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생명공학

디딤돌 2016. 7. 3. 03:00


몇 해 전,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 굳이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라 고집하는 한 과학잡지가 특집을 마련했다. GMO를 연구하는 생명공학자의 주장을 근거로 앞으로 100억 가까이 증가할 지구촌 인구의 부족한 식량을 유전자 변형 식품이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내용이었다. 그 잡지는 GMO가 환경이나 인체에 해를 미치지 않도록 과학기술계에서 얼마나 애를 쓰는지 눈물겹게 전했다.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도 화답했다. “유전자 변형 작물 개발을 반대하는 여론에 밀려서 우리 정부가 이 연구에 늦게 지원해 못내아쉬워한 그는 연간 15조 원에 달하는 기술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 식탁은 외국의 손에 넘어가는 상황이 된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발굴한 유전자가 국제 특허를 얻는 것이 당면한 과제임을 주장했다. 나아가 세계 최초로 벼 유전자를 속속들이 밝혀낸 우리 기술이 드디어 세계 종자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출발을 했다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과학잡지의 예견은 어느새 현실이 돼 가는가? 지난 정권에서 사라질 뻔했던 농촌진흥청은 배은망덕에 나선다. 농민들의 요구 덕분에 조직이 살아남았건만, GMO 벼 생산으로 농민을 위협하는데 앞장서는 게 아닌가. 산업용 쌀이므로 괜찮다고 둘러대지만 GMO 벼를 심은 논은 일반 벼를 심은 논과 아주 가깝다. 꽃가루로 수정하는 식물이 벼다. GMO 벼의 꽃가루가 쥐도 아닌데, 1미터 안팎의 철망 울타리로 안전을 장담한다. GMO 벼의 조작 유전자가 일반 벼에 퍼진 사례가 미국에 있건만 사람이 직접 먹지 산업용이므로 괜찮다는 주장을 농촌진흥청은 근거 없이 늘어놓는다.


GMO 연구자나 교수들은 농사지은 적이 거의 없을 게 분명하다. 외국에 넘어간 식량주권에 안타까워하지 않은 그들은 우리의 농촌 현실과 후손에게 닥칠 식량 위기에 무감각한 것으로 보인다. 식량자급률이 30퍼센트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재배하는 농작물 종자의 대부분을 외국회사에 의존한다는 점도 걱정하지 않았다. GMO로 세계 종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무진 꿈보다 시급한 현황, 다시 말해 우리 식량자급의 처참한 현실에 둔감한 전문가들은 부가가치, 즉 돈벌이부터 따진다. 심화되는 지구온난화와 석유위기 시대에 생산량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이 치솟을 세계 식량의 위기가 예견되건만, GMO 타령에 그친다.


조작된 유전자는 잘 퍼져나간다. GMO의 특징이 그렇다. 중금속을 잘 흡수하는 올챙이 유전자는 우리나라 생명공학자에 의해 현사시나무와 포플러에 옮겨졌지만, 그 유전자는 다른 식물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고 담당 연구자가 경고한 적 있다.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더욱 주의해야 할지 모른다. GMO에 들어간 이질 유전자가 음식을 통해 사람의 유전자를 조작할 가능성은 없을까? GMO를 개발하는 다국적기업에 예속되지 않은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GMO 농작물을 생산 공급하는 다국적기업은 수만분의일 정도로 낮은 확률이라고 애써 무시하지만, 우리가 먹는 농작물 속의 유전자는 수만 개가 아니다. 그보다 무시무시하게 많다.


GMO 유채에 들어간 조작 유전자는 꽃가루를 타고 일반 유채에 들어간다. 제초제를 뿌려도 끄떡없도록 조작된 콩의 유전자가 콩에 머물지 않고 잡초로 옮겨가면서 농민들의 손실이 커진 미국의 사례는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 게다가 GMO 자체가 안전한 물질이 아니다. 실험용 쥐에 GMO 감자를 먹이자 뇌와 심장이 수축되고 면역기관이 비대해져 죽는 현상은 다른 GMO 작물로 확산된다. GMO 옥수수를 먹인 닭의 폐사율이 그렇지 않은 닭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현상이 사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 GMO 사료를 먹인 가축의 고기나 계란이나 우유는 괜찮을까? 안전을 의심할만한 연구결과가 이어지는데, 우리나라는 사료뿐 아니라 식용으로 GMO 농작물을 가장 많이 수입한다.


