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09. 1. 4. 22:20

 

기축년이 밝았다. 한 겨울이라 공기가 시리도록 차갑지만 오염물질이 적은 시베리아에서 부는 바람에 먼지가 없어 그런지, 새해의 파란 하늘은 2008년에 응어리진 가슴을 탁 트게 한다. 내년 이맘때도 같은 마음일 테지만 새날은 밝았다.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서 황사가 실려오지 않는 한, 새날의 하늘은 당분간 맑고 시민의 가슴은 시원하리라.

 

해가 바꿀 때마다 정부 부처는 그해에 펼칠 주요 업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언론은 보도한다. 예상한 대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을 앞세우는 만큼, 올해의 정부 업무는 개발이 대세다. 운하를 위한 기반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국민에게 성실하게 해명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착공부터 서두른 4대강 정비가 그 대표일 텐데, 4대 강에 유람선이 뜨고 둔치에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 대통령의 장담처럼 시민들이 만족하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먼지가 문제 중의 하나다. 공사 중에는 물론이고 개발이 종료된 이후에도 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 물이 스며들지 않는 한강 둔치가 현재 그렇다.

 

한국형 뉴딜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중앙정부의 개발만이 아니다. 인천도 숱한 개발계획으로 기축년을 열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독립적인 학자의 분석을 요리조리 뜯어보아도, 경제성이 있을 법하지 않은 경인운하도 곧 착공할 태세일 뿐더러 예정된 재개발과 재건축은 백여 곳이 넘는다. 당초 인천시민과 약속한 2기를 넘어 곧 4기가 본격 가동될 영흥도의 석탄화력발전소도 2기를 추가하겠다고 하니 먼지는 그만큼 늘어난다. 송도신도시 추가매립과 조력발전까지 본격화된다면 인천시는 바다에서 육지 곳곳까지 이는 먼지로 뒤덮일 거고, 그 먼지는 시민의 폐 속에 깊이 가라앉을 개연성이 아주 높겠다.

 

PM10으로 정의하는 환경규제 물질이 있다. 100만분의10미터 이하의 먼지를 말하는 것으로, 입자가 작아 코나 기관지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 PM10이 허파에 축적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환경부는 하루 평균 1세제곱미터에 150마이크로그램, 1년 평균 70마이크로그램 이하를 기준치로 정해 규제하는데, 관련 연구자는 PM10이 1입방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하면 30대 이상 성인의 수명이 1년 이상 단축되고 호흡기 질환이 3퍼센트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성인이 그 정도이니 어린이나 노인은 그 이상일 것이다.

 

도시에서 PM10은 공장 굴뚝과 경유 자동차에서 많이 배출된다. 그래서 시당국은 집진기와 저감장치를 달아 발생을 최소화하고 버스는 천연가스 사용을 적극 권유하지만 토목건축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억제하기 어렵고 석탄화력발전소가 누적될수록 발생하는 먼지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공장과 대형트럭이 유난히 많은 인천은 PM10의 기준이 초과될 가능성이 높을 텐데, 전문가는 공사현장에서 반경 2킬로미터 이내는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그렇다면 기축년에 든 인천시민은 어디로 피신할 수 있을까. 인천을 벗어난다고 안전하기는 한 건가.

 

때를 같이하여 한국형 뉴딜정책을 전광석화처럼 시작해 질풍노도처럼 펼치려는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대기질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천명했다. “미세먼지 총량관리제 실시 보류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제 적용대상 사업장 기준 재조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09년 경제운용 방향’을 지난해 12월 내놓은 기획재정부는 “수도권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미세먼지 할당을 유보하고, 내년 7월부터 3종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한 배출총량제 적용사업장의 기준을 완화하는 쪽으로 재조정할 방침”을 세웠다는 거다. 정부는 기존 규정을 따를 경우 사업장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때문에 늘어나는 소비자의 의료비는 누가 부담하고 줄어드는 시민의 수명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먼지가 이는 환경에서 진화하지 않은 사람의 호흡기관은 PM10과 같은 미세먼지의 축적을 견뎌내지 못한다. 몸이 건강해야 소비도 건강한 법이거늘, 돈벌이를 위해 건강을 희생하라는 우리 정부는 시대에 역행한다. 기축년의 정부 정책에 발맞추자면, 인천시민의 폐는 특히 더 튼튼해야 한다. (인천e뉴스, 2009년 1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