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에너지

디딤돌 2016. 2. 29. 00:17


모처럼 순천에 갈 일이 있었지만 아쉽게 순천만을 찾지 못했다. 갯벌 위를 뛰어다니는 일종의 망둥이인 짱뚱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겨울이니 갯벌 안으로 들어갔겠지. 고장의 명물이라 자랑하는 짱뚱어는 순천만의 특산종은 아니다. 서해안의 갯벌에 두루 존재했지만 현재 간신히 순천만에서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순천의 한 식당은 추어탕처럼 짱뚱어를 끓여 내놓았다. 얼려 둔 짱뚱어 몇 마리나 들어갔을까? 시당국이 특별히 보존하는 순천만에 얼마나 많은 짱뚱어가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지역의 오랜 식당에서 내놓을 정도는 되겠지. 그렇더라도, 차라리 미꾸라지를 갈아서 넣었더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먹기 아까운 우리 갯벌의 진객이므로.


배움터로 개조한 작은 폐교에서 오전 일정을 시작하기 전, 먼동 트는 시골길을 훤해지도록 걸었다. 겨울이라 공기가 쌀쌀했어도 이마에 땀이 흘렀는데, 밝아오는 하늘이 파랬다. 주변에 공장이 없고 이른 시간이니 먼지가 없었을 테지. 하늘을 보니 중국 발 미세먼지도 없을 법했다. 하루 만보걷기를 놓지 않으려 해도 미세먼지주의보가 있는 날은 망설였는데 모처럼 집 떠나 걷는 내내 가슴이 상쾌했다.


미세먼지 걱정은 최근 일인데, 중국은 오래 전부터 공포인 모양이다. 미세먼지를 잡겠다며 중국이 내린 결정 중에 핵발전소가 있다. 중국의 대도시는 해안에 모여 있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한 화력발전소는 막대한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참기 어려운 중국은 전력 생산 방식을 전환하려 20기가 넘는 핵발전소를 우리 서해안을 바라보는 자국 동해안에 밀집시키려는 것인데, 걱정은 우리 몫이다.


지진에 이은 강력한 쓰나미가 쓰러뜨린 4기의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설계수명을 연장한 노후 시설이었다. 중국의 핵발전소는 젊으므로 안심해도 좋을까? 핵발전소 설계수명은 30년이 보통이다. 우리나라가 그렇듯, 설계수명 지나도 연장할지 아직 알 수 없다. 걱정은 다음세대로 이어져야 한다. 1979년 미국 드리마일,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핵발전소는 싱싱했어도 폭발했다. 연구자의 연구과욕과 노무자의 단순한 실수 때문이었는데, 중국 핵발전소 관리자들에게 과욕과 실수는 없을까?


대체로 핵발전소는 그 수가 많은 국가 순서로 폭발했다. 프랑스가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더 노후하지만 폭발 가능성은 우리보다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감독과 운영이 철저히 분리되었고 시민단체의 감시가 철저하고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운영기관의 눈치를 보며 발생한 사고를 감추거나 왜곡하는 우리 감시기관과 태도가 다르다는 건데, 중국은 어떨까? 감독기관은 투명하고 독립적일까? 앞으로 태동할지 모를 시민단체는 핵발전소를 우리 이상 체계적으로 감시할까?


곧 폭발 5주년이 되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여전히 감당할 수 없게 태평양으로 빠져나간다. 미국과 캐나다는 자국 서해안에서 잡히는 참치를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먹이사슬을 거칠수록 기하급수로 농축되는 방사성 물질이 결국 소비자의 몸에 축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산 앞바다에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일상적으로 검출된다.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핵발전소 때문인데 중국의 핵발전소는 운영 중에 방사성 물질을 바다로 내놓지 않을 것인가? 폭발한다면?


황해는 드넓은 태평양과 달라도 한참 다르다. 태평양에 비해 수심이 낮고 좁은 황해는 갇힌 바다와 다름없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황해로 중국 동해안과 우리 서해안에서 빠져나가는 방사성 물질은 밀물과 썰물을 따라 갯벌에 골고루 내려앉을 것이고, 수많은 어패류의 몸에 축적되겠지. 플랑크톤은 작은 동물의 몸으로, 작은 동물의 방사성 물질은 조금 큰 물고기의 몸에서 더 큰 물고기의 몸으로 들어가겠지. 황해에서 잡는 수많은 물고기에 차곡차곡 들어가서 사람 몸으로 이어질 것이다.


