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17. 6. 1. 15:55


1990년대 중반이었다.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이 시민의 승리로 마무리되는데 기여했던 인천의 한 환경단체가 본격적인 시민운동에 나설 즈음이었다. 활성단층이 지나가는 굴업도에 거주민이 적다는 이유로 밀어붙이던 핵폐기장을 막아내는데 기운을 다 바친 그 환경단체는 태동하자마자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야 했다. 핵발전소 규모에 버금가는 화력발전소를 영흥도에 세우려는 정부에 저항해야 하므로.


국책사업이라고 했다. 국책사업이므로 지방은 얌전히 있으라 했다. 시민들은 그저 던져주는 떡이나 받아먹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발전소만이 아니다. 강의 유구했던 흐름을 틀어막는 다목적댐과 4대강 사업, 갯벌을 막대하게 사라지게 한 새만금 간척과 인천공항도 국책사업이므로 반대는 불필요하다고 다그쳤다. 국가에 중앙과 지방이 나눠지는 게 아닌데 중앙정부가 계획하고 예산을 부담하니 지방은 참견 말라 했다. 시민 없는 정부가 없건만 가타부타하지 말라고 윽박질렀다. ‘고고도 방어체제라 일컫는 사드는 아니 그랬나?



사진: 당초 식량공급을 위한 농경지 개발이었으나 산업과 도시용지로 계획이 수정된 새만금 간척.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감강할 수 없는 예산이 들어가는 신기루가 될 것이 분명하다.



군사독재의 관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던 시절, 뿅망치 게임처럼 지겹게 고개를 드는 국책사업은 하나 같이 개발독재였다. 누가 왜 계획하고 어떻게 실행하는지 지방이나 시민은 알 필요 없었다. 그저 반대하면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불순세력으로 몰아붙이며 공권력을 제멋대로 동원했다. “, 옛날이여하며 그때를 그리워하는 자들이 밀어붙이는 요사이의 국책사업도 납득할만한 설명을 함부로 생략하며 애국을 독점하려 든다.


반대는 물론이고 문제점을 제시하기만 해도 눈을 부라리는 개발독재 세력에 맞서는 일은 무척 고단하다. 온갖 제도가 막대한 자본과 권력을 독점하는 그들 편이다. 제도를 만든 이들이 군사독재 시절부터 개발독재 세력과 끈끈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므로 제도를 내세우는 자에게 저항할 방법은 옹색하다. 개개인으로 불가능하다. 군사정권 이후 시민단체로 모였지만 약했다. 돈과 권력은 물론이고 시민단체에 허용된 시간마저 부족하니 믿는 건 오로지 양심인데, 시민의 환경과 행복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신념, 생태계와 다음세대의 지속 가능한 건강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정의감은 짓밟히기 일쑤였다.


발전소? 반대하면 어떻게? 전기 없으면 우리나라의 산업이 마비된다는데, 산업이 마비되면 직장이 사라지고 우리나라는 다시 예전처럼 가난한 시절로 돌아갈지 모르는데, 발전소는 있어야지!”


어디 발전소뿐인가? 그런 프레임은 예나 지금이나 국책사업을 관통하는 무소불위의 힘이다. 고치 꿰듯 산을 뚫어내는 고속도로와 철도, 갯벌을 광범위하게 매립하는 공항과 공단, 그리고 군사시설은 아니 그런가. 매국노가 될 수 없기에 시민들이 참여를 망설이니 행동은 언제나 힘겨웠다. 시민단체의 연륜과 역사가 어느 정도 축적된 지금도 여전하다.


어려운 여건에서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시민운동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넓은 의미로 시민운동의 영역을 독립운동, 민주화운동까지 포함해보자. 지금 참 암울한 세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예전처럼 목숨까지 내놓지 않았어도 핍박을 감수해야 했던 시민운동도 마찬가지다. 환경운동과 경제민주화운동, 여성운동, 노동운동, 문화운동 들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질서와 정의는 요즘보다 형편없을 게 분명하다.


우리 시민운동이 성숙했다 평가하기 아직 이르지만, 맹아기였던 시절, 세련되지 않았어도 활동가와 시민들의 헌신이 있기에 영흥도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전국 최고 수준의 오염 저감장치를 부착할 수 있었다. 발전당국과 환경협정을 맺고 실천을 감시하는 민간조사단을 출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발전소 자체는 막지 못했다. 법과 제도의 허점 탓에 현재 6기로 늘어난 발전시설을 감내하고 있다. 막았다면 수도권의 미세먼지는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겠지.


