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10. 11. 23. 17:38

 

북경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에 이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세계인의 시선을 거푸 모은다. 다녀온 이의 소감이나 언론의 기사를 종합할 때, 대회 운용의 짜임새나 축제의 즐거움보다 현저하게 눈에 띄는 건, 단연 규모인 모양이다. ‘세계의 공장’이라 칭하는 중국이 긁어들이는 외화를 동원한 물량공세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는데, 비록 아시안게임일지라도 광저우는 남중국의 체면을 위해 작심하고 북경 올림픽 못지않게 준비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2년 뒤 박람회를 개최할 여수와 4년 뒤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할 인천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 대회 개최지를 당황하게 만들 정도로 거대한 시설을 자랑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이지만 확대된 규모만큼 축제의 열기가 아시아 전역으로 펴지는 것 같지는 않다. 아무리 참가에 의의를 둔다지만 거의 모든 게임이 한중일 삼국의 독무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싱겁기 짝이 없는 예선을 마치면 역시 한중일이 경합하고, 그 경합의 결과도 절반 이상 중국이 독식하지 않던가. 그러니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한중일 축제의 들러리라는 느낌이 들거나 다음 대회에 나오기 꺼려질 수 있겠다. 4년 뒤 인천 대회에서 중국의 독주가 뒤집힐 리 없겠지만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처럼 우리도 싹쓸이에 동참하려 든다면 아세안의 원성이 표면화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데, 그런 걱정인 나중 일이다. 지금 인천의 사정은 그리 한가롭지 않다. 우선 지나치게 초라하지 않을 규모부터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지난 인천정부가 투기를 전제로 한 개발행위에 과하게 몰두한 까닭에 부풀만큼 부풀려진 거품은 시방 인천 경제에 위기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더 큰 거품을 위해 이러저러한 거대 개발사업에 뿌린 막대한 자금이 땅에 저당된 마당이 아닌가. 부푼 거품이 한꺼번에 꺼져 발생할지 모르는 충격을 막아보고자 발버둥치는 인천은 현재 경기장 건설에 염출할 여유 돈이 없다. 그렇다고 4대강 사업에 애먼 돈을 퍼붓고 있는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 수 없는 처지다. 인천의 사정을 이해할 마음과 하사할 돈이 중앙정부에 있는가 여부와 관계없이, 인천시는 부산과 달리 지원 약속도 받지 않고 아시안게임을 무모하게 유치하지 않았던가.

 

