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추억

디딤돌 2006. 10. 24. 14:48
 

잔치를 열며


‘환경책 큰잔치’ 마당을 벌써 다섯 번째 열어놓습니다. 인문과 사회, 문학과 예술, 경제와 정치, 생태계와 개발이라는 분야들로 여기저기 흩어진 책을 환경이라는 주제로 모은 지 벌써 다섯 해가 된 것입니다. 이제 환경을 수질, 대기, 폐기물, 소음과 진동으로 구별하는 기술지향적 사고는 5년 전에 배해 적지 않게 퇴색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말초적 대책이기보다 근원적 문제의식에서 환경을 바라보아야 한다는데 동의하리라 믿습니다. 비록 기대와 성황으로 세간에 회자되지 않지만, 어느덧 환경책 큰잔치가 다섯 돌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환경의 날’ 전후에 마당을 연 환경책 큰잔치를 올해는 늦은 가을에 만납니다. 올 6월에 지방자치 선거가 있었을 뿐 아니라 독일 월드컵이 열리기에 시기를 늦춘 것입니다. 요란한 구호가 무책임하게 난무할 때 한 권의 책은 분별력 줍니다만 헝클어진 세상은 책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월드컵 16강을 상업적으로 기원하는 ‘짝짝 짝 짝짝’ 장단에 마음을 빼앗기는 시기에 환경책으로 전하고자 하는 우리의 메시지는 외면될 게 분명했습니다. 잔치를 연기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잔치 자체의 홍보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환경을 근원적으로 이해해야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행동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개발’, ‘발전’, ‘GNP’, ‘선진국’이라는 신화에 세되된 시민들에게 환경책 큰잔치가 지향하는 메시지를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늘 그렇듯. 이번 마당을 위해 실행위원들은 밤샘회의를 가졌습니다. 덕분에 곡식을 갈무리하느라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농부들과 황금 들판을 마주했고 그 결실을 소중하게 맛보았습니다. 봄부터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비바람과 햇볕과 땀을 받아 자란 유기농업의 튼실한 결실입니다. 농약으로 오염된 대지가 5년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고 농부는 전합니다. 관행농업보다 소출이 적지만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경작이 불가능했던 땅이 어느덧 되살아난 것입니다. 화학요업으로 늘어난 소출은 땅과 몸에 그만큼 해가 되었지요.

 

위화감 일으키는 선행학습으로 친구와 생태계를 돌아볼 수 없게 만드는 요즘의 교육환경이나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로 과일과 가축을 키우는 축산환경은 맥락이 같습니다. 자기만을 생각할 뿐 함께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혀 생태적이지 않습니다. 오늘과 같은 환경문제의 주요 원인을 제공했지요. 이제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환경을 생태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생태적으로 환경을 바라볼 힘을 키워야 합니다. 바로 5년 차에 접어든 환경책 큰잔치의 소명이 거기에 있습니다.

 

환경책 큰잔치는 새로운 5년에도 계속 마당을 열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 계속 열 것입니다. 다음 세대의 건강한 환경을 생태적으로 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5년 째 마당을 열었습니다. 농약에 찌든 대지가 살아나듯 우리네 마음도 생태적으로 열리기 시작했을 터이므로 예서 멈출 수 없습니다. 개발 소용돌이가 워낙 드세 환경책의 메시지가 아직 작게 들리지만, 5년이 된 우리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게고, 우리의 메시지가 더울 번져 장차 큰 울림이 되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5년 차를 맞은 이제, 소박하지만 창대한 결실을 기대해봅니다. (2006 환경책 큰잔치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