발전소가 들어선 영흥도 해안은 어획고가 풍성할 뿐 아니라 경관이 빼어난 갯벌이었지만 건설업체는 무참하게 헐어낸 주변 녹지로 거침없이 매립했다. 후손들이 누려야할 생태적 풍요로움이 사라지는 현장을 방송사 다큐멘터리 팀과 접근할 기회가 있었다. 건설업체에 사전에 취재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 구했다면 핵심을 고발하기 어려웠을 텐데, 방송 팀에 앞서 반대 주민과 낡은 소형차를 타고 현장으로 들어섰다 그만 폭력을 마주해야 했다. 건설업체가 고용한 듯 보이는 건장한 사내들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으며 창을 꼭 닫은 차를 부수고 뒤집으려는 게 아닌가.



사진: 저녁 무렵 영흥화전 굴뚝에서 나오는 백연. 백연에 섞인 오염물질은 초미세먼지로 변해 대기로 확산된다. (출처: 대한뉴스, http://www.d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427)


이윽고 방송 팀이 다가왔고 언론사 마크를 본 건설업체 간부의 만류로 폭력배들은 뒤로 물러섰지만 우리는 공포에 떨어야했는데, 그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사건이 최근 영종도 앞의 준설토 매립장에서 발생했다. 인천 환경단체의 중견 활동가 한 사람이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얼굴에 선혈이 낭자하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는데, 그 폭력도 국책사업이 제공했다. 암모니아 악취가 진동하는 토양으로 매립한 현장을 고발하지 않았다면 갯벌을 잃은 인천 앞바다는 어떻게 버림받았을까?


수많은 희생이 있기에 우리나라는 독립했고 어느 정도 민주화를 이뤘지만 단단하지 못했다. 독재에 의해 사회정의가 왜곡되던 시절을 그리워한 세력의 발호는 끔찍했고 결국 민중의 촛불을 불렀다. 그 결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7개월 빨리 실행되었지만 선거 이후가 촛불의 요구가 진정성 있게 반영될 것인가? 당선 전부터 주변에 운집한 사람 중에 미덥지 못한 이도 보이지만 공약으로 내놓은 국책사업의 규모와 내용이 탐탁한 건 아니다.


촛불은 국책사업의 개발독재를 바꿀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이권을 먼저 생각한 사람들의 요구를 피할 수 없어서 동의한 국책사업 공약을 폐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새로 구성된 정부는 사업 결정 과정에 폭넓은 논의를 생략하면 안 된다. 지방이 국가와 동떨어진 게 아니고 중앙정부의 관료가 시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민원의 목소리는 판단 잣대가 아니다. 경제정의만이 아니라 사회정의와 환경정의를 살피며 사업의 성격과 범위를 투명하게 논의해야 하겠지만, 촛불의 명령은 그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세대의 건강과 행복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후손 없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작은책, 20176월호)

 
 
 

도시·인천

디딤돌 2013. 9. 21. 00:43

산업혁명 이후 유럽의 비약적 성장은 어떤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을까. 교과서가 격찬하듯, 르네상스로 인본주의가 싹트며 다양한 학문이 활짝 피어올랐기 때문일까. 스티븐슨이 때맞춰 증기기관을 발명한 덕분일까. 종교에 짓눌렸던 유럽인들의 상상력이 해금되면서 실용적 문명에 꽃을 피워냈다고 아무리 교과서처럼 강조해도, 미덥지 않은 구석이 있다. 상상력만으로 증기기관을 펑펑 돌리면서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해 세계에 공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세련되고 하드웨어가 완비되어도 그 수단을 뒷받침하는 자재의 충분한 공급이 없었다면 산업혁명은 성공할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식민지에서 원자재를 마구 수탈했기에 유럽은 비약적으로 도약한 것이다.


서구화는 곧 문명화, 문명화는 곧 발전과 성장이라고 단정한 사회진화론은 식민지의 처참한 희생이 없었다면 성립될 수 없는 신화였다. ‘고등 인종이라는 반열에 스스로 올려놓은 유럽인은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열등 인종을 보호하는 숭고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식민지 건설은 불가피하다고 여겼다. 성장이 없으면 돈과 힘이 부족해진다. 식민지들을 보호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힘은 성장 없으면 행사할 수 없다. 성장이 부추긴 유럽인들의 우월감은 자원 착취, 노예 학대, 토착 문화 파괴를 정당화했다. 누구도 토 달 수 없는 신성한 의무였는데, 식민지는 제국주의 시대에서 머물지 않는다. 성장하려면 예나 지금이나 정의 따위는 따질 필요 없는, 식민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천은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의 무엇인가.


