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07. 11. 19. 21:36

 

들어가는 글


2007년의 하늘은 10월에도 우중충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애국가 2절과 더불어 3절도 바꿔야 할지 모른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는 철갑은커녕 영양제 없으면 무너질 정도로 대기오염에 찌들었다. 차례상에 올라오는 음식과 과일이 제철과 제 땅을 잃어가는 요즘,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는데 새삼 내년 이후가 걱정이다. 우기를 넘기면 건기가 닥칠 터. 겨울에 이어 봄철은 얼마나 건조해질까. 황사는 더욱 혹독할 텐데.

 

장마 뒤 국지성 호우도 전에 없던 현상인데, 기간이 길어지는 국지성 호우 뒤로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가을장마’가 난데없이 이어졌다. 세계 최상급 슈퍼컴퓨터의 도움을 받고도 변수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을 누구도 헤아릴 수 없는데, 온난화되는 기후에 맞게 농작물을 바꿔야 하는지 심란하다. 농업과 생태와 문화 전문가들은 심각하게 연구해야 하겠지만 거기에서 그칠 수 없다. 대책을 근본에서 세워야 한다.

 

‘삶의 방식’을 문화라고 하는데, 문화는 갑자기 변하는 게 아니다. 경험하지 않은 문화에 느닷없이 또는 오래 노출되면 개인이나 사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에 휩싸일 수 있다. 이미 발생하고 있는 해산물의 작황 변화를 보라. 변화가 예측되는 농작물도 필연적으로 음식문화의 변화를 예고한다. 전에 없던 곤충이 날아오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들어본 적 없는 질병을 옮기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창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잊었던 질병도 조심해야 한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한 질병이 다시 발생하면 기존 치료법은 소용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국제적 약속이 중요하다. 구속력 없이 반복되는 개발국가들의 온실가스 방출량 절감 약속에서 그칠 수 없다. 지구변화에 대한 역사와 문화적 책임이 있는 국가와 시민 모두 온실가스와 생태계 파괴를 가속해온 이제와 같은 낭비적 삶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 향후 50년 이내에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1990년의 절반으로 줄이자는 국제적 결의보다 더 중요한 실천 대안은 따로 있다. 기후와 생태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늦어버리기 전에 우리네의 삶을 최대한 궁핍하게 변환해야 한다는 일부 강경론자의 결론에 모두 수긍할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는 걸 염두에 두고 행동 대안을 찾아야 한다.

 

흔히 8대 불가사이 중의 하나라고 말해왔던 이스터 섬의 거석, 원주민들이 ‘모아이’라고 칭하는 거대한 석상은 이제 불가사이가 아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벌판, 변변한 도구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 식인까지 서슴지 않던 이스터 섬은 원래 울창한 숲을 자랑하던 풍요로운 섬이었다. 1100년 전 섬에 첫 정착해 번성한 부족 사이들이 벌인 석상 세우기 경쟁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했다. 경쟁은 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게 했고, 외부에 원조를 청할 수 없던 이스터 주민들은 그만 나무와 문명과 조상의 기억마저 잃어버릴 정도로 황폐해지고 만 것이다.

 

1722년 부활절, 우연히 섬을 들른 네덜란드의 탐험가는 주민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부활절을 의미하는 ‘이스터’로 섬 이름을 붙이곤 수십 톤에 달하는 석상을 어떻게 세웠느냐고 물었다. 원주민들이 석상들이 저벅저벅 태평양을 걸어왔다 대답하니 당시 백인들은 불가사이라 규정했을 수밖에 없었을 테지만, 최근 정밀해진 과학은 이스터 섬의 모아이와 황량한 풍경은 생태계 파괴의 결과라는 걸 일러준다. 카누를 만들 만한 나무를 모조리 베어낸 이후 고기잡이에 나설 수 없던 이스터 섬 주민들의 후예는 지금 칠레의 식민지 백성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마지막 나무를 베어낸 주민은 당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문명의 붕괴』(김영사 2005)에서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학생의 진지했던 질문을 상기한다.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는 주민이 마지막 나무를 베어내면서 ‘이게 마지막이구나, 나무가 다 사라지면 우린 배를 만들 수도, 바람과 추위를 피할 수도 없을 텐데’하고 아쉬워했을까.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마지막 나무를 베는 사람은 이스터 섬이 울창했다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어디 가나 황량한 섬에 나무가 드문드문 할 따름이었고, 나무 없다고 삶이 달라지리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런 현상을 ‘문명 기억상실’이라고 정의한다. 서서히 황폐해가는 자연에서 원래 울창한 숲과 그에 어울렸던 제 문명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현상, 척박해지는 삶으로 퇴행하는데 익숙해지면서 과거 찬란했던 삶을 잊고 마는 현상이라고 『문명의 붕괴』에서 설득력 있게 해석한다. 저녁 지을 때 필요한 나무 한 줄기 찾으러 사막을 반나절이나 걸어야 하는 에티오피아 시민들은 국토의 90퍼센트가 넘던 반세기 전의 숲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사막이 점차 확장되는 중국의 인민도, 갯벌이 서서히 사라지는 인천의 시민도, 모래가 사라지는 해운대의 주민들도 멀지 않은 과거의 제 문명을 망각할지 모른다.

