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18. 11. 2. 11:54


국립공원이란 무엇인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할 생태계인가, 더 많은 이용객을 유인해야 하는 관광지인가?


1872년 옐로스톤국립공원을 세계 최초로 지정한 미국 그랜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복리와 즐거움을 위한 공공적 공원으로 선포했다는데, 당시 미국은 유럽 출신 백인들의 분별없는 땅 차지 경쟁으로 미개척지가 몸살을 앓았다. 옐로스톤 지역의 경관과 생물다양성에 매료된 탐험가의 혁신적 제안으로 지정되기 시작한 국립공원은 이후 대부분의 국가로 파급되었다. 수려한 경관과 다채로운 생물의 서식 공간을 후손에게 보전하자는 취지였다.


1967년 지리산국립공원을 최초로 지정한 우리는 어떤가? “산업발전에 따라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보전을 전제로 국민의 보건과 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밑거름이자 미래세대로 물려줄 소중한 유산으로 정의하는 우리나라는 현재 22개의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전과 관리는 취지에 부합할까? 196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1970년 국립공원이 된 설악산은 시방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자.


박정희 국사정권의 특혜를 업고 50년 가깝게 독점 운영되는 케이블카는 초입부터 설악산을 무너뜨렸다. 긴 줄로 탑승하는 이용객의 등산화에 밟힌 권금성은 바위투성이로 황폐해졌다. 사업자에 쥐어주는 케이블카의 이권은 권금성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잇는 케이블카를 구상한 지역의 상공인들은 정치권을 집요하게 자극한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추가된다면 파장은 지리산에서 월악산으로 이어지며 국립공원을 무력화할 게 틀림없다.


보전을 강조하는 국립공원이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방문과 이용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건 아니다. 국립공원은 이용과 보전의 합리적인 조화를 추구한다. 대부분의 국가는 경관과 동식물의 분포를 충실하게 연구한 뒤 보전 지역과 이용구간을 구별해 엄격히 관리한다. 군사정권이 선물처럼 국립공원을 지방마다 동등하게 하사한 우리는 어떤가? 과학적 연구도 없이 등고선을 기준으로 보전구역을 구별했지만 그나마 보전하지 않았다. 유원지 개념을 앞세운 까닭에 보전공간에 사통오달 등산로가 뚫리고 상업시설이 마구 들어섰다. 국립공원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자 지역 상공인들은 케이블카를 요구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립된 1987년 이후 조금은 달라졌다. 국립공원 지정 이전부터 있었다며 버티던 상업시설을 철거했고 분별없는 개발을 억제한다. 하지만 몰려드는 이용객에게 생물권의 보전구간을 명확하게 알리지 못하는 건 여전하다. 동식물은 물론이고 버섯과 미생물의 분포까지 충분히 조사한 뒤 자료에 근거해 보전지역을 설정해야 이용객에게 접근 차단의 이유를 설득할 수 있지만 부족하다. 설악산에 예정하는 케이블카 구간의 주변에 무슨 동식물이 어떤 상황으로 분포하는지 거의 모른다. 따라서 케이블카가 놓이면 장차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합리적으로 예측하지 못한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해상국립공원도 있다. 거제시 지심도에서 여수시 오동도에 이르는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여수시 돌산도에서 신안군 홍도에 이르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그곳으로, 육상의 국립공원처럼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물다양성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을 견딘 섬지역의 경관은 독특하다. 분포하는 생물상도 육지와 크게 다르다.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가 색다르며 다채롭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육지에서 넘어온 개체의 특성이 섬마다 다른 까닭에 식물과 곤충은 물론, 척추동물의 특징에 차이가 뚜렷하기에 학술적 연구 가치가 매우 높다.


