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10. 11. 21. 15:56

 

요즘 주춤한 곳도 있겠지만 전국의 많은 보건소는 무료로 불소양치액을 보급한다. 교사에 따라 거부하기도 한다지만 아직도 많은 초등학교는 아이에게 불소양치를 강요한다. 불소는 이를 단단하게 해 충치를 예방해준다고 사람들은 믿지만 불소는 매우 위험한 독극물이라는 상식은 자리잡지 못했다. 그래서 불소는 많은 치약에 들어갔고 껌에 넣었다. 불소는 이를 튼튼하게 만드는 비타민인가.

 

불소양치는 충치를 50퍼센트 이상 예방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역학기록은 명확하지 않다. 불소를 옹호하려는 측에서 자료를 선별하고 가공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불소가 전혀 없는 양치로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밥 먹고 칫솔질만 잘 해도, 당분이 많은 과자나 음료수를 마시고 물로 양치만 해도 불소양치가 전혀 불필요할 정도로 충치 예방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다.

 

가족 구성권 모두의 충치예방을 위한다며 보건소는 잠자기 전에 1분 동안 10밀리리터의 불소양치액을 치아에 골고루 닿게 가글하라고 안내하면서 당부도 잊지 않는다. 불소양치액을 뱉고 적어도 30분 동안 물이나 음식물을 포함해 아무 것도 먹지 말라는 거다. 심지어 침도 삼키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불소가 없는 물로 다시 철저히 양치를 해도 마찬가지다. 30분 이내 잠이 들면 침을 삼키는 경우가 누구나 많은데.

 

문제는 학교다. 아직 칫솔질이 서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1분 동안 가글하는 것이 어렵다. 많은 아이들이 그 과정에서 삼킨다. 선생님은 친절하게 한 모금 더 주지만 그 한 모금에 들어간 불소는 아이들에게 대단히 위험한 농도다. 300피피엠이 넘는 농도로, 수돗물불소화가 우리보다 광범위한 미국은 불소농도를 1피피엠으로 맞춘 치약을 어린이가 삼켰을 때 당장 병원에 가라고 경고한다. 삼키는 치약의 양은 양치액보다 훨씬 적어도 그렇다.

 

쥐약의 주성분인 불소는 비소보다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자연계에 비교적 안정된 화합물로 존재하는 불소도 물과 만나면 반응하므로 불소를 많이 함유한 지하수를 과다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2006년 12월 강릉시 사천면의 마을 어린이 7명이 모두 노란 석회처럼 이가 변색되더니 내려앉거나 구멍이 생긴 까닭은 11피피엠의 불소가 섞인 지하수에 있었다.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지는 이는 자연에 흔해 존재하는 불소화합물 때문이었는데, 불소양치액에 넣는 화합물은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알루미늄 제련공장 폐기물이거나 인산비료 공장의 폐기물이다.

 

물과 닿으면 격렬한 반응을 하는 양치액 속 300피피엠 이상의 불소화합물은 몸에 축적된다. 아교질이 많은 어린이의 뼈는 부드러워야 한다. 그래야 성장이 지장이 없고 부러지더라도 쉽게 붙는데 불소 때문에 단단해지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길 수 있다. 문제는 나이가 든 성인, 또는 노인에게 발생할 수 있다. 지나치게 단단해진 뼈는 쉽게 부러지거나 깨질 수 있고, 일단 부러지면 잘 붙지 않아 평생 치명적인 고통에 빠질 수 있다. 암 발생이 의심된다는 연구도 속출한다.

 

독성을 알리지 않은 채, 불소가 포함된 지하수를 마신 이의 치아가 더 단단하다는 철지난 경험을 발판으로 수돗물에 공장 폐기물인 불소를 0.8피피엠 이하로 넣겠다는 편협한 독선이 여전히 중단되지 않고 있다. 맞벌이 부모가 7살 이하 어린이의 양치를 돌볼 수 없어 나타나는 충치를 예방한다면서 공중보건을 앞세우지만, 수돗물에 불소를 넣으면 누구나 무차별적으로 불소를 마셔야 한다. 공중보건을 위한 7살 이하 어린이의 충치 예방은 세심할수록 확실하다. 이가 없는 아기, 병약자, 임산부까지 강제로 불소를 마시게 하는 건 아무리 좋게 말해도 치명적 오만일 뿐이다.

 

0.8피피엠의 불소도 민감한 이의 치아에 지워지지 않는 반점을 생기게 하지만 노인에게 치명적인 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식생활 개선과 양치 교육은 수돗물불소화 없어도 충치 발생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연구가 나온다. 불소는 최대한 피해야 할 독극물이지 권장해야 할 비타민이 아니다. 아이의 건강과 자신의 노후를 생각하는 이라면 수돗물불소화에 적극 저항해야 한다. (요즘세상, 2010.11.5)

 

 
 
 

공동체·인간

디딤돌 2005. 9. 2. 20:53
 

2003년 9월 8일, 서울 대학로에 자리잡은 흥사단 3층 강당에서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자리가 있었다.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성실한 자세를 촉구하는 청원’을 위한 기자회견을 전 세계가 동시에 가진 것이다.


수돗물불소화 사업은 종주국인 미국과 미국의 식민지인 푸에르토리코에서 1900년대 중반부터 시작했다. 20세기 초, 치아에 반점이 많이 나타나는 지역에 충치 발생이 적다는 사실을 주목한 미 공중보건 당국은 식수인 지하수에 다량의 불소가 섞여있다는 점을 중시, 반점이 나타나지 않는 범위 내에 불소를 섞는다면 충치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이 사업은 미국의 영향권 아래 있는 나라로 파급되면서 추진론자들은 세계 50여 국가에서 시행된다고 추계하고 있으나, 최근 그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시행하는 지역과 국가가 줄어드는 추세다.