 

아토피성 피부병 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암과, 뇌와 심혈관 질환이 젊은 층에 확산되는 현상은 지구에 전에 없던 물질이 증가한다는 걸 웅변한다.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석유 값이 조금씩 상승하는 것은 이산화탄소가 늘어나고, 여름에 에어컨을 춥게 가동하고 겨울에 외투 불편하게 만드는 에너지 고갈이 멀지 않았다는 걸 예고한다. 이럴 때 우린 내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정화되지 않는 물질을 자연에 내놓는 막개발과 핵발전과 생명공학으로 흥청거리며 문제를 피할 수 있을까.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며 오만하던 우리는 급기야 문명 기억상실로 빠져들었다.

 

해마다 10월이면 세계는 누가 노벨상을 수상하는지 주목한다. 그 중 노벨평화상의 향방에 관심이 높은데,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벨평화상은 지구촌 현실 정치의 한 흐름을 반영하는 까닭일 것이다. 다이너마이트로 큰돈을 번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의 문명 발달에 학문적으로 기여한 사람을 기리는 노벨상은 노벨의 고국인 스웨덴에서 수상자를 결정하지만 노벨평화상은 예외다. 스웨덴의 이웃인 노르웨이에서 선정한다.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위원회가 담당한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미국인 엘 고어와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지구의 환경문제를 다룬 『위기의 지구』와 최근 기후온난화의 위기를 절박하게 전하는 『불편한 진실』을 쓴 엘 고어는 정권을 염두에 두었던 정치인이다. 때문에 그가 수상자로 선정된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정치인 가운데 앨 고어처럼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에 고민하는 이는 드물다. IPCC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과학적, 기술적 사실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고 국제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로 1990년부터 2007년 11월까지 지구온난화와 그에 의한 해수면 상승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5차례 펴낸 바 있다.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미국 대권에 다시 도전하라는 지지자의 요구가 빗발친다는데, 중요한 건 엘 고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데 있지 않다. 노벨평화상이 기후변화를 주목했다는 사실이다. 2004년 아프리카에서 그린벨트 운동을 펼치며 사막에 나무를 심어온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이래 본격적으로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국제 분쟁보다 중요한 평화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바나나가 멸종위기라고 한다. 흔하디흔한 바나나가 사라질 위기라니. 다년생 풀인 바나나의 종류와 유전적 다양성이 단순해진 까닭이란다. 다수확 씨앗만 골라 심어 수확량은 전에 없이 늘었지만 닥칠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지구촌에서 바나나를 구경하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것이다. 품종과 유전적 다양성이 단순할수록 환경변화에 약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바나나를 재배할 수 있을까. 따뜻해진 우리 해변에 종료나무가 자라 카리브처럼 고즈넉하게 될까.

 

올해 농부들은 김장김치 파종시기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못했다. 처음 듣는 가을장마 때문이었다. 김장철이 가다오는데, 한 포기에 7천 원 하던 배추에 이어 무도 예년의 두세 배에 달한다고 언론은 전한다. 피자와 햄버거에 길든 젊은이들은 밥상의 김치를 거들떠보지 않는다는데, 이러다 김치는 전통 식단에 간혹 올라가는 고급 반찬의 목록으로 등극하게 되는 건 아닐까. 배추나 무만이 아니다. 황금 들녘은 아직 아름답지만 올 수확은 저조할 것으로 예측한다. 앞으로 우리 밥상은 온전할 수 있을까.

