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13. 4. 19. 12:16


겨우내 지친 몸이라 그럴까. 봄볕이 유난히 처지게 만드는데, 그림자가 보이니 분명히 맑은 날이지만 하늘이 뿌옇다. 집에 들어와 서걱거리는 몸을 씻고 한숨 자니 몸은 풀렸는데, 이맘때 편서풍을 타고 넘어오는 황사는 전에 없이 위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로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에 내리는 산성비는 50퍼센트 중국이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언론에서 들은 게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중국의 산업화는 훨씬 진전되었고 화력발전소도 증설되었을 게 틀림없다. 그뿐인가. 핵발전소도 더욱 늘릴 태센데, 대부분 중국의 동해안, 다시 말해 우리 서해안을 마주보는 곳에 늘어서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중국은 이제 우리나라에 자국의 유연탄을 일체 수출하지 않고 국제 우라늄의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30년 전보다 100배 올랐다는 말도 있다.


황사는 발원지부터 위협한다. 중국 발원지는 앞을 분간할 수 없게 부는 모래 바람으로 도로와 철도가 뒤덮이고 마을이 사라질 정도다. 아무리 옷매무새를 단단히 해도 땀구멍까지 파고드는 모래는 집 안까지 파고들어 숨 쉬기 어렵게 만들 지경이라고 한다. 피부를 찢을 태세로 몰아닥치는 바람 속의 모래는 황사 발원지에 먼저 쌓이지만 작은 알갱이는 멀리 날아가는데, 중국 사망 원인의 으뜸은 호흡기 질환이라고 언론은 보도한다.


숲으로 우겨졌을 때 없었을 황사는 발원지에서 봄철 강력해진 편서풍을 타고 중국 대도시를 휩쓸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뒤덮곤 하는데, 황해를 건너는 황사 알갱이는 대단히 작다. 피부를 버석거리게 하고 가끔 자동차에 흙비를 남기지만, 손으로 감촉하기 어렵다. 그 황사는 중국 동해안에 밀집된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포함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염저감장치가 허술한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물론이고 중국의 고질적 수질과 대기오염의 주범인 산업체의 오염물질도 섞인다. 핵발전소에서 사고라도 나면 방사성 물질도 포함될 수 있다.


최근 언론은 일제히 우리 도시의 초미세먼지가 일 년 내내 미국보다 두 배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내년부터 미세먼지 예보제를 도입하겠다는 보도자료가 환경부에서 배포된 모양이다. 하긴 현 환경부장관이 청문회장에서 같은 약속을 했는데, 담당 과장은 올해 백만분의10미터, 다시 말해 ‘PM10’이라 칭하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 먼지의 예보제를 시범적으로 수도권에서 실시한 뒤, 내년부터 2.5마이크로미터인 PM2.5 초미세먼지의 예보 지역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5월에 열린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대기오염물질 유입 문제를 중국에 적극 제기하겠다고 밝힌 환경부는 2015년 대기환경기준이 적용되기 전이라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전했는데, 예보제는 왜 내년이고 대책은 2015년이어야 하나. 농도가 오를 때마다 조기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초미세먼지가 날아든 지 한두 해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연평균 권고 기준의 3배가 넘는 상황은 이미 오래 되었다. 우리의 기술이나 자금이 부족하지 않을 텐데. 중국 눈치를 보는 걸까.


백령도에서 기준치 이상 초미세먼지가 나타난 날이 해마다 25일 정도라지만, 백령도보다 육지의 농도가 훨씬 높은 이유는 중국에 한정될 리 없다. 언론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공장, 그리고 중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주목했는데, 그 시설들과 대형 트럭은 인천에 몰려 있다. 편서풍이 불어오는 쪽인 영흥도에 80만 킬로와트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시설이 4기 가동 중이고 곧 비슷한 규모 2기가 완공돼 가동할 예정이다. 수출입 화물을 실은 트럭과 생활쓰레기를 실은 트럭은 얼마나 도로를 누비던가.


초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오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날아오든, 인천에 가장 먼저 닿는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아무리 정교한 저감장치를 가동해도 미세먼지는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데, 현재 4, 6기가 가동될 영흥도에 다시 2기의 증축을 정부는 허가했다. 트럭까지 누비는 인천은 먼지 도가니가 될 공산이 크다. 인천시민의 폐가 특별히 더 튼튼하지 않으니, 정부와 인천시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호일보, 2013.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