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11. 5. 7. 01:40

 

4월 둘째 주말에 수도권의 벚꽃이 만개한다. 그때 넘치는 상춘객 사이를 걷는 이유는 오직, 꿀벌이 얼마나 나왔는가 보려는 거다. 유럽과 북미는 벌집군집붕괴현상으로 걱정이 태산이라는데, 우리는 태평한 모습이다. 여의도 윤중로의 200만 인파도, 연수구 수인선 주변의 하얀 된 길을 걷는 인파도 꿀벌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에 관심이 없다.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20세기 말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심각하게 진행되는 벌집군집붕괴현상이 중동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퍼진다며 경계 신호를 보냈다. 중국 과수원은 농부가 직접 꽃가루를 수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데, 벌집군집붕괴현상이 유행병이라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번질 가능성은 단지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UNEP 사무총장은 인류는 21세기가 되면 자연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왔지만, 꿀벌은 우리가 자연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인간이 자연을 다루는 방법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는데, 과학기술 앞세우며 여전히 오만한 인간은 내일도 여전히 건강할 수 있을까.

 

윤중로에 운집한 상춘객의 표정을 밝게 보도한 방송매체들은 꿀벌 출현 여부에 하등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2년 전부터 수인선의 연수구 구간의 벚꽃에 한 마리의 꿀벌도 눈에 띄지 않은 건 분명하다. 우리나라에도 벌집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한 걸까. 그 방면 전문가들은 아니란다. 그렇다고 마음 놓을 수는 없다. 꿀을 찾아 벌통을 빠져나간 꿀벌들이 돌아오지 않아 애벌레와 여왕벌이 집단으로 죽어가는 벌집군집붕괴현상은 아니지만 토종벌에 작년에 이어 바이러스가 매개하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창궐하고 있다는 게 아닌가. 인천도 예외가 아니라는데, 양봉은 괜찮을까.

 

열대 질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을 차단하려면 벌통에 소독약을 미리 살포하고 감염된 벌통을 애벌레 채 소각해야 한다는데, 그런 질병이 퍼지는데 기여했을 지구온난화는 당장 통제할 수단이 없다. 다만 토종벌이든 양봉이든, 자연에서 수컷과 여왕벌이 자유롭게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았다면 바이러스에 이겨내는 개체가 많을 테고, 질병을 이겨내는 품종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꿀을 수집하려는 탐욕은 꿀벌의 면역력을 크게 손상시키고 말았다. 꿀을 많이 모으는 품종을 극단적으로 육종해 보급하면서 꿀벌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크게 줄이자 꿀벌들은 환경변화에 속수무책이 된 것이다.

 

꿀벌 감소는 벌꿀 소득이 줄어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35백억 원의 소득을 벌꿀에서 얻지만 꿀벌이 꽃가루를 수정해야 생산이 가능한 과일은 8조원에 이른다지 않는가. 과일 뿐인가. 호박과 같은 채소도 그렇지만, 비닐하우스에서 주로 재배하는 참외나 딸기도 꿀벌이 없다면 재배가 불가능하다. 꿀벌이 줄어들면 생산량이 그만큼 감소할 테고, 가격도 상응하게 오를 것이다. 이미 그 현상은 여러 농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봄철에 대지를 뚫고 올라와 노랗고 흰 꽃을 펼쳐내는 풀들도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울 테고, 세상은 그만큼 적적해지겠지.

 

유럽과 미국의 학자들은 과다한 농약 살포와 전자파와 유전자조작 농산물 파종에 주요 혐의를 두었다는데, 아직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은 모양이다. 만일 그 추정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세상은 농약 사용을 줄이거나 포기하고 핸드폰과 무선통신을 거부하며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파종에 저항할 수 있을까. 의식 있는 전문가와 활동가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소비자들이 각성한다고 해도, 다국적기업이 된 농약회사를 비롯해 통신과 생명공학 회사가 사업을 쉽게 포기하려 들까. 숱한 경험을 미루어, 아닐 것이다. 기업의 이익에 봉사하는 전문가를 고용한 뒤 언론에 왜곡된 자료를 배포하며 벌집군집붕괴현상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걸 집요하게 홍보할 게 뻔하다.

 

자연스럽지 않은 축산업이 몰고온 구제역과 조류독감처럼 벌집군집붕괴현상도 사람의 탐욕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 내일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맡아야 할 책임 있는 행동은 무엇이어야 할까.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리 값 싸고 질 좋다고 홍보해도 한사코 외면하는 소비자들은 단지 농약을 치지 않았으므로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는 게 아니다. 내 땅을 살리려는 농부의 용기를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우정 어린 소비행위로 일관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꿀벌을 키우는 양봉이나 토종벌 업자의 벌꿀을 구입하는 게 당연하겠다.

 

거기에 더!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거부하는 것과 더불어 더욱 강력해지기만 하는 최첨단 전파에 저항하는 행동이 필요할지 모른다.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지만,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만 사람은 4년도 견딜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어쩌면 꿀벌보다 사람이 먼저 희생될지 모른다는 전문가도 있다. (푸른생협소식지, 20115월호)

 

꿀벌들이 먹을 꽃이 많이 보이질 않고 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날씨가 좀 서늘해서 개화시기가 늦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이고요.
또한, 아카시아나무등 꿀이 많이 나오는 식물종을 지속적으로 걸러내고 잘라버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단 겁니다.

실제로 어느 동네가 가보니깐,
꿀벌들이 꿀 딸 생각.. 아니, 꽃이 없으니까 꿀딸 데가 없어서이겠지만, 꿀찾아 다니는 게 아니라, 여느 물통에 새카맣게 몰려들더란 것!
아마도 꿀벌들이 허기(?)를 물배로 채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

암튼, 예년과 다른 행동양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이네요!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요한 밀원식물인 아카시나무를 베어내는 건 생태를 모르는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숲보다 초원을 보전하고 키 큰 나무와 더불어 꽃이 아름다운 관목도 잘 보전해야 꿀벌과 새들이 많이 모여들 수 있는 생태계가 다채로울 수 있는데, 우리의 산림정책은 생태와 거리가 멀어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