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11. 10. 15. 14:29

 

19697월 어느 날, 여름방학을 앞둔 전국의 학생들은 일제히 예고 없던 휴일을 맞았다. 아폴로 11호를 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달에 성조기를 꽂았을 뿐인데 왜 우리나라가 열광해야 했는지, 학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그땐 관심 없었지만 철들고 생각하니 어이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 우주항공국은 달 착륙이 진실이라는 증거를 새삼 내놓았다. 가짜라는 주장이 그리 많았나본데, 당시 무지막지하게 커다랗던 금속이 하늘로 날아간 뒤, 닐 암스트롱과 동료는 작은 우주선에서 나와 달을 밟았고, 지구에 귀환했을 땐 더 작은 캡슐에 의존해야 했다. 커다란 금속 덩어리는 모두 어디로 간 걸까.

 

2003년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중국은 2007년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우주정거장 운영을 꿈꾸고 있다. 톈궁1호를 띄운 상태에서 우주인이 탑승한 우주선을 연이어 발사, 2020년 우주정거장을 독자 운영하겠다고 다짐한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중국이 지난 건국 기념일에 우주정거장의 꿈을 실현시키자고 다시 발사하자 많은 중국인들은 자부심으로 환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2020년 완성될 우주정거장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자 중에서 엄선한 우주인이 교대로 상주할 뿐, 아직 다른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을 환승할 단계에 이르지 않겠지만, 많은 이는 상상력을 더한다. 머지않아 일반인의 우주 관광 시대가 열릴 것으로 섣부르게 전망한다.

 

늦어도 2년 안에 민간인의 우주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확신으로 영국에 여행사가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미 450명이 비용 지불과 예약까지 마쳤다는데, 손님 중에 영국의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과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인 제임스 러브록이 포함되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티켓 한 장이 20만 달러로, 수백 달러가 들었던 러시아의 우주여행보다 저렴하다는 걸 강조한 여행사는 민간 우주여행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는데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과시했다. 건강 상태와 같은 제약이 거의 없는 그 여행의 참가자는 우주정거장에 며칠 머물지 않는다. 모선에서 분리 발사된 로켓에 몇 분 동안 탐승해 지구를 감상하는 정도라는데, 20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한 고객에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그 우주여행을 위해 여행사는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우주에 남길까. 실패를 거듭한 나로호의 쓰레기는 대기권으로 떨어져 산화돼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미국을 비롯해 인공위성을 발사해온 많은 국가에서 우주에 쏟아낸 쓰레기는 수십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는 예측한다. 1957년 스푸트니크 1호 이후 6000기의 인공위성이 우주에 올라가면서 동시에 수많은 발사체가 대기권 밖에서 폐기되었을 것이다. 인공위성을 실은 거대한 발사체는 몇 단계를 거치며 분리되는데, 모두 지구 중력이 이끌려 대기의 마찰로 불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우주에 남은 쓰레기는 아무리 작아도 위험하다. 군사용 통신위성끼리 충돌하거나 수명을 다한 위성을 폐기하기 위해 요격하면 수많은 잔해들이 발생한다.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가 여행자에게 치명상을 입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주 공간만이 아니다. 지난 9월 수명을 다한 미국의 5,7톤 위성이 태평양과 캐나다의 빙원에 떨어져 특별한 재난이 생기지 않았지만 계속 이어질 추락이 모두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우주선 발사가 현재와 같은 추세로 늘어난다면 30년 뒤 지구 궤도는 쓰레기로 뒤덮일 것으로 예상하는 과학자들은 쓰레기를 처리할 우주선의 발사를 고려하는데, 비용도 상당하지만 효율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쓰레기를 치우려고 더 많은 쓰레기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우주여행 예약객의 한 사람인 스티븐 호킹은 생존을 위해 인간은 오염된 지구가 회복될 때까지 우주에 나가 기다려야한다고 절박하게 말했다. 얼마나 많은 인간이 어느 정도의 시설을 갖춘 우주공간에서 하 세월을 기다려야 지구가 자정될지 스티븐 호킹은 예측하지 않았는데, 할리우드 영화처럼, 자급자족이 대를 이으며 가능한 거대한 도시를 우주공간에 건설하지 않는다면 그의 절박한 기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고작 몇 사람이 머무는 우주정거장을 한 국가가 운영하기에 재정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벅찬 게 실상인데, 감히 우주에서 대안을 찾아도 되는 걸까. 지구의 복원을 연구하는 대학까지 갖출 우주 시설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할까. 그쯤 되면 과학자의 장담처럼 수명을 다한 위성을 대기권으로 유도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개발한다 해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몬트리올 협정으로 프레온가스를 자제하면서 남극과 북극에 커다랗게 열렸던 오존층이 정상화되었다고 믿고 싶었는데, 열린다는 소식이 나와 다시 불안해졌다. 성층권의 오존층이 뚫리면 생명체에 치명적인 자외선이 쏟아져 피부암이 급증할 것으로 과학자는 예상한다. 바다에 머물던 생물들이 지구의 표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건 오존층 덕분이었다. 대기권과 성층권을 돌파하는 인공위성이 파괴하는 오존층도 무시할 수 없다는데, 부자들의 짧은 여행을 위해 우주선으로 오존층을 휘젓는 일은 바람직할 수 없다. 지구의 회복을 기다리는 우주선을 위해 오염물질과 쓰레기를 대기권과 성층권, 그리고 우주공간에 뿌리자는 주장도 어처구니없다. 은행가의 탐욕으로 99퍼센트의 시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우주공간에 퍼부어야 하는 막대한 비용은 누구의 희생을 추가로 요구할 것인가,

