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07. 8. 1. 15:37
 

작년 인천환경원탁회의 일원으로 일본 요코하마를 다녀왔다. 요코하마는 인천과 여러모로 닮았다. 외세의 압력으로 개항된 작은 포구가 거대도시로 탈바꿈했다는 점, 유사 깊은 문화재는 드물어도 근대사 유물이 곳곳에 보전되었다는 점, 바다를 매립해 개발하고 구도심 여기저기를 재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한데, 개발 정책과 그 과정에 시민참여 정도는 사뭇 다르다.

 

40여 년 전에 기획해 24년 전에 착공하고, 착공한 지 12년 된 ‘미나토미라이’는 요코하마 앞바다를 매립해 신도시를 개발하는 지역이다. 미쓰비시 조선소 터와 인근 바다를 추가 매립한 미나토미라이는 송도신도시의 30분의1에 불과한데 이제 절반 개발했고, 나머지는 앞으로 20년 동안 시민의 의견을 들으며 재정 여건에 맞춰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나토미라이를 추진하는 요코하마 시투자회사는 기획 단계부터 시민참여를 보장한 까닭에 민원도 투기도 배제될 수 있었다. 요코하마보다 재정이 열악한 인천은 어떤가.

 

인천시는 응봉산 자유공원에 옛 만국공원 시절의 건축물 5동을 복원하고자 2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발표, “밀어붙이기식 오만으로 오욕의 역사를 희화화하는 데 앞장서서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중대한 역사적 과오를 범하려 하고 있다.”면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제기된 문제점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는데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그 방면에 문외한으로 누구의 주장이 정당한지 알지 못하지만, 참여 주체인 시민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배다리 우각로를 보자. 시는 인천항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을 도모하고 구도심의 효율적인 가로망 체계로 균형적인 지역발전과 인근 주민들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신흥동 삼익아파트에서 금창동과 송림1동을 거쳐 수도국산과 동국제강을 잇는 폭 50에서 70미터의 도로를 2011년까지 개설하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도로개설에 반대하고 있다. 우각로는 인천의 문화와 역사가 밀집된 곳이다. 요코하마는 도시에 산재한 근대 유물을 보전하려 관련 시민단체를 적극 지원하며 애를 쓰는데, 시민 의견을 묻지 않고 사업을 시작한 인천시는 이제라도 주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가. 공개적인 논의를 민주적으로 거쳐 대안을 마련하려 충분히 노력하는가.

 

우각로에 위치하는 우리나라 철도의 효시인 도원역, 최초 사립인 영화학교, 민중교육 100년 역사를 지닌 창영학교, 민중의 고달픔과 함께 해온 배다리 양조장과 가난한 이가 찾던 헌책방 거리는 얼마 남지 않은 향수이자 지울 수 없는 근대 생활문화다. 최근 공예거리를 정비하고 있는 주민들이 보전하려 애쓰는 인천의 문화를 자동차와 개발의 속도를 위해 짓밟아도 되는 것인가. 인천시민은 멀리서 찾아온 손님과 어디를 가면 좋은가. 매립된 갯벌? 그 위에 짓는 분양가 높은 아파트? 초국적자본을 배려하는 초고층 빌딩? 그도 저도 아니라면 자동차 타고 도로만 질주하면 된다는 건가.

 

시민들의 의견을 먼저 묻는 일본도 과거에는 밀어붙였다. 민원이 들끓었고 그로 인한 상처도 깊었다. 타산지석을 시금석으로 여겨야 할 후발자 인천시는 오히려 개발독재에 가깝다. 구태를 답습한다. 투기 부를 개발을 위해 문화와 환경을 파괴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역사가 없으면 뿌리가 없다. 뿌리 없는 도시에서 시민의 삶은 삭막할 수밖에 없다. 세계 신흥도시들은 시민들의 정주의식을 위해 없는 추억도 만든다. 이야기가 깃든 도시를 창조하려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건만 인천은 있는 문화마저 파괴하다니.

 

인천의 문화는 마땅히 보전해야 한다. 열강의 조차였던 만국공원만이 복원의 대상일 수 없다. 배다리, 수문통, 호구포, 먼머리, 먼우금, 독각다리…. 시민의 정서가 깃든 터전은 많다. 문화를 수용하는 시민과 같이 가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도시는 자동차와 자본을 위한 개발 투기장이 아니다. 시민들이 사는 곳이다. 시민을 존중하는 행정은 언제까지 시 관심 영역의 밖에 있어야 하나. (인천신문, 2007.8.3)

^^잘 읽고 ... 퍼갑니다~~
이글을 읽고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로잡을 사람은 누군가? 그들을 누가 무슨 방법으로 돌이킬수잇는가?아니그들이 이글을 읽기나 할 것인가? 그렇다고 이런유의 글을 그칠 수가 잇는가? 이는 자네와 같은 지식인의 몫일세 난단지 뒤따를 뿐이고