진보적 지식인을 자처하며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세력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던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후 건치)는 민주화 이후 민중을 위한 실천사업으로 자신들의 사업으로 수돗물불소화를 선정하고 적극 추진했다. 미국의 수돗물불소화 이론에 의존, 저소득층의 충치를 예방하는 공중보건 차원의 운동에 나서며 민중과 환경운동단체의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당시 건치는 불소의 독성을 거의 알리지 않았고, 일방적인 홍보는 불소를 치아를 위한 비타민과 같은 물질로 시민들을 오해하게 만들 정도였다.


민주화 세력의 주도로 힘을 모아가던 시민단체들은 불소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했어도 극소량이므로 문제없다는 건치의 주장을 믿고 수돗물불소화를 지지하였다. 하지만 ‘말’지와 ‘녹색평론’을 통해 거의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던 우리 사회에 수돗물불소화의 경종이 울렸고 거듭 발표되는 해외의 논문과 내부고발성 문헌은 경험이 축적되면서 드러나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밝히게 된다. 우리는 불소의 위험성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두 잡지의 문제제기는 20여년 공들여왔던 건치와 어느덧 건치와 공동보조를 취하던 관계당국을 당황하게 했고, 이는 갈등 국면을 지나 수돗물불소화를 확대하려는 정부와 건치, 수돗물불소화에 반대하고 기존 불소화 지역의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의 양상으로 대립하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유기농산물 직거래운동을 펼치는 ‘한살림’과 ‘생활협동조합’은 녹색평론과 더불어 단체와 개인이 연대하는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를 발족하는데 앞장섰다.


이후 지역 단위로 결성된 수돗물불소화 반대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사업을 시행하려던 지방자치단체들의 철회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불소 누출로 인해 학의천이 오염되었던 의왕시는 물론, 20여년 시행했던 청주와 과천시를 비롯하여 많은 지역에서 수돗물불소화에 제동이 걸렸고 포항시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불소의 독성은 물론 사업 실행조차 알지 못했던 시민들의 각성이 행동으로 옮겨졌기 때문이었다.


수돗물불소화를 추진하는 세력들은 안전성을 확인하는 논문이 다수라고 강조하지만 사실 그 점이 오히려 문제의식을 키운다. 누구의 주도로 비슷한 논문이 왜 갑자기 폭주하는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미국의 수돗물불소화 시행에 둘러싼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출발한 추진세력의 논문들은 제기된 문제에 납득할만한 답을 과학적으로 제공하지 못한다. 역학조사라는 확률 시비로 희생자들을 소수로 무시하는 권위적 태도 이외에 불소가 맹독성 물질이라는 점과 낮은 농도라도 몸에 축적되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뼈에 치명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전혀 부정하지 못한다. 각종 암 발생의 인과관계를 부정하지 못하면서 공중보건임을 강조하지만 저소득 계층의 충치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수돗물불소화 이외에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한사코 외면한다.


쥐약의 주성분이자 비소보다 강력한 독극물인 불소는 음용수에서 제거해야할 성분이다. “충치가 적다”는 경험적 통계보다 과학적 인과관계가 중요할 것이나, 충치는 적절한 양치만으로 발생률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 비소나 납과 같은 불순물을 포함하는 인산비료공장의 폐기물인 불소화합물을 정제하지 않고 수돗물에 섞는 행위는 이성적일 수 없다. 체내의 화학반응에 의해 불소의 독성이 발현될 뿐 아니라 축적되는데 감히 공중보건 운운할 수 있을까. 민주사회에서 독선에 의한 강제 의료행위는 차라리 범죄에 가깝지 않은가.


건강사회를 위한 사업은 수돗물불소화가 아니다. 민주화운동에 공헌해왔던 건치는 수돗물불소화라는 아집과 독선에서 벗어나, 건강사회를 위해 모인 치과의사들답게, 열린 자세로, 건강사회를 위한 여러 가지 시민운동에 앞장서주었으면 하고 불소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기고문)



읽어야 할 책들


《멈추시오 수돗물불소화》, 최상일 지음, 도서출판 직지, 2002.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돗물불소화 사업이 진행되었던 청주에서 생태운동을 전개해온 최상일 선생은 수돗물불소화의 정체와 그 논란,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의 실태와 그 문제를 자료에 근거하여 증언하고 있으며 수돗물불소화를 반대해야 하는 당위성을 과학적 자료를 제공하며 설득력 있게 피력한다. 수돗물불소화를 막아내기 위한 시민운동의 방법과 그 의미를 이야기한다.


《위험하다! 불소를 이용한 충치예방》, 타카하시 코우세이․일본불소연구회 편저, 녹색평론사 옮김, 녹색평론사, 1999.

일본의 의사와 치과의사가 주축이 되어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불소의 독성과 수돗물에 포함된 불소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실증적으로 기록한 책. 전신에 해를 끼치는 불소가 누구에 의해 어떤 의도로 어떻게 시도되었으며 신체에 어떠한 위해를 주는지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과학용어로 친절하게 설명한다.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http://no-fluoride.net

수돗물불소화에 따르는 여러 가지 ‘강제된 상식’의 허상을 속 시원하게 밝혀주는 국내외의 글들이 종합된 인터넷 홈페이지. 수돗물불소화의 문제, 안전성과 그 효과에 대한 의문점, 과학적이지 못한 추진론자의 주장,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불소의 문제, 수돗물불소화의 법적 윤리적 정치적 문제, 관련 자료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예전엔 자주 들렀었는데, 블로그로 바뀐 다음에는 두번째입니다. 깜빡했던 점을 다시 생각하고 갑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