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에너지

디딤돌 2011. 4. 23. 01:26

 

원자력이라고? 예전엔 핵발전이라 했는데 요즘은 원자력발전소라 한다. 일본 동북지방의 거대한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전력 공급이 차단, 돌이킬 수없는 방사선과 방사성 물질이 쏟아져나가 일본 뿐 아니라 세계가 긴장하며 사고 수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하는데, 고온 고압의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의 발전소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원자에서 얻는 게 아니다. 그 원자의 핵이 분열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한다. 그러므로 핵발전소라 해야 옳다.

 

전기가 차단되면 연료 공급이 차단되는 화력발전소는 커다란 사고로 이어지지 않지만 분열 중인 연료를 빼낼 수 없는 핵발전소는 극단적 위험으로 치달을 수 있다. 터빈을 돌리고 돌아온 증류수를 계속 끓일 수 있어야 연료봉 속의 핵연료가 안전할 수 있는데, 그러자면 터빈을 돌린 수증기를 냉각수로 식혀야 한다. 따라서 대개의 핵발전소는 막대한 양의 냉각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바다 또는 강가에 세운다.

 

핵발전소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고 증류수가 순환하지 못한다면? 핵분열로 발생하는 수천도의 열이 증류수를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면서 폐쇄된 건물 공간에 가벼운 수소를 모이게 하고, 결국 후쿠시마 핵발전소처럼 격납용기를 산산조각내며 폭발해 할 수 있다. 또한 핵연료와 연료봉이 녹고, 노심을 감싼 강철 압력용기가 깨진다면 방사선을 내뿜는 온갖 방사성 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 핵발전소와 1991년 일본의 미하마 핵발전소가 그랬고 핵연료 자체가 폭발한 25년 전 구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그랬다.

 

세계를 방사선 공포로 긴장하게 하는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운이 대단히 좋으면 올해 내로 사태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따라서 진정될 때까지 방사성 물질은 지금처럼 분출될 테고, 후쿠시마 일원을 고농도로 오염시킨 방사성 물질은 퍼져나가며 희석될지언정 세계의 대기와 바다를 조금씩 농축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방사성 비가 내릴 테고, 그 빗물이 떨어진 논밭, 학교 운동장도 그만큼 오염될 것이다. 바다에 들어간 방사성 물질은 플랑크톤에서 고래나 참치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을 타고 농축될 가능성이 높다.

 

방사성 물질은 반감기라는 게 있다. 그 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말하는데, 폭발한 핵발전소에서 문제가 되는 요오드는 7, 세슘은 30, 제논은 29년이고 플루토늄은 무려 24천년이다. 그 물질이 안전해지려면 1천만 배 줄어야 하는데, 세슘은 700년이 지나야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1그램으로 100만 명을 폐암으로 사망하게 할 정도의 방사선을 분출해 지옥의 신이란 별명을 가진 플루토늄은 인류의 시간관념을 훌쩍 뛰어넘는 천문학적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플루토늄은 자연에 거의 없다. 우라늄 핵분열할 때 생성되는 물질로 핵폭탄의 원료가 된다.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의 재료였다.

 

몸을 통과하는 베타나 감마, 또는 엑스선과 같은 방사선도 위험하지만 정작 위험한 건 방사성 물질이다. 몸에 흡수될 경우 극미량이라도 몸 안에 방사선을 내뿜으며 유전자를 파괴해 암을 발생하게 하거나 유전병으로 후손을 괴롭힐 수 있기 때문이다. 몸 안에 알파선을 내놓는 플루토늄과 같은 방사성 물질은 훨씬 위험성이 높은데 무거워 대기로 흩어지지 않지만 핵연료에 상당히 많은 양이 남아있게 된다. 따라서 핵연료는 사용 후라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없다. 여전히 핵분열이 진행하므로 냉각수에 넣고 안전관리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터무니없이 길다. 그래서 시민단체는 핵발전소를 착륙장치 없는 비행기에 비유한다.

 

경주는 지금 지하수가 흐르는 연약지반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짓고 있다. 중저준위 핵폐기물은 핵연료 이외의 폐기물로 다양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다. 예비 조사에서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어도 관계당국이 무시하고 건설을 강행하는 핵폐기장은 생수공장처럼 하루 1000톤 이상의 지하수를 배출하는데, 그런 지역에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짓는 무책임한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관계자는 콘크리트로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콘크리트의 수명은 방사성 물질이 안전해질 때까지 이어질 수 없기에 대부분의 국가는 단단한 암반 안에 폐기장을 짓거나 차라리 지상에 지어놓고 엄격하게 관리한다. 아니 시늉할 따름이다.

 

지하수가 나오든 말든 지하에 밀어 넣고 눈 감을 작정이라면 몰라도 장차 후손 대대로 감당할 수 없는 피해와 공포를 안겨줄 경주의 그 폐기장은 결국 폐쇄되고,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전형이 될지 모른다. 100미터 가까운 지하 동굴 210만 제곱미터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우리나라는 장담과 달리 수십만 톤의 방사성 폐기물을 1400년 동안 안전하게 관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인데, 문제는 사용 후 핵연료, 다시 말해 고준위 핵폐기물이다. 우리는 당대에 풍부한 전기를 사용하자고 핵발전소를 세웠지만 그로 인한 폐기물은 후손에게 대대로 떠넘긴다. 후손의 처지에서, 참을 수 없는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야곱의우물, 20116월호)

1,400년동안이나 관리해야 한다니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군요.
기간도 기간이지만 그동안 비용은 어떻게 감당한다는 말인가요?
결국 원자력이 경제적인 것도 아니군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