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추억

디딤돌 2008. 10. 22. 12:39

 

요즘처럼 먹을거리로 긴장하던 때가 없었다. 우정과 환대로 이웃과 나누던 음식이 이윤 추구를 위한 상품으로 변질되면서, 경쟁적 식품산업이 생태계 질서를 뿌리째 뽑아내면서 드러난 필연이리라. 아무거나 막연히 먹을 수 없는 우리는 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안을 찾는다. 다행히 올 서점가에 먹을거리 문제를 지적하는 책이 많았다. 대부분 외국 책이다. 음식 문제는 세계가 공통이라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올해 발생한 조류독감은 고병원성이었다. 마이크 데이비스는 공장식 축산과 공무원의 부정부패, 그리고 슬럼을 조류독감이 창궐하게 하는 토양이라고 《조류독감》에서 지적한다. 슬럼이 없는 우리나라에 공장식 축산이 만연하니 걱정인데, 미국발 광우병 공포가 엄습했다. 광우병의 실체는 무엇일까. 자신도 단백질 질환으로 고통 받는 D.T. 맥스는 《살인단백질 이야기》에서 그 근본을 추적하고 우리나라 의사인 유수민이 촛불을 든 시민에게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로 광우병의 실체를 친절하게 펼친다.

 

미국 쇠고기는 과연 안전한가. 도살장에 위장취업한 게일 A. 아이스니츠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도살장》에서 밝힌다. 경쟁적 이윤추구로 가속되는 도살장의 컨베이어벨트는 도축환경을 엉망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거다. 공장식 축산을 끌어가는 광활한 단일작물 재배, 온갖 첨가물과 항생제가 범벅인 가공식품, 농약과 방부제는 결국 “죽음을 부르는 만찬‘ 이라고 윌리엄 레이몽은 《독소》에서 주장하고 그 폐해는 중국음식에 그대로 투영되었다며 저우칭이 《중국 음식이 우리 몸을 망친다》에서 진저리친다.

 

소비자의 식습관을 살핀 피터 싱어와 짐 메이슨은 완전한 채식으로 해결할 것을 《죽음의 밥상》에서 제안하는데 마이클 폴란의 고민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내키는 대로 먹기보다 유기농산물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잡식동물인 인간에게 수렵과 채취가 가장 자연스럽다고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토로한다. 한데 천지사방이 오염된 현실 세계는 그걸 거부하니 딜레마는 멈추지 않는다. 인간과 가축이 불편하게 동거하게 된 역사를 리처드 W. 불리엣은 《사육과 육식》에서 추적하지만 어차피 과거지사다.

 

피터 멘젤과 페이스 달뤼시오는 24개 국가 30개 가정을 방문해 지구촌의 다양한 식문화를 다정하게 엿보고 《헝그리 플래닛》을 썼는데 패스트푸드의 대안운동을 벌이는 카를로 페트리니는 《슬로푸드, 맛있는 혁명》에서 지역의 농축산물로 직접 조리해 먹는 게 가장 건강한 식단이라는 걸 강조한다. 결국 땅이다.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은 《땅의 옹호》에서 지역에 뿌리내리자고 당부한다.

 

사람과 자연과 사회를 살리자는 허남혁은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고 전하건만 멜라민은 건빵에서 검출되었다. 이런! 건빵마저 오염된 육식이라니. 뿌리 뽑힌 먹을거리는 무서운 부메랑이 되었다. (출판마케팅연구소 발간, 기획회의, 2008년 11월 1-2주, 235호)

 

모든 먹거리를 생협에서 구매하고 있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기류나 과자 빙과류도 마찬가지죠
얼마전 생협에선 판매하는 건빵을 먹으면서 TV를 보던 6살 아들이 '건빵에도 멜라닌..'소식을 들으면서
'건빵에도 멜라닌이 있어'라며 먹고 있던 건빵을 내려놓더군요.
유치원에서도 학교에서도 멜라닌 때문에 식문화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나봅니다..
아휴,..6살짜리가 뭘 안다고..어느날 뜬금없이 멜라닌이라니..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