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개발

디딤돌 2009. 1. 3. 00:03

 

기축년 소가 바통을 이었다. 무자년 쥐가 그랬듯, 연말이 되면 만신창이가 된 채 경인년 호랑이에 넘기겠지. 어찌되었든, 투명한 하늘 아래 허파를 시원하게 씻는 공기로 출발한 새해는 아직상쾌하다.

 

기축년의 화두도 여전히 경제다. 전국은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을 한국형 녹색 뉴딜정책이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이 시작돼 질풍노도(疾風怒濤)처럼 강행될 태세다. 때를 같이하여 ‘2009년 경제운용방향’을 내놓은 기획재정부는 미세먼지 총량 관리제 실시를 보류하겠다고 전했다. 사업장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건데, 질풍에 휩쓸릴 먼지는 노도와 같이 일어 현재와 미래의 유권자와 우리 강산의 모든 생명체에 견디기 어려운 부담을 안길 게 틀림없겠다.

 

얼마 전, 방콕에서 60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한 나이트클럽 화재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화재가 그렇듯, 사망자는 시커먼 연기에 질식해 쓰러진 이후 화마에 휘감겼을 거고, 부상자도 화상보다 질식이 심각했을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먼지가 호흡을 곤란하게 했을 텐데, 화재로 인한 시커먼 먼지는 누구나 피하려 노력한다. 많은 사람은 탈출해 사고를 면할 수 있지만 생활권의 보이지 않는 먼지는 그렇지 못하다. 모르는 사이에 폐에 쌓여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기축년은 다른 해보다 ‘PM10’, 다시 말해, 1밀리미터의 100분의 1정도의 먼지가 건강을 걱정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운하를 염두에 두었다는 세간의 의혹을 전혀 해소하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벌일 4대강 정비사업 지역에서 특히 극성이겠지만, 전국이 공통일 게다. 경제 소생을 핑계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이때다 싶게 멀쩡한 건물을 때려 부수고 녹지를 훼손할 준비를 마친 상태가 아닌가. 기축년의 전국 대기가 PM10으로 뒤덮일 징후는 바야흐로 농후하다.

 

PM10처럼 작은 먼지는 코와 목에서 충분히 걸러지지 않고 폐에 들어가는데, 폐는 그처럼 작은 먼지에 적응된 구조와 기능을 갖지 못했다. 오염된 환경에서 진화되지 않은 관계로 작은 먼지는 허파꽈리와 뭉쳐 축적되며 호흡을 방해한다. 탄광 노동자의 진폐증을 생각하면 좋겠지만 생활권의 PM10은 진폐증과 달리 이렇다 할 증상이 없이 수명을 단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입방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이 증가할 경우 성인의 수명이 1년 이상 단축하고 호흡기 사망률이 3퍼센트 이상 증가한다고 전문가는 주장한다.

 

인구가 드문 지역에 거대한 토목공사를 벌인 뉴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다지만 그건 1930년대 미국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발굴하거나 낡은 사회간접시설을 개보수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는 코드가 맞을 거로 기대하는 우리 대통령과 달리 반대의견을 묵살하며 전광석화니 질풍노도 따위로 유권자에게 으름장 놓지 않았다. 그래서 상쾌하게 출발한 기축년이 걱정이다. PM10이 수명을 단축할 농도로 퍼질 반경에 인구가 조밀한 까닭이다. (경향신문, 2009.1.21)

뉴딜정책중에 일부분이 토목공사였지요. 건설현장 출신의 대통령눈에는 토목공사만 보이는 게지요. 걱정이 태산입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