 

군사적 패권을 배타적으로 노리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인공위성은 이미 충분하다. GPS, 다시 말해 위치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인공위성을 미국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중국도 관련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데,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국가는 어떻게 하나. 저마다 GPS용 인공위성을 띄워야 할까. 몬트리올 협정의 경험을 살려, 기왕 사용하는 인공위성의 기능을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대안이 훨씬 바람직하지 않을까. 삼치의 주산지인 나로도에 수천억 원을 들어 우주센터를 마련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기와 성층권을 위협하며 우주에 막대한 쓰레기를 남길 인공위성과 그 발사체의 성공적 발사에 국가의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 후손의 안위를 위해 제 나라 국토의 생태적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옳지 않겠나.

 

달에 성조기를 꽂았더라도 하루에 두 번 밀고 당기는 조수는 변하지 않았다. 1969년 이후 달이 미국의 식민지가 된 건 아니다. 화성이나 금성에 발자국은 남겨도 마찬가지일 게다. 우주여행은 그저 꿈일 때 아름답다. 닐 암스트롱이 발자국을 남긴 뒤, 우리는 달에서 계수나무와 토끼를 잃었다. 의문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숨진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은 지구는 푸른빛이라고 가슴 벅차게 말했다. 조상이 그랬듯, 우리는 현재 푸른 지구에서 아이를 낳고 산다. 소용없을 뿐 아니라 심각하게 해로운 개발을 위해 우주에 쓰레기를 남기고 막대한 비용을 퍼붓는 행위는 마땅히 자제해야 한다. 그 비용으로 오염된 지구를 복원하려 노력하는 편이 후손을 위해 훨씬 시급할 뿐 아니라 중요하다. (작은책, 201112월호)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 글은 작은책 12월호에 실립니다.^^ 그리고 글 중간에 미국 위성 무게는 5.7톤으로 수정했습니다. 읽으면서 몰랐던 점을 자꾸 깨닫게 됩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__)
고마워요. 여기도 고칠께요. 잡지에 실리기 전인데 여기에 올리는 거 이해해줘서 또 고맙습니다. 잡지의 성격을 광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