 

기후변화로 경상북도 특산물이던 사과가 강원도에서 재배되고 명태가 물러난 자리에 고등어가 잡히지만 바나나나 종료나무까지 잘 자라는 건 아니다. 생태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전통 식단을 수천 년 보장해준 우리 농토에 아열대 농작물은 적응할 수 없다. 전통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기후변화는 다양성을 잃은 종자에 치명적이다. 타 지역에 비해 정도가 심한 우리의 기후변화는 음식문화의 변화로 그치지 않는다. 노벨상이 주목했듯, 기후변화는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에 팔 걷고 나섰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품에 표시해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유도하고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관세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프랑스의 사례를 따를 게 분명한데, 우리는 잠잠하다. 노벨평화상은 기후변화를 주목했는데, 우리는 여전히 개발 타령이다. 우리도 곧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다.



환경담당 정부기구 개편


이제까지 정부부처 내에서 환경부는 개발부처에 비해 위상과 힘이 약했다. 개발로 악화된 환경문제를 뒤처리하는데 그치는 경향이 컸을 뿐 아니라 체계적인 환경정책을 펼치는데 한계를 보였다. 환경부 스스로 낮은 위상에 안주해 적극적인 대안을 능동적으로 펼치지 않은 경향이 없지 않으나 앞으로 달라져야 한다. 현재 한반도는 물론 지구촌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태를 직시할 때, 환경정책은 민족의 생존 차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새길 필요가 있다. 내일의 생존을 생각하는 정책보다 중요한 국가 행정은 없어야 한다.

 

환경부는 정부 내에서 정책결정 과정에 능동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개발을 먼저 생각하는 건설교통부의 주도로 행정부의 개편이 실행될 경우 정부의 환경 업무의 위상은 더욱 위축될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정권에서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의 통합을 논의한 적 있으나 아직 시민들에게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새로운 정부에서 정책결정에 앞서 환경 부담을 먼저 고려할 수 있도록 환경부의 위상이 달라질 충분한 필요가 있다. 노무현 행정부에서 논의된 바 있는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의 통합이 실효성 있게 논의되어야 하지만 그 논의는 환경부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통합 이후에도 환경의 측면을 먼저 고려하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정부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

 

새 정권은 다음 세대의 건강한 생명을 고려하는 환경정책을 체계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건설교통부는 물론 다른 부처의 기능 중 환경과 연관되는 부서의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해야 한다. 그를 위해 환경부는 부총리 급으로 승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행위를 비롯한 각종 정책이 체계적인 정부의 환경정책과 충돌하는 일을 없애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심의할 수 있는 위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적 대응


기후변화는 범지구적인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많은 국가는 지구온난화를 대비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내놓을 뿐 아니라 그 실행계획을 앞당길 정도로 시민들과 실천에 옮기고 있다. 한데 다른 지역에 비해 온난화 정도가 두 배에 달하는 우리는 지구온난화의 실태조차 짐작하지 못하는 실정이며 우리 정부는 이제까지 국내외적으로 거의 방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안 모색과 실천이 상당히 늦은 우리 정부는 이제 자세를 바꿔야 한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 위해 대통령 실에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는 범정부적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시민과 대안을 찾고 마련된 대안을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관련 정부부처의 장이 참여하는 그 위원회에는 여성과 환경운동가를 포함한 민간 전문가를 의사결정에 구속력 있는 인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온실가스 저감화를 위해 에너지 집약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온실가스 배출의 총량제를 실시하여 기후변화 요인의 추가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 도시의 경우, 에너지 과소비를 전제로 가동하는 밀폐형 초고층아파트의 신축 붐에 제동을 가하고 대중교통망과 안전한 자전거도로 확충하고 보행자 편의의 콤팩트 도시 지향해야 하며 농촌은 과밀 축산업과 단작을 다품종 소량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면서 소농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소비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효율성부터 재고할 필요가 있다. 가능한 산업체부터 에너지 소비의 효율화와 재활용을 유도하고, 신축되는 주택은 물론 가전제품과 조명기기의 효율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제도 개선을 통해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 증가시키고 자연광 조명이 가능한 건물과 주택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낭비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경쟁적으로 계획하는 4계절 스키장 건설을 억제하고 현란한 광고판의 밤샘 점등을 제한하며 소형 승용차 사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모색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원의 발굴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는 것은 물론 민간 차원의 노력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 실행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난방을 지원하고 풍력과 지열 활용하며 가축분뇨나 음식 쓰레기를 우선 활용하는 바이오 에너지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때 식용이 가능한 곡물의 사용을 지양하고 폐식용유를 깨끗하게 가공하는 바이오디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하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는 소수력을 모색할 수 있으나 조력발전의 경우 갯벌을 비롯한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자원을 과다 소비하며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존 발전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 핵연료의 채굴, 정제, 운송, 폐기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뿐 아니라 후손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폐기물을 배출할 수밖에 없는 핵에너지 정책은 기후변화의 대안일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석탄 화력의 비율 재검토하고 수력발전을 위한 다목적댐의 생태적 영향을 살펴야 한다. 지역 주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식을 지역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 복원을 통한 온실가스 제거하는 정책은 가장 근본적이다. 각종 개발로 녹지가 섬처럼 고립돼 있는 도시에 나무를 충분히 심어 생태축을 복원하고, 강우를 저장할 뿐 아니라 피해를 완충할 비오톱을 도시 곳곳에 조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기존 공원에 녹지의 확보하고 열을 식힐 수 있는 공원을 도심에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그를 위해 재개발 시 녹지면적부터 고려하는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녹지 총량제’ 추진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개발로 제거될 것으로 예정되는 면적보다 넓은 녹지를 인근에 조성토록 개발사업을 수행토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갯벌은 해양에서 중요한 녹지 역할을 담당한다. 갯벌 매립의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온실가스 흡수와 식량 자원 보전을 위해 개발을 위한 농업용지 전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재배와 수산물 작황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면서 그 변화가 미치는 문화적 충격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농어촌과 산간지역의 생산 활동 변화와 그 판로, 새로운 식단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 변화로 인한 생활문화의 변화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약을 준수하고 국내외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기술과 인적 물적 재원 지원을 통한 국가 간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적으로 경험을 공유하며 지원할 수 있다. 국가는 물론 민간 차원의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을 적극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 측면의 환경관리