이 와중에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규모를 축소한 건 다행이라기보다 아쉽다. 프로 축구와 야구 게임으로 유로관중이 찾아올 뿐 아니라 대형 결혼식장까지 유치한 문학경기장도 적자에 허덕이는 현실이다. 옛 숭의동의 종합경기장이 축구 전용 경기장으로 모습이 바뀌면 바로 프로축구도 자리를 옮길 예정이므로 문학경기장의 적자도 깊어질 텐데, 문학경기장보다 큰 규모의 경기장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주경기장 건설을 줄기차게 요구한 서구의 인사들은 뾰족한 대책을 가지고 있다던가. 온갖 상업시설이 총동원될 숭의동의 축구 전용 경기장도 걱정일 텐데, 서구에서 거대 상업시설 유치 이외의 대안이 가능할까. 거대 자본이 소유할 그런 상업시설은 서구 주민들의 유동성 자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일 수 없으면 들어서지 않을 텐데. 지역 소상공인의 생계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인천 북부에도 문학경기장 규모의 운동장에 있어야 한다는 형평성 논리는 불투명한 경제를 미루어볼 때 무모했다. 서구와 인천 북부에 부족한 시설이 비단 경기장만은 아니다. 또한 서구에 있어도 나머지 지역에 없는 시설과 공간이 많다. 형평성 논리로 장차 인천 동서남북에 종합운동장이 있어야 하는 건 어니지 않은가. 경기장 이용 시민과 관중이 지역마다 넘친다면 고려해볼 가치가 있겠지만, 어디 그런가. 소프트웨어의 열기가 없는 경기장의 거대한 하드웨어는 지역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위해 전국에 새로 지은 우리나라의 경기장만이 사정도 아니다. 우리와 달리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하려 하지 않는 일본의 사정도 비슷하다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가. 인천시는 최근 “2014아시안게임 선수 연습시설 등으로 활용 예정이던 체육공원을 조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4천500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달할 여력이 없어 계양구 용종동과 남동구 수산동, 도림동, 논현동 그리고 연수구 선학동에 들어설 예정이던 체육공원과 선수 훈련 시설 조성 계획들을 사실상 백지화했다는 것인데, 서구에 조성할 주경기장 인근의 경명체육공원 조성 계획도 원점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북경에 이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규모에 부러움을 느낀 시민들은 다소 아쉽겠지만 예산은 물론이고 다음 대회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인천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천시민은 경기를 반납하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고 아쉬워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에 전면 재조정할 대상인 선학동 149-1번지 일원은 44만 8천 여 제곱킬로미터 면적에 하키장과 볼링장이 예정돼 있다. 5000관람석 규모의 하키 경기장과 3000관람석 규모의 보조 하키 경기장, 그리고 500관람석을 가진 56레인의 볼링장이 들어서고 정식 규모의 축구 경기장 2면이 선수 훈련 장소로 마련할 계획이었으며 나머지는 체육공원이 들어설 것이었다. 그를 위해 토지 소유자 262명과 보상을 협의해 올해 초, 대부분의 보상이 이루어졌지만 결국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당초 예고된 근사한 시설이 들어서지 않아 아쉬워하는 이도 있을 테지만, 인천의 경제 사정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하키 경기 열기를 미루어 볼 때, 차라리 다행이라 여기고 싶다. 전국에 선수는 물론이고 하키 동호회 회원이 얼마나 될까. 성남에 국제 규모의 하키장이 있으면 되지 인천에 8천 명 규모의 하키 경기장이 2면이나 있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볼링도 그렇다. 인천에 이용객이 줄어 울상인 대규모 사설 볼링장이 그리 많은데, 관람석을 핑계로 거대한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사업을 포기하려는 사설 볼링장을 지원해 관람석을 마련하는 방법이 훨씬 경제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아닐까.

 

문학 경기장도 20억 이상의 적자를 세금으로 메워야한다. 광저우는 나을까. 1억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주변 광동성과 홍콩 인구와 경제력을 감안한다면 인천보다 사정이 다소 나을지언정 인구 670만의 광저우 역시 새로 지은 숱한 경기장 때문에 한동안 부담스러워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미 보상을 상당히 마친 선학동을 비롯해 5군데 부지는 어떻게 활용해야 바람직할까. 대부분의 지역이 그린벨트거나 농경지라는 점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원상복구가 어렵다면 녹지가 태부족한 인천에 나무들이 가득한 자연공원, 빗물을 완충하며 지하로 스미는 비오톱 공간으로 다시 창조될 수 있다. 이미 유럽과 북미는 물론이고 가까운 일본의 도시들이 시민에게 배려하듯, 텃밭을 찾아 인근 도시로 주말마다 떠나려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 점이 4년 뒤 인천의 환경과 경제를 위한 최선의 대안일 수 있다.

 

4년 뒤 아시아의 젊은 손님들을 잔뜩 불러놓고 다시 한중일의 잔치판을 벌리는 건 아무래도 결례라는 느낌이다. 우리가 일부러 경기력을 포기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시아의 이웃을 위해 인천이 다른 차원의 대범함을 선사할 수 있지 않을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열기는 높지만 장비가 열악한 몽골 야구 선수단에게 배트를 무상으로 제공했듯, 경기장을 덜 지어 숨통이 트는 예산의 일부라도 활용해 그저 참여에 보람만 느낀 뒤 허탈하게 떠나곤 하는 국가 젊은이의 경기력 증진에 기여하는 일이다. 돈을 지원할 수 있겠지만 돈보다 이웃 국가들과 논의하여 코치를 파견한다면 그들의 참여 의지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현역에서 은퇴한 인천의 젊은이에게 보람 있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천의 위상이 긍정적으로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인천시민 생활체육의 저변도 그만큼 넓고 깊어질 것 같다. (인천in, 2010.11.?)