우리 해양국립공원은 동식물상을 충분히 조사해 이용과 보전공간을 철저히 구분하고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육상의 국립공원에 비해 연구결과는 훨씬 열악하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섬의 생태계는 변화하므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자료는 거의 축적되지 않았다. 해상국립공원은 육상의 경관과 생태계만이 독특한 건 아니다.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도서지역인 만큼 바다 속의 특별한 경관과 생물다양성, 그리고 그 변화 추이를 반드시 조사해 축적해야 하건만, 미비하기 짝이 없다. 자료가 부족하다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23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바다와 육상의 경관, 그리고 생물의 분포가 무척 다채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반드시 보전해야 타당하지만,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1801년 신유사옥로 유배된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1814년 기록한 자산어보보다 잘 보전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없다. 분별없는 남획과 개발, 그리고 해양오염과 온난화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었기 때문일 텐데,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늘 생뚱맞은 개발계획이 논란이 된다. 선물처럼 흑산도에 공항을 만들어주겠다는 유력 정치권의 약속이 있다는데, 문제는 그 추진 과정에 있다. 군사정권 시절의 폭거와 비슷하다는 게 아닌가.


지역만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고, 고작 1800여 억 원의 예산으로 폭 30미터 길이 1200미터의 활주로가 있는 경비행장일 뿐이라며, 착공이 미뤄지는 상황에 답답해하는 사람이 있다. 생태계 훼손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주장도 들린다. 비행장이 개설되면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로 줄어든다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면서 흑산도와 인근 도서주민의 서울 나들이도 편해질 거로 생각한다. 개발의 비용편익이 4.0을 넘는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 근거는 충실할까? 주민 숙원사업이라는데, 비행장 없으면 편익이 발생하지 못하므로 경제적으로 불공정한 일일까?


경비행기는 쾌속선보다 기상변화에 민감할 텐데, 서울과 빠르게 연결하면 공정한 걸까? 서울과 가까워지니 좋은가? 흑산도는 흑산도다. 서울과 멀어도 경관과 생물상이 보전되었기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이용객이 찾는다. 훼손된다면 비행장이나 쾌속선과 관계없이 이용객은 늘지 않을 것이다. 4000명 주민의 편의를 주장하지만 고층건물과 자동차와 사람들로 혼잡한 서울이 흑산도의 편의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다. 다산어보를 거론하지 않아도, 흑산도는 흑산도일 때 가장 아름답다. 흑산도로 보전될 때 주민의 정주성과 자부심이 지속 가능하게 유지될 것이다.


경비행장이 흑산도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을 거로 추측하는 사람도 있지만 근거는 충분치 않다. 현세대의 편의, 특히 개발이익에 관심이 큰 상공인의 기준으로 평가하면 위험하다. 최근 거듭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해양을 위험에 빠뜨리는 시기에 도서지방의 개발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후손에게 보전해야 할 국립공원이 아닌가. 현재의 경관과 생물다양성의 보전에서 그칠 수 없다. 비행장이 다도해해양국립공원의 향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구체적인 연구를 선행해야겠지만 인문과 사회적 연구도 등한시하면 안 된다.


열대사막에 실내 스키장을 만들어 국제경기를 유치하면 공정한 걸까? 나이가 들면 무릎이 성치 않기에 가파른 산을 마다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노인이 찾는 행복은 다르다. 설악산의 케이블카는 결코 정의롭지 않다. 사용료 부담의 불평등이 아니다. 안정된 생태계에서 다음세대가 누릴 행복을 해칠 뿐 아니라 자연의 이웃이 누릴 생태계가 불안해지므로 세대정의생태정의에 부합하지 못한다. 흑산도의 비행장은 어떨까? 공정한가? 정의로운가? (작은책, 201811월호)

환경만 생각하지 말지어다. 국가가 있어야 환경이 있다.
호시탐탐 노리고있는 열강국가가 있지않는가 . 하늘 및 바다에서 언제나 삼켜버릴듯
우리국가와 흑산도 서해바다를 노려보고 있다. 당하고 후회하지 말고, 국가와 관광
및 지역주민을 위해서 꼭 흑산도공항는 빨리 건설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