 다리와 분수와 폭포와 전망대와 정원과 습지를 요란하게 꾸민 8경을 선사하겠다고 개발자는 침을 튀기지만, 암벽을 긁어낸 협곡 일부에 억지로 만든 그따위 인공시설에 넋을 빼앗길 이용객이 요즘 세상에 얼마나 될까.

 

서해뱃길과 경인아래뱃길을 너덧 시간 걸려 오간 배에 탑승한 이가 제주도나 중국에 가려면 안전을 위해 인천의 항구에서 내려 배를 갈아타거나 공항으로 가야할 것이므로 서울시의 기대는 난망하기 이를 데 없는데, 서울시에서 멋지게 구상하는 두 번째 카드! 요트는 어떤가. 한강 여의도 주변에 정박해둔 호화 요트를 타고 서해뱃길과 경인아래뱃길을 지루하게 지나온 뒤, 인천 쪽의 갑문이 열기 하염없이 기다리다 황해로 빠져나갈 것인가. 드디어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바라보며 서해5도로 가서 중국 갑부들을 겨냥해 만들어둘 카지노에서 거액을 뿌리거나 벌며 즐기다 산둥반도와 발해만을 거쳐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려 할 것인가. 그런 구상에 동의할 요트 주인이 서울에 몇이나 될지 서울시가 확보한 통계자료가 궁금한데, 세계 대부분의 요트 계류장은 당장 이용할 수 있는 바다나 하구나 호수, 안전한 정박은 물론 수리가 용이한 전용 공간에 있지, 여의도와 같이 이용 공간과 터무니없이 먼 곳에 두지 않는다. 상식을 가진 부자라면 거액을 들인 호화 요트를 여의도에 정박해둘 이유가 없다.

 

경인아라뱃길은 일대 홍수피해를 완충하고 부산과 중국을 잇는 화물선이 오고갈 운하라 천명했지만, 시방 당초 목적은 퇴색되고 말았다. 인천 앞바다가 만수일 때 닥칠 홍수에 얼마나 완충 효과를 가질지 회의적인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는 물론 국제 항구를 이어줄 화물선이 이용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완공을 눈앞에 둔 현재 이용을 신청한 화물선은 한 척도 없다. 화려하게 그린 청사진과 달리 멋진 8경은 착공조차 하지 않았으니 요트도 전혀 현실성이 없다.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8경을 위해 투자할 어리석은 자본은 없을 게 틀림없다. 완공 이후 운항할 관광용 선박은 예고되었다고 담당자는 주장하지만, 그 배를 이용할 승객이 몇이나 될지, 과연 수지를 맞출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 운하를 이용할 호화 요트가 서울시의 기대만큼 여의도에 정박할지, 대단히 회의적이다.

 

결국 경인아래뱃길은 거대한 실패작으로 끝날 테고, 이제까지 숱한 경험을 미루어볼 때, 누구도 책임지기를 거부할 게 뻔하다. 화려한 신기루에 바친 세금이 낭비된 뒤, 서툰 대안을 찾아 다음 정책담당자는 다른 신기루를 그릴지 모르지만, 예나 지금이나, 타당한 근거를 외면하는 신기루는 한낱 환상일 뿐이다. 지금처럼 허심탄회한 논의 없이, 신기루 같은 일방적 기대로 재선을 노리는 단체장이 요술방망이처럼 열려라 뚝딱!” 외친다고 돈이 열리고 기대가 충족될 리 없다. 아직 돌이킬 여지가 있는 서해뱃길이 그렇고, 돌이킬 여지가 크게 줄어든 경인아라뱃길이 더욱 그렇다. (인천in, 2011.6.21)

대안을 제시하는 환경이면 좋을걸---
금영님! 좋은 제안입니다. 위 글은 원고량이 제한된 곳에 투고한 글입니다. 그래서 대안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미 관련한 글에서 대안을 이야기했고, 여기 블로그에서 찾을 수 있답니다. 물론 현 상황에서 대안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하니 '태그'를 이용해 읽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