 

선학동시민입니다. 우리집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이 원래 경기장이 들어서려던
부지라지요. 경기장이 들어서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쉽지만, 이 공간을
생태공원으로 만든다면 경기장이 들어서는 것보다 (개인적으로는) 찬성입니다.
살기에는 잘 가지도 않는 커다란 경기장보다 주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녹지조성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정말이지.. 체육관이라던지,
공원같은 주민들이 운동할 수 있는 녹지가 꼭 필요합니다.
백지화로 인해 허탈해진 주민들 마음까지 잘 헤아려 다독일수있는 인천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시·인천

디딤돌 2010. 7. 2. 12:35

 

인천에 하키를 즐기는 이가 몇이나 될까. 만일 국제 하키 경기가 열리면 5천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올 수 있을까. 스스로 찾는 관람객이 그 정도 되려면 인천과 우리나라에 하키 동호회가 적지 않아야 할 텐데, 그렇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축구 시합이 중계될 때, 사업차 그 나라를 다녀왔다는 지인은 동네 축구에도 열광하는 나라를 우리가 넘본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2014년 인천에서 개최할 아시안게임을 위해 44만 제곱킬로미터 이상의 녹지를 허물고 두 면의 하키 경기장과 대형 볼링장을 신축한다는 거, 이해해야 할까.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을 둘러싼 민원이 서구에 발생했다. 민원의 정확한 출처와 내용을 모르니 평가할 처지가 못 되지만 분명한 것은 신축할 주경기장보다 규모가 작은 문학종합운동장도 적자에 허덕인다는 점이다. 프로축구경기가 열릴 뿐 아니라 예식장도 운영되지만 해마다 20억 이상의 적자를 세금으로 메워야한다는데, 서구에 신축할 주경기장은 적자를 면할 수 있을까. 서울 상암동의 축구전용경기장은 대규모 극장과 양판점이 들어가 적자를 극복한다지만 서구에 그런 상업시설을 유치할 경우, 지역의 기존 상권은 견딜 수 있을까.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아시안게임 이후에 서구와 인천시의 부담으로 남지 않을 확실한 청사진이라도 확보한 걸까.

 

월드컵 이후 전국의 경기장마다 누적되는 적자로 걱정이 크다던데, 2002년 아시안게임을 치룬 부산시도 예외 없이 해마다 불어나는 거액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주민등록은 두었으되 정주의식이 약해 돈이 생기면, 직장이 바뀌면, 아이가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면, 미련 없이 떠나려는 시민이 다른 도시에 비해 많은 인천은 신축된 경기장들을 경제성 있게 운영할 자신이 있을까. 중앙정부에서 신축을 위해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운영자금도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경기장을 비롯해 하키와 볼링장, 럭비와 농구장 들이 적자를 면할 수 없을 게 틀림없을 것이다.

 

개막을 고려할 때, 신축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니, 면밀히 평가해 꼭 필요한 시설은 주민의 정당한 동의를 거쳐 신축해야겠지만 되도록 대학이나 민간의 기존 시설을 보수해 활용하거나 인근 도시의 협조를 구하는 편이 경제성과 시민의 지속적인 이용 가능성으로 볼 때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경제성 평가만으로 부족하다. 인천이 우리나라의 온난화를 끌어갈 정도로 평균 기온 상승이 높은 실상을 감안하더라도 환경성까지 평가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환경이 강조되는 시기에 녹지를 파괴하며 경기장을 신축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인가.

 

주경기장의 신축 여부는 소통을 강조한 신임 시장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논의를 투명하게 실시한 뒤 민주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믿는데, 걱정은 선학동에 예정된 하키와 볼링경기장이다. 56레인의 볼링 경기장이 신축된다면 기존 민간시설의 운영자는 실음이 깊어지고 경기를 마친 하키 경기장은 허구헛날 놀릴 가능성이 높은데, 더 큰 문제는 15만 평 가까운 녹지가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도서지방을 제외하고 외곽을 잇는 S자 녹지축 이외에 이렇다 할 녹지가 도심에 태부족한 곳이 인천이다. 그린벨트로 묶인 덕분에 가녀리게 남은 선학동의 녹지마저 일과성 행사를 위해 희생시켜야 하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서구의 주경기장 계획을 논의할 때 선학동의 경기장 부지도 다시 검토하길 인천시에 간곡하게 부탁한다. 이미 부지 매입에 들어갔으므로 절차상, 또는 형평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도심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녹지를 지금보다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녹지공원도 가능할 테고 시민을 위한 텃밭도 강구할 수 있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듯, 인천 규모의 도시라면 시민을 위한 텃밭을 저렴하게 임대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녹지가 되는 텃밭은 시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정주의식을 높이는 공간으로 승화될 게 아닌가. 아무튼, 시민 동의 없는 경기장은 반드시 재검토되길 희망한다. (인천신문, 2010.7.6)