위 글의 유럽서울과 수도권으로 인천식민지로 바꾸면 현재 인천에서 벌어지는 정의롭지 못한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명분으로 인천 여기저기에 거듭 만들어대는 시설은 인천의 발전을 도모한다고 서울과 수도권의 고등인은 주장한다. 항공사에서 서울인천공항으로 말하는 인천공항이 그랬다. 경서동의 조촐했던 어업기지를 몰수해 거대하게 매립해 조성한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이 그렇다. 2기 이외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겠다더니 계속 석탄을 태우는 영흥도의 화력발전소가 그렇다. 송도신도시를 비웃는 세계 최대의 LNG인수기지는 아니 그런가. 서울과 수도권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볼모였지만 그들은 인천의 발전을 위한 시설이라는 선동을 믿어라 강요했다.


유럽인들은 식민지의 보호를 위해 식민지 백성의 의견을 물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들은 보호 대상일 뿐, 열등하지 않은가.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로 빠져나간다는 인천이 그렇다. 인천에서 돈을 벌면 서울과 수도권으로 냉큼 주소를 옮기는 시민이 유난히도 많은 인천이 아닌가. 인천에서 자라 서울로 가서 성공했다는 이들이 인천에 와서 하는 일은 따로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위한 시설을 인천에 지을 때, “왜 우리 의견을 묻지 않고 저런 시설을 집중하게 하는가!” 분노하는 인천시민들을 설득하거나 억압하는 소임이 그것이다. “내가 인천 사람이므로보상금을 더 줄 수 있다거나 나도 인천 사람이지만국가의 발전을 위해 양보하라고 요구한다. 실상은 서울과 수도권을 위하는 일이다.


영흥도의 화력발전소는 지금도 탐탁하지 않은 인천의 대기를 돌이키기 어렵게 망치고 있지만 발전시설을 추가할 태세를 누그러뜨리지 않는다. 그런 정책을 펴는데 앞장선 서울사람은 공기가 나쁜 인천에 오래 머물려 하지 않는다. 고등인이 할당해준 대기오염 총량제의 한계를 영흥도의 화력발전소가 대부분 잠식하므로 발전소 이외의 생산 설비를 확충하지 못하는 인천은 고용이 늘어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러므로 열등은 고착화된다. 증설하는 시설은 발전소에서 멈추지 않는다. 세계 최대를 인천시민이 자랑하는 것도 아닌데, 정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인천시에 LNG탱크를 증설하고자 한다. 물론 인천 시민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그래서 열등한 자들이 분노하자, 고등인은 사탕이 모자랐다고 여긴다. 홍보가 미숙했다는 게 아닌가.


영흥도 화력발전소의 연료를 당초 약속대로 LNG로 바꾸라는 주장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비용이 많이 들면 국가발전이 저해된다, 공기가 조금 더 지저분해지더라도 참아라!”고 윽박지르는 고등인은 하필 인천의 식민지 백성이 애지중지하는 송도신도시의 옆에 LNG탱크를 더 짓겠단다. 그래도 모자라면 영흥도에 추가할 수 있단다. 그러면서 영흥도에 늘이려는 화력발전소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기필코 석탄으로 태워야겠단다. 열등인들의 폐가 고등인보다 튼튼한 것도 아닌데, 인천시민의 건강이 절딴나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송도의 LNG탱크에서 가스가 새어나와도 1년 반이나 알리지 않은 고등인들은 5천억이 넘는 공사비가 들어가는 사업이니 네놈이 양보하라고 다그칠 뿐이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의 수명을 이미 한 차례 연장해주었건만, 2016년 기한을 무시하고 계속 자신의 쓰레기를 인천에 버리겠다는 서울과 경기도의 속내는 인천이 결국 양보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매립 완료한 공간에 뭔가를 근사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사탕이면 열등인은 만족해할 거라 믿는다. 다음 카드는 물론 강요가 될 테지만 쓸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악취가 발생해 아우성치고 시장이 관사를 옮겨도 결국 열등인의 행동은 거기에서 바닥난다는 걸 고등인은 이미 알고 있다. 열등인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고등인의 손바닥 안이 아닌가. 사탕의 크기에 민감해하며 물러설 수밖에 없어왔던 열등인은 지쳤다. 돈 벌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떠나야 주홍글씨에서 해방된다.