수질, 대기, 폐기물, 소음과 진동과 같은 기술적 환경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고하고 시민들은 생활권에서 환경이 개선되었다고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기술적 환경관리의 개선을 위해 정부의 정책이 변화되어야 한다. ‘배출 총량제’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정책과 더불어 배출된 오염물질이 자연적으로 정화될 수 있도록 공업단지 내와 그 주변에 녹지를 충분히 확충하고 공직자와 관련 전문가는 물론 관심 있는 시민들의 언제라도 현황과 변화 추이를 감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수도관망의 투명한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상수원 수질 관리를 위해 집수지역 생태 보전하는 한편, 상수원 일원의 유기농업을 적극 지원하며 지역 주민이 수질보전의 감시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 마시는 물은 공공재라는 인식이 정책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수돗물 민영화와 산업화는 고려 대상일 수 없다. 장차 염려되는 수자원 부족 사태를 대비해 하수 중간처리와 그 활용을 도시와 농촌에서 강구하고, 공공시설은 물론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시설에서 빗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민간이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 총량제’ 실시를 강화하고, 오염부담 적은 도로교통 체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교통수단에 오염 저감장치 부착 의무화하고 도시에 가로수 터널로 안전을 확보하는 자전거 도로 확충하여 도시를 청결하게 유도하고 시민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 자전거가 도시의 실질적 이동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안전과 편의를 확보해야 한다.

 

재활용보다 재사용, 그보다 적게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적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포장재 종류와 양과 부피의 감소 유도하고 재활용보다 소비 자체를 줄이는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한다. 그를 위해 건축, 산업설비, 기계 부품과 도구, 가전을 비롯한 여러 제품을 재활용이 가능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농축임산업 폐기물의 에너지 자원화와 퇴비화, 금속 폐기물의 재활용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개발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문제를 사전에 파악해 문제를 없애거나 최대한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그 방안이 불가능할 경우 개발계획 자체가 반려되어야 한다. 현행 요식행위로 끝나고 마는 환경영향평가로 개발과 그 이후 발생되는 환경문제를 거의 통제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개발행위자에게 면죄부가 되는 경향이 높다. 실제적인 환경영향평가가 될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정비를 고려할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개발행위가 부담하면서 중립적인 기관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한다면 문제 발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우선 민간참여가 보장되는 환경영형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민주적으로 가동해 그 결과 제도를 정비할 때 적극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가 더는 개발의 전주곡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태계 체계적 관리


