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08. 5. 16. 15:01
 

소는 앞니가 아래턱에 있다. 위턱에는 없다. 그런 소는 풀을 뜯는다. 삼킨 풀은 게워 어금니로 진종일 갈아댄다. 되새김질을 하는 거다. 그래서 소가 지나간 자리에 풀은 다시 돋는다. 풀뿌리까지 파먹는 양이나 염소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소가 이동하지 않으면 무게에 짓눌린 풀은 살아나지 못한다.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은 요즘의 소를 “발굽 달린 메뚜기 떼”라고 말한다.

 

몽골 초원에는 소가 많다. 목동은 눈의 띄지 않고 지평선 가득 풀을 뜯는 가축만 보인다. 어려서 텔레비전과 컴퓨터, 그리고 책과 씨름해온 한국인의 눈에 가축만 보이지만 현지 가이드는 시야가 넓은 목동이 어딘가에서 가축을 지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몽골에서 안경을 쓴 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몽골인은 그렇게 자신의 문화를 지켜왔고, 몽골의 소는 본성을 잃지 않았다.

 

몽골의 전통 마을에서 한국 관광객을 위해 송아지 한 마리를 잡았다. 새끼를 가진 적 없는 암컷이었다. 둔기로 정수리를 내리쳐 기절시킨 다음, 심장에 낸 구멍으로 피를 빼낸 인부는 능숙한 솜씨로 가죽을 벗겼고, 여러 부위의 살코기를 연실 상에 올렸다. 그런데 허리띠를 풀고 앉았던 한국인들은 많이 먹지 못했다. 질기다는 거였다. 30개월 밖에 안 된 암송아지 고기가 질기다니. 몽골인은 의아한 눈치였다. 결국 남은 송아지 고기는 몽골인의 냉장고로 들어가야 했다.

 

평소 우리가 먹는 쇠고기는 부드럽다. 풀이 아니라 곡물을 먹어 그렇다. 움직이지 않고 곡물사료만 먹은 소의 근육에는 지방이 과하게 축적된다. 단백질보다 지방이 더 많아야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 그래서 초원에 방목하는 호주와 뉴질랜드도 도축하기 6개월 전부터 소를 축사에 가두고 곡물사료를 준다. 붉은 살코기 사이에 지방이 대리석처럼 물결쳐야 일본이나 한국에서 수입하니, 돈을 벌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호주 축산농부는 말한다. 곡물사료를 먹으면 되새김질을 할 수 없다. 아무리 게우려 해도 입으로 올라가지 않으니 소는 답답해 안절부절 못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제 때 풀지 못하면 소나 사람이나 병에 걸린다. 스트레스를 전혀 풀지 못하면 미치거나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30개월 된 몽골의 암송아지는 덩치가 작다. 송아지이므로 당연한데, 미국의 송아지는 다르다. 덩치가 다 자란 소에 비견될 정도다. 빨리 성장하는 개체끼리 교배시킨 과학축산이 그런 품종을 만들어 목장에 계속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런 송아지는 더 많은 이윤을 노리는 목장주의 성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성장호르몬을 수시로 주사할 뿐 아니라 육질사료를 먹인다. 요즘은 돼지나 닭을 도축할 때 나오는 부산물, 다시 말해 내장이나 뼈도 먹인다. 그래야 낮은 비용으로 빨리 키운다.

 

초식동물이 육질사료를 먹으면 대사과정에 이상이 초래된다. 체내에 전에 없던 독성물질이 쌓이면서 없던 병이 생기는 것이다. 목장주는 걱정하지 않는다. 과학축산은 미리미리 사료에 항생제를 섞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송아지는 도축하기 전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육질사료를 먹는 미국 송아지는 운동부족에 되새김질도 못하고 신진대사에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나친 체중으로 여물지 못한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다우너(downer)가 속출한다. 미국 도축업자는 다우너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죽으면 도축할 수 없으니 그만큼 손해다.

 

미국인들은 주로 생후 20개월 미만의 소를 도축해 먹는다. 영구치가 나오지 않은 어린 소다. 우리나라에 수입될 30개월 이상인 소는 그 송아지가 더 자란 게 아니다. 우유의 생산 효율이 떨어진 젖소거나 송아지를 낳다 지친 암소와 수소가 대부분으로, 30개월이 훨씬 넘은 상태다. 그런 쇠고기는 부드럽지 않다. 찾는 이도 드물다. 버릴 수 없으니 지방 성분과 섞어 갈아서 헐값에 넘긴다. 햄버거용이다. 미국인은 소의 머리와 내장을 즐기지 않는다. 사골 요리도 발달되지 않았다. 엄청난 도축 부산물은 돼지와 닭에 먹이지만 가격이 신통치 않다. 한국에 파는 게 훨씬 이익이다. 그래서 국제수역사무국이 인정하는 광우병통제국가의 지위를 회복했다. 그 지위는 광우병을 실제로 통제하고 있다는 증명이 아니다. 과학적 능력이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하지만 괜찮단다. 한국은 미국 압력에 쉬 굴종할 터이므로.