핵발전소가 후쿠시마처럼 폭발한다면 황해는 독극물 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온갖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가 10차례 이상 지나갈 때까지 오염은 계속될 텐데,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다양하다. 독성도 제각각인데, 근육에 농축되는 세슘은 반감기가 30, 뼈에 침착되는 스트론튬은 29, 1그램으로 60만 명을 폐암으로 사망하게 할 정도로 치명성을 가진 플루토늄은 24천년이 넘는다. 철보다 무거운 플루토늄은 후쿠시마 앞바다에 아직 많을 텐데, 그 곳을 회유하는 방어는 겨울철 제주도 모슬포로 몰려온다.


핵발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국이 꽤나 서두른다. 보잉747이 충돌해도 전혀 손상이 없을 만큼 단단하다는 걸 중국의 관계자는 자랑한다지만, 폭발은 중국보다 우리를 더 위협할 게 틀림없다. 지금까지 폭발한 핵발전소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가 원인을 제공했다. 짓고 있는 시설보다 계획된 핵발전소가 훨씬 많으니 조만간 세계 최대 핵발전소 보유국이 되겠지만, 그럼에서 중국의 석탄 사용 비중은 그리 낮아지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계속 날아오겠지.


아직 우리 서해안은 찬란하다. 처참하게 매립했어도 가녀린 갯벌에 짱뚱어가 산다. 갯벌에 알을 낳는 어패류들이 해를 거듭하며 줄어들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갯벌의 생산성과 환경적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이 늘어나니 다행인데, 황해를 둘러싼 중국과 우리의 핵발전소가 언제까지나 안전해야 한다는 전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답답하다. 늘어나는 내 나라 핵발전소를 어쩌지 못하는 처지에서 중국에 호소할 자격조차 없으니 더욱. (지금여기, 2016.1.18.)

 
 
 

자원·에너지

디딤돌 2013. 12. 2. 13:29

     과연 먼지와 산성비로 그칠 것인가

 

승진 평점에서 섬 근무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 요즘, 지원자가 부쩍 줄었다는데, 백령도에서 근무했던 공무원이나 교사 중 적지 않은 남성이 과음 때문에 병을 얻었다고 한다. 육지에서 가져오므로 백령도에서 파는 술이 특별할 리 없고, 안주 삼을 신선하고 진기한 생선이 많기 때문일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전부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서편에 자리한 만큼 공기가 맑기 때문이라는 역설이다. 만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어도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는 바람에 허구헛날 간에 무리를 준 탓이라고 나름 일리 있는 이유를 댔다.


지금도 백령도의 공기는 수도권은 물론 강원도보다 깨끗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리는 비의 산성도는 높을 것으로 전문가는 진단한다. 공업단지보다 자동차 때문에 매캐해진 도시에 비해 맑을 게 틀림없지만,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매연과 중금속이 실리는 한,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동해안에 밀집된 공업단지와 석탄화력발전소 들은 대개 수은과 황 함량이 많은 자국의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황이나 질소화합물의 저감장치를 공장마다 부착할 수 있지만 그랬다는 풍문은 아직 듣지 못했다. 나중에 부착할지 모르지만, 중국이 생산 판매하는 물건의 가격은 그때 올라가겠지.


