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20. 5. 16. 11:12

 

올겨울은 조류독감이 한반도에 창궐하지 않았다. 다행이다. 코로나19로 정신 없는 와중에 조류독감까지 번졌다면 어떻게 될 뻔했나? 코로나19 방역에 전력을 다한 행정력이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지만, 수천만 마리의 가금을 대거 살처분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면 마비되지 않았을까? 생각만 하도 아득하다. 그런데, 올겨울 우리나라에 조류독감은 진정 없었을까?

 

확장을 거듭하는 도시, 그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로 바이러스틑 급속히 전파된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해마다 겨울철새는 서해안 갯벌과 주변 호수로 내려온다. 가축 방역당국은 철새 배설물을 조사해 조류독감을 경고한다. 올해 중국 후난성에서 조류독감이 발생되었다는데, 우리나라는 무사했을까? 조류독감에 감염된 철새가 다녀가지 않은 걸까? 다녀갔어도 코로나19 방역과 더불어 조류독감도 철저하게 대비한 긍정적인 결과일까?

코로나19 사망자가 4만명 넘은 미국은 올겨울 독감으로 만 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는데, 언론이 주목하지 않아 그렇지 우리도 적지 않은 독감 환자가 있었을 게 틀림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독감 치료제는 있다. 하지만 독감 백신은 확보된 게 아니다. 국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시로 대비한다.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유전자가 RNA인 까닭에 변화무쌍하고 항원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1930년대 발견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위험성이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치료제와 백신 연구에 소홀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이번에 나타난 코로나19는 전에 없던 전파 능력을 가졌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중증환자에 치명적이라는 점도 무섭지만, 감염 초기 증세가 없는 확진자의 전파력이 상당하기에 피하기 어렵게 만들어 더욱 무섭다. 방역당국은 조용한 전파사회적 거리 두기로 차단하자고 거듭 당부한다.

 

의료인과 당국자의 헌신에 감동한 시민들의 적극적 거리 두기는 우리나라를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부상하게 했다. 추가 확진자가 10명 이내로 줄어들어도 방역당국과 언론, 그리고 시민들은 긴장을 늦추지 말자고 서로 격려한다. 하지만 거리 두기가 연장될수록 지친다. 해외 사례가 진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친구와 동료를 언제까지 멀리할 수 있겠나. ‘포스트 코로나19’을 고심하는 정부에 교통량 축소와 도시 녹지 확충을 제안하고 싶다.

 

비행기와 고속도로로 사람 사이를 성공적으로 침투한 코로나19는 비행기가 멈추고 도로에 차량이 줄자 전파를 둔화했다. 공기도 깨끗해졌다. 어떤 의미일까? 전국 대도시는 콘크리트 일색이다. 도시와 마을 사이에 숲과 습지가 드넓은 녹지를 확보해 바이러스 전파를 완충할 필요가 충분하지 않을까?

 

바이러스가 보기에 요즘 인파로 바글거리는 도시는 닭장처럼 비좁고 지나치게 빠르다. 속도와 효율을 위해 생태계를 희생시키기보다 시민의 건강한 생명을 위한 대책, 녹색도시에 대책이 있어야 한다. 개발 공약으로 총선을 마친 정치권은 어찌 생각할까? (갯벌과물떼새, 2020년 5월호)

 

 
 
 

도시·인천

디딤돌 2020. 4. 24. 22:22

 

경칩이 지났다. 올해는 35일이니 벌써 오래전이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봄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집에서 주로 머물 뿐, 자연으로 나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지 않았나. 어릴 적 주안 일원에 논이 많았다. 이맘때라면 수많은 참개구리 수컷들이 물이 고인 논에서 첨벙거리며 짝을 찾았을 게 틀림없는데, 지금 주변에 개구리가 깃들 공간은 거의 남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기승일 적에도 봄꽃은 피었다. ‘거리 두기를 하며 이따금 인적 드문 시간에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아무래도 혼자 바라보자니 아쉽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수가 50명 이하에서 요즘 20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거리를 둔다면 괜찮을 거로 믿고 동네 한 바퀴 걷는 주민이 늘었다. 연인과 자전거를 즐기는 주민도 눈에 띄는데, 비말이 퍼질 정도로 페달을 격렬하게 밟지 않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다소 걱정스럽다.


강의해온 대학은 계속 동영상 수업을 요구한다. 눈을 마주하지 않으니 학생의 이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진도에 따른 동영상을 편한 시간에 학교 컴퓨터에 올리면 그만이니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다. 걷는 이가 적은 시간에 집을 나설 수 있는데, 5월에 피어야 할 꽃이 벌써 만개했다. 라일락과 철쭉이 그렇다. 지구온난화의 현상인가? 아파트와 아스팔트로 점철된 동네의 좁은 녹지에 심었으니 더위를 먼저 감지하는 걸까?


코로나19 여파로 공장가동이 줄고 거듭된 거리 두기로 자동차 이동이 적어 그런지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데,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삶을 새삼 걱정했다. 공장이 전처럼 다시 가동되고 자동차를 대거 몰려다닌다면 공기가 전처럼 흐려질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더 무섭게 변화할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이외에 치료제 없는 질병이 시시때때로 창궐하는 게 아닐까?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티베트 빙하가 녹자 얼어붙었던 과거 생물체에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출현할 가능성을 점치는 과학자가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이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사진: 독일 수튜트가르트 시내의 녹지공간. 시민의 쉼터와 생태공간으로 활용된다.


인천시는 인구와 도시 밀도에 비해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19의 확진자가 적은 편이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의미일 텐데, 내내 괜찮을 수 있을까?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을 보면 과거에서 변화가 많았을 텐데, 왜 요즘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 위험하게 변이된 현상만이 걱정일 수 없다. 증상이 없는 확진자로 인한 폭발적 감염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기저질환자들을 다수 희생시킨다. 우리나라와 인천은 운 좋게 아직 잘 막아내지만 새롭고 더 무서운 질병이 창궐한다면 속수무책일 수 있다.


코로나19는 비행기를 타고 고속버스와 지하철로 움직인다. 코로나19 이후의 바이러스는 어떨까? 거리 두기로 감염을 차단하거나 늦출 수 있을까? 사람 사이의 간격만 따지면 안 된다. 감염의 속도와 범위를 줄이려면 생태계를 지워버린 콘크리트를 대거 뜯어내야 한다. 역사 드라마에 소개된 과거의 풍토병을 보자. 바다와 강, 숲과 논밭으로 떨어진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지 않았다.


동네를 걷는데 참개구리 한 마리가 녹지 옆 비좁은 습지에서 운다. 낮에 울었으니 밤에 더 많은 걸까? 생태계가 회복되려는 징후일까? 김칫국일지 모르는데, 습지를 더 확충해 개구리를 포함해 다양한 생물을 서식하게 배려한다면 한 생물의 창궐로 발생하는 질병을 그만큼 완충할 수 있다. 생태계를 제대로 확충하려면 아스팔트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신축건물보다 숲과 습지 조성에 투자해야 한다.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19’일 텐데, 21대 총선이 끝났다. 새로 들어선 정치권에서 논의 가능할까?


최근 인천의 언론은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보전가치를 높이겠다.”라는 인천시의 포부를 전했다. 바람직한데, 그 공원을 시민들의 여가보다 생태를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공간으로 보전하면 좋겠다. 생태 공간이 동식물의 눈높이에서 적극적으로 보전될 때 기후변화에 점점 심각하게 노출될 사람도 조금이라도 더 안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in, 20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