 

부드러운 쇠고기 1킬로그램을 구하려면 곡물 10킬로그램 이상을 먹여야 한다. 농기계로 경작하는 곡물은 석유로 만드는 화학비료와 농약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런 곡물로 100칼로리를 얻으려면 석유 1000칼로리 이상을 소비해야 한다. 요즘 석유값이 치솟았다. 곡물값도 덩달아 오른다. 사료값도 천정 모르게 올랐다. 아직 미국 쇠고기는 싸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정부 보조금 덕분이다. 사료용 농작물은 대부분 유전자조작이다. 유전자조작 농산물은 조작된 유전자를 방출해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유전적 다양성이 결여돼 환경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거듭되는 지구온난화는 식량위기를 무섭게 예고하는데 현재 지구의 인구는 68억에 가깝다. 그 중 3분의2는 하루 3끼를 장담하지 못한다.

 

어떤 시인은 요즘 소를 “숨 쉬는 햄버거”라 했다. 극도의 품종개량으로 유방이 거대해진 젖소는 ‘우유 생산공장’인지 모른다. 목초를 충분히 먹지 못하고 햇볕도 받지 못하며 꼼짝도 할 수 없는 젖소는 우유를 많이 생산하지만 걸핏하면 병에 걸린다. 그런데 그 우유는 칼로리에 비해 필수영양분이 터무니없이 적다. 미국의 학교는 우유를 급식에서 빼는 추세다. 사회문제가 된 미국의 비만은 상상을 초월한다.

 

소의 뇌에 있는 정상 프리온이 변성되면 광우병에 걸리고, 그 쇠고기를 먹은 사람에 광우병이 전달된다고 한다. 프리온이 원인의 근본일까. 사람의 욕심이 소를 미치게 했고, 그 결과로 변성된 프리온이 광우병을 퍼지게 만든 건 아닐까. 오직 돈을 위해 본성을 억압하자 소가 미쳤다. 미친 소는 부메랑이 되었다. 욕심은 우리를 미치게 한 셈이다. 미국 쇠고기가 결국 들어올 텐데, 싫으면 안 먹으면 된다는 정부를 믿고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소비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 미국 쇠고기 반대 집회로 그칠 수 없다. 먼저 욕심을 반성하고, 소를 포함한 모든 가축이 본성대로 살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다 사람을 위한 일이다. (숲, 2008년 6월호)

잘 읽었습니다. 감사히 퍼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히 퍼갑니다.^^

 
 
 

공동체·인간

디딤돌 2008. 5. 6. 02:43
 

폐기용 젖소, 송아지 낳기에 늙어버린 암소와 수소는 30개월이 넘어야 도축한다. 그 쇠고기는 미국에서 인기가 없다. 햄버거용으로 팔거나 수출한다. 미국 밖으로 버리는 건데 그 우선 대상은 한국이었다. 미국산 유전자조작 옥수수도 값이 싸다면 얼씨구나 수입하는 국가가 아닌가. 어디 그뿐이랴.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려고 촛불 들고 모인 자국민을 범죄자로 모는 국가가 한국이다.

 

위생적으로 도축한 쇠고기만 먹는 미국인이 놀랄 한국의 풍경 중 단연 기절초풍할 광경은 마을에서 개 잡는 모습일 게다. 한데, 한국의 개고기가 미국의 쇠고기보다 윤리적이라고 주장한다면 미국인은 인정할까. 그야말로 개 패듯 패서 죽인 다음 불에 그슬려 먹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잔인하다. 한데 미국 쇠고기보다 윤리적이라고? 광우병 때문이 아니다. 잔인하기로 미국산 쇠고기보다 더 한 경우는 없다고 보는 까닭이다.

 

과학이 품종 개량한 미국 소는 20개월이면 덩치가 커지도록 생명공학이 만든 성장 호르몬을 주입한다.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콩을 갈아서 항생제와 섞어 주며 체지방을 늘인다. 도축할 때 나오는 내장을 영국에서 광우병 파동이 심해질 때 사료 목록에서 뺐지만 그건 소 이외 동물, 다시 말해 개와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이나 돼지와 닭의 사료로 가공된다. 소 내장을 먹은 가축이 도축돼 남긴 내장은 소에게 준다. 그게 경제적일 뿐 아니라 소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그 나라 과학이 계산했기 때문일 텐데, 광우병은 확산되리라.