시민단체의 반대가 빗발치자 우리 정부는 사람이 직접 먹는 GMO는 수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 있다. 현실은 어떤가? 전북 김제평야 근처에 심은 GMO 벼는 산업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디에 쓸 산업용인지 농촌진흥청은 용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산업용을 식용으로 둔갑시키지 못하도록 감시하거나 처벌하는 제도를 사전에 확보하지 않았다. GMO를 가장 많이 개발해온 미국도 자국민의 주식인 밀은 극히 조심한다. GMO 밀을 개발했지만 자국민에게 보급할 생각이 없다. 산업용도 마찬가지다. 식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우리 정부는 자국민의 식탁을 오염시키려고 혈안이다. 산업용 GMO 벼는 생산량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럴까? 꽃가루가 바람으로 이동하는 한 걱정은 태산만큼 커진다. 일반 벼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한 벼는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농민의 파산이 뒤따를 것은 불문가지다.


우리가 막대하게 수입하는 GMO 농작물은 대부분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몬산토가 보급한 씨앗의 산물이다. 그 중 라운드 업 레디 소이빈이라는 별칭을 가진 콩은 몬산토가 독점 판매하는 제초제, ‘라운드 업을 뿌려야 생산이 가능하다. 모든 식물을 말라죽게 만드는 그 라운드 업의 주성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글라이포세이트라는 독성물질이다. 몬산토의 GMO 콩은 라운드 업을 뿌려도 끄떡없지만 그 콩에 글라이포세이트가 묻어 있을 수 있다. 그뿐인가? ‘라운드 업이 땅속에 남는 관계로 전통 농작물을 심기 꺼림칙하다. 한 번 GMO 콩을 심으면 계속 몬산토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악명을 가진 몬산토다운 전략일 텐데, 시방 열대우림 아마존은 GMO 콩을 심느라 대규모로 연실 파괴되고 있다.


아프리카나 아마존에 존재하는 열대우림은 단일한 품종의 농작물을 드넓게 심는 이른바 플랜트 농업에 아주 취약하다. 땅 위의 생태계는 다채롭고 풍부하지만 땅 속의 생태계는 온대지방이나 한대지방에 비해 단순하고 영양분이 척박하다. 그런 열대우림을 거대하게 파괴하고 심는 농작물은 화학비료는 물론이고 살충제와 제초제 없이 경작이 불가능하다. GMO 콩을 심은 아마존 일원은 땅과 물이 글라이포세이트에 오염되니 생수를 구할 수 없는 원주민들은 죽거나 내쫓길 수밖에 없다. 베트남 우림에 뿌린 고엽제와 비슷한 현상일 텐데, 그 고엽제도 몬산토에서 개발해 독점 판매했다.


가난해도 자급자족하므로 풍요롭던 지역에 대단위로 조성한 플랜트 농축산단지는 생태계를 파괴하는데 그친 게 아니다. 다채로웠던 생태계를 몇 가지 안 되는 농축산물로 획일화하지만 그 농축산물들은 지역의 가난한 사람에게 공급하지 않는다. 구입할 외화가 없으므로 소외된다. 플랜트 농업은 서구인의 기호식품이나 가공식품의 원자재로 팔려나갈 뿐이다. 다양성을 잃어 허약해진 생태계는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가뭄과 홍수에 기반을 잃을 수 있는데, 유전자가 단순한 농작물은 그때 치명적 피해를 입는다. 몬산토와 같은 다국적기업이 독점 보급하는 GMO가 특히 그렇다. 농부는 대책을 세울 수 없다.


세계는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식량자본에 예속돼 있다. 그들이 식량을 적시에 적량 공급하지 않으면 외화가 부족한 국가는 당장 굶주려야 한다. 식량 가격은 폭등하고 굶주리는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키겠지. 세계인들의 식탁은 한동안 위축되고 단조로워지겠지만 다국적기업은 큰돈을 벌어들이겠지. 우리의 느슨한 기준치보다 무려 130배 이상 고독성 농약으로 오염된 밀을 수출국에 되돌려 보내지 못한 우리는 아직 돈이 있으므로 안심할 수 있을까? 내 돈 내고 머리 조아리며 식량을 수입하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안전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을 믿고 GMO 농작물을 전 세계에 획일적으로 심은 이후, 작황이 곤두박질친다면? 지구촌 인구들은 굶주려야 한다. 콩이 그렇다. 우리는 두부를 참아야 할 것이다. 가축 사료로 막대하게 사용하는 옥수수가 그렇다. 그 옥수수를 당분으로 가공해 넣는 수많은 식품들이 사라질 수 있다. 대형 슈퍼마켓에 전시 판매하는 가공식품의 절반 이상에 옥수수 성분이 들어간다. 대부분 GMO일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나라는 주곡인 벼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GMO 벼가 퍼지면 퍼질수록 우리 농촌은 피폐해지고 말 것이다.