 
 
 

도시·인천

디딤돌 2007. 4. 24. 10:03
 


2014년 아시안게임의 서막이 올랐다. 인천시는 정해진 시간 계획에 맞춰 경기장과 선수촌들과 같은 하드웨어를 착착 건설하는 것은 물론, 경기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최신의 소프트웨어를 차질 없이 개발해 대회 성공을 위에 만전을 기할 게 틀림없다. 아시안게임 성공은 인천과 우리나라의 자부심을 아시아와 세계에 드높일 것이며 그 파급효과는 경제에서 그치지 않고 시민문화까지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한데 아시안게임 유치 성공을 인천시민과 국민 모두 환호했을까. 어떤 모습이 성공인지 뚜렷하지 않은데, 과연 성공의 단물은 사회 각층에 골고루 전달될 수 있을까. 열광에 앞서 대회 이후까지 지속될 진정한 성공을 위해 무언가 사려 깊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우리 교민이 미국에서 벌인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세계가 침울할 때, 환호에 휩싸인 인천시의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돼 민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열광에 묻혀, 대회 이후의 성공을 위한 당국의 고민이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는 까닭이다.

 

시민 대부분이 열광에 휩싸인 것은 아니다. 대회 개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약속으로 개최한 대전엑스포의 뒷모습은 현재 어떤가. 경제와 과학의 파급효과를 논하기 민망할 정도로 황량하지 않던가. 문학월드컵경기장의 만성적자에 대한 대책도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계획된 5개의 종합경기장이 예정대로 건설되면 7년 후 인천은 약속대로 아시아 중심의 스포츠 레저도시로 탈바꿀 수 있을까.

 

대회 이후의 안정된 수입과 유지관리도 걱정이지만 수도권쓰레기매립장에 건설하려는 드림파크의 구조 안전성은 장담할 수 있을까. 안정화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데 지반이 불규칙하게 내려앉지 않게 거대한 경기장을 건설할 수 있을까. 난지도에 급조한 하늘공원도 내려앉는다던데.

 

인천을 근거지로 둔 프로구단의 현주소와 전망은 아직도 불분명한데 7년 이후까지 밝을까. 돈 벌면 주민등록지를 옮기려는 시민들이 많은 인천이다. 참여하는 시민이 지역의 스포츠를 끌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확신 없는 열광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더 큰 걱정은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열광에 묻혀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동아일보, 2007년 5월 4일)


5월4일자 동아일보에 난 글입니다.원글과 차이나 나도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이 글을 함부로 바꾼 기자의 의식과 수준은 물론, 순수함도 의심하게 됩니다.

[인천/경기]여론광장/아시아경기 성공리에 개최하려면…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의 서막이 올랐다.
인도 뉴델리를 누르고 대회를 유치한 인천시는 정해진 시간 일정에 맞춰 경기장과 선수촌 같은 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일에 착수했다. 이에 경기 진행을 위한 첨단 운영기법(소프트웨어)을 차질 없이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경기대회 성공은 인천과 한국의 자부심을 아시아와 세계에 드높일 것이고, 그 파급효과는 경제에서 그치지 않고 시민문화에까지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한데 아시아경기대회 유치 성공을 인천 시민과 국민 모두가 환호했을까?
어떤 모습이 성공인지 뚜렷하지 않은데, 과연 성공의 단물이 사회 각층에 골고루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열광에 앞서 대회 이후까지 지속될 진정한 성공을 위해 무엇인가 사려 깊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유치 열광’에 묻혀 대회 준비뿐만 아니라 대회 이후의 성공을 위한 시 당국의 고민이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거대한 약속 속에서 열렸던 대전엑스포의 뒷모습은 현재 어떤가.
경제와 과학의 파급효과를 논하기 민망할 정도로 황량하지 않은가.
월드컵 경기를 치르기 위해 건설된 문학경기장의 만성적자에 대한 대책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합경기장 5개가 또 건설된다고 한다.
과연 7년 후 인천은 약속대로 아시아 중심의 스포츠 레저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대회 이후의 안정된 수입과 유지 관리가 걱정이지만 수도권쓰레기매립장에 건설하려는 드림파크의 구조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매립장 안정화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데, 그 위에 거대한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지반이 불규칙하게 내려앉지 않을지에 대한 진단부터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성공하면 주민등록지를 옮기려는 시민이 많은 곳이 인천이다.
스포츠 축제에 시민 참여도도 낮은 상황에서 ‘막연한 열광’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brilsymbio@hanmail.net
제 글의 의도를 누구 눈치보고 훼손시켰는지 알 수 없지만, 저 정도로 오염시키려고 원고를 일주일 이상 지연시켰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4월 27일 게재할 예정이었습니다. 딱한 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