 
 
 

공동체·인간

디딤돌 2008. 1. 2. 15:35
 


웬만해서는 문학경기장에 가지 않는다. 축구나 야구 관람을 즐기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비중 있는 경기일수록 경기장에서 보는 즐거움이 텔레비전 시청보다 월등하다는 걸 모르지 않다. 하지만 문학경기장에 들어가는 건 꺼린다. 인천의 생태계를 허문 건축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학경기장을 전혀 가지 않은 건 아니다. 결혼식 하객으로, 시민단체 강연을 위해, 행사 마당을 찾은 적이 있고, 가끔 지나친다. 경기장 지하에는 시와 관계하는 각종 단체가 입주해 있다. 무료인지 약간의 실비를 받는지 알 수 없지만 공간 활용 차원에서 의미 있겠다. 한데 문학경기장은 적자운영이라고 한다. 유력인사 자제의 결혼식이라 그런지 축구장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결혼식 피로연장은 하객으로 붐볐건만 그 정도로 문학경기장의 수지를 맞출 수 없는 모양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맞아 전국 주요 도시마다 경기장을 신축했다. 한데 상암경기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라고 언론은 전한다. 상암경기장이 흑자인 것은 경기장 안에 복합영화관과 대형양판점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상암경기장 주변의 주차장은 항시 북적인다. 국가 대항 경기가 자주 열리는 상암과 달리 문학은 프로축구 정기리그 위주인데, 상암과 달리 문학은 관중석이 썰렁한 경우가 더 많다. 다른 도시의 사정은 어떨까.

 

엑스포 이후 대전의 사정은 어떤가. 1993년 8월부터 석 달 가까이 ‘새로운 도약의 길’이라는 주제와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의 조화’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재활용’이라는 부제를 걸고 당시 개발도상국으로 세계 최초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 박람회는 정부가 선언했듯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이후 행사장의 재활용은 잘 되던가. 지금도 구름관중이 미어지는가. 일부 과학공원을 썰렁하게 개장해놓은 대전엑스포는 유치 당시 큰 경제적 이익을 장담했지만 엑스포 이후 현재까지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남았다.

 

인천은 2009년 개최를 예정으로 도시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 그 방면에 과문해서 그런지 국제공인을 득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지만, 많은 이는 송도신도시의 찬란함을 알리는 계기를 대내외에 마련해 인천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헌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성공여부보다 도시엑스포의 실체와 진실이 무엇인지를. 나머지 인천시민들은 잘 알까. 2009년 인천에서 도시엑스포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라도 알고 있을까. 시민들의 발의와 성원을 배제하고 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규모와 관계없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인천 도시엑스포, 인사권자에 눈치 보는 공무원이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14년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유치가 확정된 2007년 4월 17일, 환호의 목소리가 인천에 요동치고 하늘에는 축포가 날았다. 6년 후의 아시안게임을 위해 인천시는 20개가 넘은 경기장을 신설하겠다는데, 걱정이다. 지금의 문학경기장도 적자인데 새롭게 세워질 각종 경기장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인천시는 인천에 경기장을 활용할 인적자원과 시민의 관심사는 충분하다고 여기는가. 담당자는 아시안게임 이후의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을까.

 

인천의 한 문화단체는 인천시가 ‘명품도시’ 운운하며 기획하는 ‘아트센터’에 문제를 제기한다. 담당과장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문화기반”이라고 강조했다는데, 인천의 대학에는 음악 관련학과가 아예 없다. 인적 자원이 없는데 거액 들일 건축물은 과연 문화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가치는 둘째 치고, 시민의 관심과 호응이 없는 세계 수준의 공연은 누구를 위해 빛을 발할 것인가.

 

찬란한 구호나 청사진은 누구나 내세울 수 있다. 경험을 미루어 볼 때, 저지르는 행정은 매우 저급하다. 번듯한 국제행사보다 행사 이후의 환경과 경제와 문화 여건을 아우를 수 있는 합리적 기획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지 못할 사업이라면 차라리 벌이지 않는 게 내일을 위해 현명하다. 요즘 신문 보기 겁난다. 거대 국제행사와 행사장 규모가 보도될 적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요즘세상, 2008년 1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