과학기술은 본래 허점이 많다. 돈벌이를 먼저 생각하는 과학일수록 연구 과정에서 놓치는 부분이 많다. 양심 있는 과학자라면 자신의 연구 성과를 완벽하다 주장하지 못한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개발한 식품의 안전성은 연구자가 확신하기 어렵지만 현실은 어떤가?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안전하다는 신화가 차고 넘친다. 의약품은 나름대로 객관적 안전을 검증했어도 10년 이상 안전한 의약품은 얼마나 되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은 무엇을 웅변하는가? 불확실성이 농후한 GMO는 편집된 안전만 강조될 뿐이다.


특정 해충을 죽이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옥수수와 감자가 세계로 확산된 이후 그 농작물 때문에 곤충과 쥐가 죽어나간다면 생태계는 걷잡을 수 없게 무너질 수 있다. 연구자는 애초 예상하지 않았겠지만 쥐와 곤충을 죽이는 현상은 일회성이 아니다. 감자와 옥수수가 그렇다. 유전자가 조작된 농작물이나 축산물이 앞으로 어떤 문제를 어떻게 일으킬지 현재 아무도 모른다. 생태계에 삶을 기대는 인간은 언제까지 안심할 수 있을까? 메론 향 돼지고기를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한다면, 그 고기를 즐겨 먹은 사람의 몸에서 메론 향이 생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메론 향 오줌을 누는 아이를 낳는 상상은 실현 불가능하지 않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식량은 상품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는 음식이었다. 음식으로 돈벌이에 나설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GMO가 식량증산의 대안이라고? 다국적기업이 보급하는 GMO는 식량증산과 무관하다. 그저 돈이 목적일 뿐이다. 다국적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후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은 자학이다. 조상들이 물려준 자연에서 건강하게 살아온 우리는 후손에게 어떤 자연을 물려주어야 하나? 자식이라면 재산과 생명도 다 내줄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라면 후손에게 어떤 먹을거리를 건네주어야 할까?


돈벌이를 염두에 둔 과학기술이 안전을 되뇌며 내놓는 GMO는 에덴동산의 사과. 유럽에는 방사선 조사 식품에 이어 GMO가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회원이 많게는 수백만 적게는 수십만인 시민단체에서 불매운동을 언질하자, 지레 겁먹은 식품회사에서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런 불매운동이 가능해야하는데, 아쉽게 식품회사를 움직일 만큼 거대한 시민단체가 드물다. 잠시 불붙던 불매운동도 지속되지 않아 무시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자. 두드리면 열린다. 거세게 두드릴수록 빨리 열릴 터. 시민단체의 힘이 부족하다면 소비자가 직접 나설 수 있다. 제철 제 고장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생활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늘어나지 않던가. 종교인들이 앞장설 수 있다. 창조질서를 어지럽히는 존재가 GMO. GMO를 거부하는 운동을 교회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펼치면 어떨까? GMO 벼로 자국민을 위협하는 농촌진흥청의 행태에 분노하며 아예 모든 GMO가 시장에서 철수하게 행동할 수 있을 텐데. 들불처럼 불매운동을 전개하면 상황은 바뀔 수 있을 텐데. (가톨릭평론, 20167-8월호, 4)

 
 
 

과학기술·생명공학

디딤돌 2015. 5. 9. 10:29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선종성 용종을 가진 이가 2008년 이후 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보도가 지난 3월 나왔다. 언론은 거기까지 보도했다. 2008년 이전의 상황은 알리지 않았다. 2018년 이후의 추이도 전하지 않았다. 그 내용을 밝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선종성 용정이 늘어난 이유를 분석하지 않았다.


