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08. 8. 29. 19:09


정부는 최근 ‘에너지 20년 청사진’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핵발전소 10기를 더 지어 핵에너지 비중을 60퍼센트로 늘리고 신재생에너지를 화충해 화석에너지 소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그에 따라 에너지 수입이 344억 달러 줄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95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거로 기대한다.

 

3차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주제하며 이산화탄소 절감에 진보와 보수가 없다고 천명한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이 현 시점에서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이고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주장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2020년까지 40기에 달할 중국 핵발전소 건설에 한국의 참여를 후진타오 주석과 논의한 걸 그 예로 든 대통령은 녹색기술로 녹색성장을 이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고 인류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때를 같이 해, 111조 투입할 연구개발비로 신재생에너지 점유율을 0.7퍼센트에서 15퍼센트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정부는 “그린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 성장이 환경을 보호하고, 환경이 성장을 선도하는 녹색강국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풍력은 37배 늘어 7301메가와트, 태양광은 44배 늘어 3504메가와트, 바이오는 19배 늘어 3648만7천기가 칼로리, 51배 늘어날 지열은 5605기가 칼로리로 확대될 것으로 정부는 밝혔는데 예측하는 수치가 경이로울 정도로 구체적이다.

 

정부가 천명하는 녹색성장은 무엇인가. 소득이 오르는 행복인가. 행복은 소득과 정비례하지 않는데, 온난화 위기를 맞아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어야 하는 환경인가. 정부 예측대로 신재생에너지는 일자리를 늘인다. 핵이나 화력에 비해 분산적인 까닭이다. 하지만 행복은 몰라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소득은 그리 상승하지 못한다. 녹색성장을 외치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는 내심 ‘원자력’으로 분칠한 핵을 염두에 두는 건가. 청와대 박재완 수석이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언급한 수소에너지인가.

 

자연에 널린 수소는 자체로 에너지가 될 수 없다.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수소에서 얻는 양보다 훨씬 많다. 수소는 주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데, 수소에너지를 일상화시킬 정도의 전기는 분산된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핵발전소를 확대하려는가. 핵을 신재생에너지라고 세계의 어느 에너지 전문가도 감히 주장하지 못한다. 핵폐기물이 수백만 년 이상 자자손손 괴롭힐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어떤 역사도 수백만 년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대통령은 “대체에너지 개발, 에너지 절약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는데, 그는 소득 증가를 성장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펑펑 낭비하며 구한 성장 때문에 온난화가 부메랑처럼 다가오는데, 게다가 녹색성장이라니. 다양성과 순환으로 요약하는 녹색은 시방 절약이어야 한다. 녹색은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 정부가 주창하는 녹색성장은 형용모순이다. 후손의 삶과 행복을 침해할 성장은 녹색일 수 없다. (경향신문, 2008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