추석이 지났다. 가스로 전 부치고 가족과 둘러앉아 대형 평면텔레비전 바라보며 음식쓰레기 많이 내놔도 서울과 수도권의 고등인은 걱정이 없었을 것이다. 인천이 다 받아주지 않던가. 식민지 열등인의 숙명이다. 오염된 공기 마시면서도 전기료 똑 같이 내고, LNG가스 누출 사고 소식에 항변해도 가스요금의 할인은 일체 없지만, 착취당해도 묵묵히 견뎌야 했던 유럽의 식민지처럼 수긍해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성장이 없으면 보호받을 수 없는 인천의 처지가 그렇지 않은가. 서울과 수도권이든, 인천이든, 발전과 성장이라는 신기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식민지의 저항은 찻잔의 폭풍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열등할 뿐이다. 한데, 석유위기 시대에 지속적 성장은 불가능하다. 정의롭든 아니든. (인천IN, 2013.9.20)

 
 
 

도시·인천

디딤돌 2013. 4. 19. 12:16


겨우내 지친 몸이라 그럴까. 봄볕이 유난히 처지게 만드는데, 그림자가 보이니 분명히 맑은 날이지만 하늘이 뿌옇다. 집에 들어와 서걱거리는 몸을 씻고 한숨 자니 몸은 풀렸는데, 이맘때 편서풍을 타고 넘어오는 황사는 전에 없이 위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로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에 내리는 산성비는 50퍼센트 중국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언론에서 들은 게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중국의 산업화는 훨씬 진전되었고 화력발전소도 증설되었을 게 틀림없다. 그뿐인가. 핵발전소도 더욱 늘릴 태센데, 대부분 중국의 동해안, 다시 말해 우리 서해안을 마주보는 곳에 늘어서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중국은 이제 우리나라에 자국의 유연탄을 일체 수출하지 않고 국제 우라늄의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30년 전보다 100배 올랐다는 말도 있다.


황사는 발원지부터 위협한다. 중국 발원지는 앞을 분간할 수 없게 부는 모래 바람으로 도로와 철도가 뒤덮이고 마을이 사라질 정도다. 아무리 옷매무새를 단단히 해도 땀구멍까지 파고드는 모래는 집 안까지 파고들어 숨 쉬기 어렵게 만들 지경이라고 한다. 피부를 찢을 태세로 몰아닥치는 바람 속의 모래는 황사 발원지에 먼저 쌓이지만 작은 알갱이는 멀리 날아가는데, 중국 사망 원인의 으뜸은 호흡기 질환이라고 언론은 보도한다.


숲으로 우겨졌을 때 없었을 황사는 발원지에서 봄철 강력해진 편서풍을 타고 중국 대도시를 휩쓸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뒤덮곤 하는데, 황해를 건너는 황사 알갱이는 대단히 작다. 피부를 버석거리게 하고 가끔 자동차에 흙비를 남기지만, 손으로 감촉하기 어렵다. 그 황사는 중국 동해안에 밀집된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포함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염저감장치가 허술한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물론이고 중국의 고질적 수질과 대기오염의 주범인 산업체의 오염물질도 섞인다. 핵발전소에서 사고라도 나면 방사성 물질도 포함될 수 있다.


최근 언론은 일제히 우리 도시의 초미세먼지가 일 년 내내 미국보다 두 배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내년부터 미세먼지 예보제를 도입하겠다는 보도자료가 환경부에서 배포된 모양이다. 하긴 현 환경부장관이 청문회장에서 같은 약속을 했는데, 담당 과장은 올해 백만분의10미터, 다시 말해 ‘PM10’이라 칭하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 먼지의 예보제를 시범적으로 수도권에서 실시한 뒤, 내년부터 2.5마이크로미터인 PM2.5 초미세먼지의 예보 지역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5월에 열린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대기오염물질 유입 문제를 중국에 적극 제기하겠다고 밝힌 환경부는 2015년 대기환경기준이 적용되기 전이라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전했는데, 예보제는 왜 내년이고 대책은 2015년이어야 하나. 농도가 오를 때마다 조기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초미세먼지가 날아든 지 한두 해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연평균 권고 기준의 3배가 넘는 상황은 이미 오래 되었다. 우리의 기술이나 자금이 부족하지 않을 텐데. 중국 눈치를 보는 걸까.


백령도에서 기준치 이상 초미세먼지가 나타난 날이 해마다 25일 정도라지만, 백령도보다 육지의 농도가 훨씬 높은 이유는 중국에 한정될 리 없다. 언론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공장, 그리고 중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주목했는데, 그 시설들과 대형 트럭은 인천에 몰려 있다. 편서풍이 불어오는 쪽인 영흥도에 80만 킬로와트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시설이 4기 가동 중이고 곧 비슷한 규모 2기가 완공돼 가동할 예정이다. 수출입 화물을 실은 트럭과 생활쓰레기를 실은 트럭은 얼마나 도로를 누비던가.


초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오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날아오든, 인천에 가장 먼저 닿는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아무리 정교한 저감장치를 가동해도 미세먼지는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데, 현재 4, 6기가 가동될 영흥도에 다시 2기의 증축을 정부는 허가했다. 트럭까지 누비는 인천은 먼지 도가니가 될 공산이 크다. 인천시민의 폐가 특별히 더 튼튼하지 않으니, 정부와 인천시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호일보, 2013.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