 

미국 도축업체는 생후 20개월 미만의 어린 소를 자국 소비자에게 팔고, 한국 소비자에게는 30개월 이상을 판다. 광우병이 발생되든 아니든, 한국은 거부를 할 수 없다. 그렇게 협상을 맺었다. 수많은 경험을 미루어 볼 때 우리 정부는 미국과 맺는 협상에서 항상 졌다. 양보한 걸까. 버릇이 된 미국은 양보하는 우리를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양보하지 않으면 괘씸하게 취급할 테고, 그럴수록 우리가 겁먹는다는 걸 미국은 잘 안다.

 

미국산 쇠고기는 대형 양판점에 위생적으로 진열될 것이다. 소비자는 그 쇠고기를 위해 소가 얼마나 난폭하게 사육되며 잔인하게 도축되었는지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 상냥한 점원의 안내를 받고 미터법 단위로 포장된 불고기나 스테이크용을 구입했을 따름이다. 반면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누구 집 개였는지 훤히 안다. 먹으면서도 조금 미안하다. 개고기는 윤리적으로 절연되지 않은 것이다. 작업라인에 밀려들어가다 뒷머리에 전기충격을 받고 쓰러져 죽은 어린 소는 두레 일 마친 마을 청년의 손에 맞아 죽은 한국 개의 처지를 부러워할지 모른다.

 

어느 순간에도 가축의 본성이 고려되지 않은 과학축산은 비정하다. 태어나자마자 어미와 떨어진 송아지는 도축되면서 흘린 소의 피를 젖 대신 빨고 되새김질이 안 되는 곡물 사료를 먹으며 실내 축사에서 자신의 똥오줌을 밟고 성장하다 뼈가 여물기도 전에 도축된다. 누구도 따뜻한 시선들 보내지 않는다. 어떤 시인은 그런 소를 “숨 쉬는 햄버거”라 말했다. 그 쇠고기는 먹는 이에게 성인병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광우병까지 전한다. 앙갚음인지 모른다. 그와 달리, 어미젖을 먹고 자라 마을을 쏘다니다 짝을 만나 강아지를 여러 해 낳은 마을의 개는 먹는 이에게 광견병을 전하지 않는다. 여한이 없는 걸까.

 

사위가 오면 닭 잡던 시절, 조류독감으로 닭이 몰살하는 경우는 없었다.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를 한꺼번에 잃지 않았다. 본성이 배려되는 사육환경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보전되었기 때문이다. 경쟁적으로 돈을 벌어들이려는 욕심이 빚은 사육환경은 유전적 다양성을 극단적으로 위축시켰을 뿐 아니라 본성을 억압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본성을 잃으면 미친다. 유전적 다양성을 잃으면 질병은 손쉽게 확산된다. 광우병은 그렇게 발생했고, 부메랑처럼 사람을 위협한다. 어쩌면 자업자득이다.

 

광우병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본성이 억압된 가축의 고기를 먹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걱정이다. 일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이어 개고기 합법화마저 논의된다. (인천e뉴스, 2008년 5월호)

비밀댓글입니다
짱아님, 안녕하세요. 역시 민감한 문제에 의견을 다시는군요. 아시겠지만 이 글의 핵심은 미국식 쇠고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우리 개고기를 두둔하는 건 아닙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은 그리 생각할 겁니다. 제목만 보아 오해할 수 있겠지만, 잔인한 개 사살보다 쇠고기 도축이 훨씬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부각하려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개고기를 미안해 하면서 먹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문제 의식이 없는 보통 사람을 향해 눈높이가 맞춰 있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독자층이 그런 면에 실립니다. 독자도 그리 많은 곳은 아니구요. 짱아 님이 우려하시는 일은 발생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글을 다른 지면에 보완하여 게재할 일이 있으면 짱아 님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점에서 저도 동의하니까요. 이 글은 그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냉소적 대응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비밀댓글입니다

 
 
 

공동체·인간

디딤돌 2007. 5. 31. 18:29
 


드디어 미국 소뼈가 들어왔다. 아직 뼈 없는 쇠고기만 들어올 수 있건만 갈비뼈가 포함된 상자가 섞인 것이다. 원칙이 지켜진다면 수입 물량 전체를 되돌려 보내야 하는데, 그럴지 알 수 없다. 지난 5월 22일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판정한 이후 미국산 쇠고기는 부위 관계없이 수출입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를 반영했는지 미국산 쇠고기 갈비의 가격이 치솟았다는데, 우리 방역당국이 기왕 수입된 갈비를 반송시킬지 그냥 둘지 두고 볼 일이다.