우리나라는 아직 지역별 생태 자원의 자료가 축적되지 않아 변화추이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현황도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행해지고 계획되는 각종 개발이 생태계의 파괴를 심화하는 경우가 거듭되고 있다. 국가의 연구기관을 확충하여 조사연구 자료의 축적을 도모하고 대학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수 있다. 생태계 보전에 역행하지 않는 개발행위를 위해 축적되고 분석된 자료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해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을 필요한 지역에 건설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전국의 생태계 변화 추이 주기적 상세하게 조사하여 그 결과물을 국가 생태자료로 축적, 향후 지속가능개발에 이용해야 하며, 그를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실질적 연구를 이제와 달리 체계적으로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조작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예방책 마련하며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구속력 있는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갯벌의 가치 인식을 증진하고 갯벌의 보전을 위한 홍보와 교육 방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한 민간단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역할 지원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의 실천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우리 시민사회는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고, 정책당국 역시 시민단체의 지원에 대한 절박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높은 환경의식은 정부에서 환경정책을 펼칠 때 크게 긍정적인 효과로 연결될 것이며 환경단체는 시민의 환경의식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권에서 환경교육과 환경단체와 같은 시민단체의 지원할 방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제까지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서 지원한 정도로 부족하다. 환경교육은 각 급 학교와 시민사회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위상을 달리할 환경부에서 그를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시민의 환경의식과 실천의지를 높일 수 있도록 시민단체의 관련 사업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할 수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지원을 위한 민간기구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예산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과 시민사회의 환경교육을 각 급 학교나 대학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자연에 대한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인문사회 교육을 강화하면서 환경문제를 문화와 역사 차원으로 접근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를 위해 기술교육에 인문과 생태철학의 혼을 심는 교육이 필요하다. 각 급 학교에 환경과목 설치하거나 모든 과목에 환경 개념 넣는 교과서를 집필할 수 있을 것이며 대학은 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교양강의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자연으로 연장해, 자연에서 환경문제를 피부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각종 개발행위를 이해당사자나 지역의 시민사회에 알리지 않고 비민주적으로 시행되거나 일단 논의과정을 거쳐 시행되는 개발이라 하더라도 개발행위 과정과 개발 이후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환경피해가 발생할 경우가 많다. 그때 개발행위자는 물론 개발행위를 허용한 자와 시민사회는 격한 갈등이 유발되어 인적 물적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발생한다. 새로운 정권에서는 이와 같은 불합리한 현상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그를 위해 이해당사자는 물론 관심 있는 시민과 관련 전문가가 구속력 있게 포함된 심의 기구를 만들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실에 둘 수 있다. 그와 같은 기구에서 사전 또는 사후에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를 심도 있게 실시해 방안을 찾고, 민주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된 방안은 행정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수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시민들의 환경단체 가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금 감면 정책을 통해 기업과 시민의 능동적인 기부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정부 예산으로 민간 환경단체의 운영을 지원하는 것보다 대 시민 교육사업 지원하며, 이해관계에 얽히는 기업의 직접 지원보다 기업에서 출자하는 중립적 재단을 통해 민간단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이 모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 환경단체와 중앙ㆍ지방정부 사이의 투명한 양방향 소통 체계를 상시 가동할 수 있다.



시민의 정주의식 강화


투기 열풍에 휩싸이거나 치인 시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정주의식을 가지지 못한다. 자신과 가족이 뿌리를 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기억하고 보살피면서 자긍심을 배양하지 못한 세대는 역사와 문화는 물론 이웃과 생태계와 민족과 국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함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로 인해 시민사회는 발생하는 환경문제에 무관심해지고 지역에 관심이 없는 사회에서 범죄가 쉽게 발생하고, 발생하는 범죄를 줄이려는 공동체의 노력이 배양되기 어렵다.

 

주거지를 개발하거나 재개발할 경우, 공동체의 소통을 고려하는 공간구조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 생태적인 소통과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염두에 두는 설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토지 공개념’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세제를 적극적으로 개혁하고 정주의식을 도모하는 정책을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에서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수 있으며 지역 교육기관과 시민단체의 역할이 효과를 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분 결어서 이웃을 만날 수 있는 녹지공원을 갖춘 도시로 재개발하면서 생태계와 이웃하는 도시, 녹지를 바라볼 수 있는 도시 공간 확보하는 것을 모색할 수 있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안전과 편의가 우선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녹지와 농지로 활용할 수 있는 주말농장을 도시 가까이에 저렴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를 거쳐 그린벨트를 그 목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의 생태화를 통한 관광자원화로 도시인에게 고향 이미지 제공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의 능동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련단체의 정책적 지원과 정부의 노력으로 도농직거래의 활성화하여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참여하는 문화를 모색할 수 있다. 농민의 궁극적 자립을 위해 종자주권 확보를 기반으로 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추진, 체계적인 유기농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나가는 글