별 문제제기가 없는 한국을 위해 중국이 자진해서 대기오염 저감장치를 달 리 없다. 지금도 사망자 4분의1의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을 줄이려고, 자국민의 민원을 감당하지 못해 저감장치를 부착할 수 있겠지만, 공장과 발전소 수가 늘고 용량이 커진다면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양에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연료를 개선해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우리가 중국을 움직이게 할 민원을 제기할 수 있을까? 그런다면 중국이 신중한 자세로 대처할까? 우리 자본이 투자한 공장이 중국에서 시방 어떤 연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정부의 관행을 미루어볼 때,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원인의 산성비를 탓하려면 내 땅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정당하게 관리하는지 먼저 살펴야하는데, 최근 실상을 보도한 언론은 그 가능성을 부정한다. 서울에서 비교적 청정 지역인 관악산을 찾아간 전문가는 필수영양분이 산성비로 빠져나가자 나무의 성장이 부진해지고 해충이 크게 증가했다고 뉴스 카메라 앞에서 증언하지 않던가. 흙의 산성도가 20여 년 전보다 10배 이상 높아진 만큼 산성에 비교적 약한 나무들이 줄어들고 강한 나무들이 두세 배 늘었다고 한다. 산성이 더욱 높아지면 그나마 살아남은 나무들도 줄어들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한 원로 생태학자는 서울 산성비와 산성토양의 원인으로 자동차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과 중국 발 아황산가스를 무게 있게 주목했다. 환경부도 최근 우리나라 빗물의 산성도가 1990년대보다 10배 이상 높아졌다고 발표했다는데, 언론은 안개와 스모그를 특히 경계한다. 호흡하는 높이에서 한동안 머물러 있는 까닭일 텐데, 안개가 잦은 백령도는 괜찮을 것인가. 운행하는 자동차는 많지 않지만 중국에서 부는 바람이 먼저 닿는 곳이므로 조심할 필요는 있겠지. 백령도의 숲은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요즘 중국에서 오는 황사는 시도 때도 없다. 황사가 아니라 먼지가 날아온다는 보도가 있었다. 발원지로 볼 때 황사보다 먼지라는 뜻일 텐데, 황사든 먼지든, 아주 미세한 입자는 허파에 들어가 박히면서 전에 없던 피해를 안긴다. 임산부도 조심해야 한다. 태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정부는 초미세먼지주의보를 발표하지만 마땅한 대처 방법은 많지 않다. 집에 머물거나 밖에 나가야 한다면 마스크 착용에 그칠 뿐이다. 중국의 동해안부터 휩쓸고 넘어오는 먼지와 황사, 그리고 중금속은 황해에 많이 떨어지겠지만 일부는 태평양을 건너 미 대륙까지 퍼진다. 한데 상당량은 바다에서 처음 만나는 육지,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 쏟아질 것이다. 벌써 오래 되었다.


문제는 중국 동해안에 밀집될 핵발전소다. 아직 가동한 기간이 짧아 세계 언론이 주목할 만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지만 머지않아 그 발전 시설도 낡을 수밖에 없다. 폐로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폐로 때 필연적으로 불출될 방사능을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을지 현재 아무도 모르지만, 운영하는 도중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핵발전소의 방사능은 아무리 잘 관리해도 미량은 밖으로 나간다. 안전감시가 소홀하면 그 위험은 더욱 높아지는데 중국에 핵발전소의 안전관리를 투명하게 감시할 시민단체가 현재 없다. 우리의 고리 핵발전소처럼, 부당하게 수명을 연장하려 할 때 저지할 단체가 생길까? 미국도 일본도 우리도 핵발전소 추진세력을 제지하는 단체가 없는데.


중국에서 후쿠시마와 비견할만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우리나라에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 수심이 낮고 확산이 더딘 황해는 수산자원의 보고다. 한 차례의 사고로 황해는 영원히 버림받을지 모르는데, 핵발전소의 노골적 부정도 감시 하지 못하는 우리는 중국에 핵발전소 증설을 저지할 명분도 재간도 없다. 그럼에도 핵발전소 증설을 서두르는 우리는 중국에 자제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 요구해도 들어줄 리 만무하다. 중국의 핵발전소가 폭발한다면, 피해 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일본에 머물렀던 미군이 일본 정부에 배상을 요구했다는데, 들어줄 성싶지 않다. 중국은 들어줄까?


사고를 미리 생각할 노릇도 아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중국의 먼지와 황사에 오염물질만 더 섞일 리 만무하지 않은가. 핵발전소가 낡을수록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늘어나는데, 산성비를 측정하는 정부가 방사성 물질까지 조사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세월은 간다. 현재 짓고 있는 발전소까지 가동한다면 중국의 핵발전소는 27기에 달한다. 에너지 확충에 몸이 단 중국은 100여 기가 넘는 핵발전소를 추가할 계획을 세웠다는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잠시 주춤했어도 증설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드리마일, 구소련의 체르노빌, 그리고 일본의 후쿠시마까지, 이제까지 핵발전소가 폭발한 국가의 순서는 보유하는 핵발전 시설의 수와 무관하지 않았다. 우리도 물론이지만, 대략 10년에 한 차례 발생한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중국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마냥 믿어도 될까? 산성비보다 방사성비가 훨씬 두려울 텐데. (지금여기, 201311월 20)

 
 
 

도시·인천

디딤돌 2013. 11. 29. 10:44


서쪽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내일은 더 추워지려나. 겨울을 재촉하는 구름은 오후부터 주위를 어둡게 만들었다. 천둥번개를 동원해 아침까지 내리는 비는 어제오늘을 뿌옇게 만들었던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낼 것으로 예보하므로, 내일은 송도신도시의 높은 건물에서 남산을 볼 수 있으려나.