국제수역사무국의 판정이 곧 광우병 안전 국가라는 징표는 아니다. 수의 면역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수의대학 우희종 교수는 “통제된 광우병 위험국의 정확한 의미는 ‘광우병을 관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나라’일 뿐 광우병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가 열리고, 우리 소의 값은 연실 폭락한다.


미국은 광우병의 안전지대일까. 현재 미국의 광우병 대처 상황은 충분한 조처 없이 안전만 홍보하던 영국과 아주 흡사하다며 전문가는 우려한다. 축산업자의 로비 하에 있는 미 의회와 행정부는 안전을 강조하지만 실제 안전검사는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게 현실인 까닭이다. 1억 마리 중 4만 마리, 단지 0.04퍼센트의 소를 대상으로 한 검사로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죽은 소나 소의 부산물을 가공해 만든 육골분 사료를 소에 먹이는 행위를 중단했다지만 그 육골분을 돼지나 닭의 사료에 섞고, 닭과 돼지로 만든 육골분을 소에 먹이는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안심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일본은 20개월 이하의 소를 전부 검사해, 안전이 확인돼 도축한 쇠고기만을 수입하지만 우리는 30개월 이하의 쇠고기를 수입한다. 흔히 살코기는 괜찮다는 주장이 들리지만 그 근거는 미약하다. 광우병 전달물질로 알려진 변형 프리온이 뼈나 뇌와 눈과 혈액에 비해 살코기에 적다는 거지 없다는 게 아니다. 끓여도 죽지 않는 프리온은 강력한 방부제인 포르마린에 15년 이상 고정돼 있어도 변성되지 않는다. 극히 작은 양으로 감염이 가능한 까닭에 광우병에 감염된 소는 소각해야 했고 광우병 걸린 쇠고기를 먹어 인간 광우병, 즉 변형 클로이츠펠트야곱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은 반드시 화장해야 한다.


변형 프리온에 의해 감염되는 인간 광우병의 증상은 치매와 구별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인간 광우병은 발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사실과 다르다. 변형 프리온에 의한 광우병인지 여부는 부검을 해야 확인할 수 없는데, 유가족이 부검을 허락하지 않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일 것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의사들은 인간 광우병이 의심되는 환자의 시신을 부검하기 꺼린다고 한다. 환자의 혈액이 주사바늘로 옮겨져 의사가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감염되면 100퍼센트 사망하는 광우병과 인간 광우병은 잠복기간이 5년에서 20년이나 되는 까닭에 어린 소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안전하다 확신할 수 있을까. 영국산 쇠고기를 먹은 경험이 있다면 아무도 예외가 아닌 까닭에 숱한 영국인을 비롯한 수많은 유럽인들이 떨고 있을 때, 손님에게 쇠고기를 대접하는 일은 심한 결례였다. 미국산 갈비를 손님 식탁에 올려도 결례가 아닐 수 있을까. 우리 식당은 한우만을 사용하며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30년 동안 미국은 치매로 사망한 환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치매 환자가 무려 8900퍼센트나 증가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의 광우병을 8년간 추적한 한 의사는 인간 광우병이 치매로 숨겨졌다고 주장한다. 곧 물밀듯 밀려올 미국산 쇠고기와 소뼈가 갈비와 불고기와 설렁탕으로 싼 값으로 식탁에 올라오고, 그만큼 먹는 양도 늘어날 텐데, 우리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육골분을 먹이지 않은 한우를 조금 먹거나 채식이라면 안심인데, 그렇지 않다면 우리나라도 치매가 늘어날 것이다. (요즘세상, 2007년 6월)

저도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는 것 반대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문단은 조금 비약이라는 생각입니다. 인간 광우병이 치매로 숨겨졌다고 주장한 미국의사의 주장이 실린 문헌을 알 수 있을까요? 치매의 원인은 아직 미상이고, 늘어난 인간의 평균수명만으로도 치매 유병율 및 환자수의 증가는 설명이 되는 상황에서 선생님의 글은 자칫 오해를 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문헌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녹색평론>에 서평이 실리기도 했는데, 콤 켈러허 지음 김상윤 안성수 옮김, 김현원 감수,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 - 그리고 숨겨진 치매>라는 책으로, 고려원북스에서 지난 2월 발간했습니다. 저자, 역자 감수 모두 현직 의학교수들입니다. 물론 책에 수많은 참고문헌이 소개돼 있습니다. 치매는 나이들면 많아지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므로 치매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8900퍼센트는 아니지요. 그것도 육골분을 사용하기 시작한 최근 30년 내에 말입니다. 이것 저것 따져볼 때 저는 제 마지막 문단이 비약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낮은 경각심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