석유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고하는 가운데 도시에서 태어나는 어린이의 80퍼센트 정도에서 아토피 증세가 나타난다. 선박과 자동차가 온갖 물건들을 싣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소비하고 폐기한 결과다. 대량생산한 다국적기업의 농산물이 농약에 찌들어 식탁에 올라오고, 살충제와 제초제가 땅을 죽이자 사람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다. 다음 세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산성비로 미생물이 사라진 토양은 빗물에 휩쓸려 강물을 오염시키고, 공장에 부지를 내준 강은 직선화되어 온갖 쓰레기를 어패류의 산란장에 내려놓는다. 경쟁을 위해 양식장과 목장과 농장은 항생제 흥건한 식품을 식품매장에 나 몰라라 넘기니 아토피를 막을 수 없다.

 

언론은 독도 해저에 이른바 ‘불에 타는 얼음’이라고 일컫는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무한정 매장돼 있다고 보도했다. 심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석유를 대체하지 못한다. 채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에너지가 상상을 막대하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으로 주장하는 것과 관계없이, 석유 값이 아무리 올라도 효율과 경제성이 없다. 언론은 40년 이후 우리나라는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무한정 확보할 것처럼 수선을 떨었는데, 핵융합으로 당장 석유를 대체할 수 없지만 성공 이후가 더 걱정이다. 40년 후 세계는 에너지만이 모자라는 게 아닐 텐데, 에너지가 남는 국가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는 강대국과 유사한 오만한 태도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삼협댐이 완공되었다. 중국은 삼협댐 완공으로 물류비가 절약되고 관광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장강의 물을 지하수로로 북경에 공급하면 수천 년 갈증이 해결되고 공장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양자강 범람이 국지성호우로 연결되는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만일 삼협댐이 무너진다면? 앞으로 적어도 백년 이후의 상상일 테지만,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비용만이 아니다. 감당할 수 없는 재앙과 패닉 현상은 중국은 물론 삽시간에 세계로 퍼질 것이다.

 

공급자 편의로 환경위기의 대책을 세울 수 없다. 무너지면 더 짓고 고장나면 고치며 해결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 물도 전기도 마찬가지다. 모자라니 공급하는 식으로 계속하다보면 머지않아 아토피보가 악화될 사태를 만나게 것이다. 아토피를 약으로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겠지만 원인이 남아있으니 제거되지 않을 것이다. 구취가 심한 까닭이 간 때문이라면 의사는 근본적으로 간을 치료하자고 권유할 것이다. 간은 왜 나빠졌을까. 술 때문이라면 술을 끊거나 줄여야 한다. 술은 왜 마시나. 연이은 바이어 상담과 접대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면 일을 줄이거나 업종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근본적이다. 전기와 석유를 지금보다 적게 소비하면서 즐거울 수 있다면 위기상황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 물도 마찬가지다. 식량증산곡선이 내려가고, 어획고가 줄어드는 현상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징후들이 시방 개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폐쇄된 지구 생태계에 살고 있다. 남은 자원은 후손의 생명이다.

 

흔히 삶의 질을 이야기한다. 노을이 붉게 타는 낙조를 바라보며 벗들과 소주 한잔하는 즐거움을 다시 찾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이가 있다. 아이와 눈사람을 만들고 싶어도 눈을 굴릴 만한 마땅한 들이 없다고, 연줄을 길게 잡고 뛰어오를 언덕이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이도 있다. 어떤 삶의 질을 추구해야 하나.

 

온실을 벗어나자. 밖으로 나와야 창밖의 실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겨울은 추워야 정상이다. 겨울이 덥고 여름이 추워지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감기를 달고 산다. 되도록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거나 걷자.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를 재개발할 때 나무가 우거진 녹지부터 조성하고, 나무 그늘로 시원한 보행자와 자전거도로가 도시 여기저기를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철저히 정비해야 한다. 개발위주의 예산도 관성을 바꿔야 한다. 내일을 생각하며 기후변화가 일으킬 문화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을 절박하게 논의해야 한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많은 후보들은 습관적으로 개발을 외친다. 지역개발을 통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개발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손바닥만큼 남은 숲에 새들이 찾아 들지 않고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사라지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알기 시작했다. 건전한 시민 의식이 새롭게 싹트면서 환경을 우선하는 행정이 내일의 건강을 보전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선거에서 개발이 쟁점일 수 없다. 오히려 개발로 파괴된 환경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가 부각되어야 한다. (2007 이런 대선정책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