공활했던 가을하늘을 하루 만에 뿌옇게 변색시키는 중국의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위협적이다. 중국 동해안에 몰린 대도시의 석탄화력발전소와 수많은 공장에서 쏟아내는 대기오염물질이 포함되었을 뿐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도 무시할 수 없게 늘어난다. 입자가 굵은 먼지는 대부분 황해에 떨어지겠지만 초미세먼지가 문제다. 기관지를 거쳐 허파꽈리까지 들어가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고 전문가는 경고하는데, 밖에 나가야 먹고사는 우리는 마스크 이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


중국 동해안은 핵발전소가 모여 있다. 가동한지 얼마 되지 않아 걱정할만한 사고는 없었다지만 앞으로 어떨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감시하는 시민단체가 없는 중국의 핵발전소도 머지않아 낡을 텐데,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서쪽 바다를 통째로 잃는다. 수심이 얕은 황해는 확산이 더디므로 해산물은 포기해야 한다. 그뿐인가. 방사성 물질까지 포함하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긴장해야 하고, 내리는 비를 막아준 우산도 잘 씻어 보관해야 안전해질 것이다.


편서풍 지대에 사는 이상, 우리는 중국에서 다가오는 오염물질에 신경이 쓰이는데, 정작 인천의 서편은 오염에서 자유로운가. 공항에서 배출하는 막대한 온실가스는 잊기로 하자. 남동공단과 주물공단은 청정연료를 사용하면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했지만 영흥도의 화력발전소에서 고성능 저감장치를 거쳐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은 작다고 무시하기 어렵다. 발전소의 규모가 큰 만큼 배출되는 양도 늘어난다. 인천항을 오고가는 대형 선박, 그리고 트럭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도 다른 도시보다 현저히 많다. 그뿐인가. 인구의 절반이 모인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가 매립되는 곳도 인천 서쪽이다.


300만을 바라보는 인구 때문인지, 서울과 가까워 그런지, 바다를 끼고 있어도 인천에 핵발전소는 없다. 반경 30킬로미터 이내에 320만 명이 사는 기장군 고리에 수명을 억지로 연장한 핵발전소가 있는 부산과 비교할 때 분명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 인천 서쪽, 최첨단 초고층빌딩이 즐비한 송도신도시 바로 2킬로미터 앞에 LNGLPG탱크가 시설과 규모를 늘리고 있다. 현재 10만 톤과 20만 톤의 LNG탱크 20기가 모인 송도 LNG인수기지에서 상상하기 싫지만, 2000여 생명을 앗아간 1984년 멕시코와 같은 폭발이 발생한다면 핵발전소 폭발보다 끔찍한 참상을 빚을 수 있다.


갯벌을 매립한 자리에 웬만한 체육관보다 큰 탱크를 밀집시킨 한국가스공사는 안전을 장담하지만 20074개의 탱크에서 LNG가 누출된 바 있다. 2006년 감사원은 LNG인수기지의 토양에서 메탄가스의 농도가 관리기준의 16배 높게 나타난 사실을 지적했다. 아직도 2007년 가스 누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한국가스공사는 무슨 배짱인지, 어떤 무소불위의 권력을 등에 업었는지, 인천시민은 물론, 인천시와 일체의 협의도 없이 20만 톤 규모의 탱크 3기를 추가하려고 절차를 밟는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당부하거늘, 송도 인근의 LNG탱크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전쟁이 발발한다면 1차 공격대상일 텐데, 대책은 세웠을까.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강도와 횟수를 더하는데, 재해는 대비하고 있을까.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만 부르는 게 아니다. 태풍의 횟수와 강도를 높이고 해일 규모를 키운다. 2007년 가스누출의 원인을 여태 모르는 한국가스공사는 시설 확대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


자연재해를 완충하던 갯벌이 사라진 인천의 서편은 겉보기 화려하지만 사고 위험과 오염 발생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 수도권의 편의를 위해 쓰레기에 이어 가스탱크까지 더 끌어안을 인천시민은 언제야 안심할 수 있을까. 가스 소비가 느는 겨울이 다가온다. (기호일보, 201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