선종성 용종이 있다고 반드시 대장암 환자로 이어지는 건 아닐지라도, 도대체 왜 그 용정을 가진 이가 최근에 늘어난 걸까? 언론은 고령층 인구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서구적 식생활이 증가하고 건강검진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의 수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는데, 상투적이다. 최근 5년 이내에 식생활이 갑자기 바뀌고 고령층이 늘어난 게 아닌 만큼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최근 늘었더라도 설득력이 약하다. 다른 질병은 두고 하필 선종성 용종만 늘어난 이유는 뭘까? 한 전문가는 2008년부터 수입이 허용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의심한다. 정부가 일사천리로 식용 유전자 조작 농산물과 그런 농산물로 가공한 식품(GMO)의 수입을 허용한 뒤에 선종성 용정이 증가한 게 아닌지를 추론하는 거다. 물론 그 추론을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원인이 아니라고 단정할 어떤 합리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씨앗으로 GMO농산물을 독점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은 어떤 유전자를 어떻게 조작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는다.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들도 모를 가능성이 높다. 다른 종의 유전자를 농작물에 넣는 과정은 정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각지 않았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고 실제로 그렇다. 시장에 내놓을 때 몰랐던 부작용이 널리 소비된 이후 밝혀지거나 연구할 때 몰랐던 부작용이 다른 지역에 파종하자 나타나기도 한다.


유전자 조작 기술로 맛을 강화한 브라질너트는 먹는 이에게 가려움증을 유발해 퇴출되었지만 그 정도는 약과에 그친다. GMO감자를 먹은 실험쥐의 뇌와 심장이 위축되고, 유전자 조작된 어떤 옥수수를 먹은 닭과 제주왕나비의 생존율이 절반 이하였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저를 가진다. 숲에 풀어놓은 보통 옥수수를 탐한 초식동물이 GMO옥수수를 외면하는 현상은 무엇을 웅변하는가?


미국인의 선종성 용종 발생률은 얼마나 될까? 유기농산물을 주로 구입해 가족과 요리할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미국인이 식품매장에서 구입하는 가공식품의 대부분에 GMO가 섞였다고 이르기에 하는 궁금증인데, 어느새 우리나라는 GMO 수입 세계 1위 국가가 되었다. 그것도 대부분 미국계 다국적기업이 생산한 GMO 일색인데, 유럽인들의 선종성 용정 발생률은 어떨까? GMO표시가 분명한 유럽에서 소비자들은 시장에서 GMO를 거의 퇴출시켰다.


자연의 동물이 회피하는 GMO가 쥐와 닭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GMO 관련 자본에 독립적인 과학이 밝혔으니 GMO는 사람에게 절대 안전하다 확신할 수 없다. 그런 GMO2008년부터 먹어온 사람들은 그 전과 다른 건강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아니 그런가? (푸른두레생협소식지, 20155월호)

 
 
 

과학기술·생명공학

디딤돌 2014. 4. 16. 18:22


 겨우내 저장식품만 먹다 입맛 잃은 조상은 봄철 논둑에서 머위를 뜯어 된장에 버무려 나물로 무쳤다. 머위로 입맛을 되찾았다지만 먹을거리가 풍성해 그런가? 요즘 젊은이들은 쓰디쓴 머위나물을 대체로 외면한다. 여러 식물과 자리를 다퉈야 하는 자연에서 잎사귀가 쓰다면 초식동물의 접근을 예방하는데 아무래도 유리하다. 입맛을 기억하는 동안 접근하지 않을 것인데, 사람은 예외다. 그 쓴 머위까지 뜯어 먹는다.


요즘은 머위까지 재배하는 걸까?, 얼마 전, 식탁에 올라온 머위나물은 예전보다 덜 썼다. 씨를 받아 여러 차례 재배하면 더덕의 향기가 약해지듯 시장에서 파는 머위도 재배한지 오래된 건지 모른다. 머위가 봄철 별미라 해도 젊은이들 입맛을 유혹하긴 어렵다. 지독하게 쓴 머위는 잘 팔릴 수 없다. 잘 팔리는 머위의 씨를 선택해 재배한다면 쓴맛은 많이 약해질 것이다. 잘 팔릴 수 있지만 그 머위를 뿌리면 초식동물이 꺼리지 않고 먹어치우는 건 아닐까? 안심해도 좋겠다. 요즘 가축은 목장에 갇혀 GMO 사료만 축내므로.


자연에서 선발된 농작물은 농부들의 품종개량을 거치며 타고난 유전적 다양성을 크게 잃는다. 그 결과 같은 농작물을 심으면 덤벼드는 곤충이 늘어나게 된다. 사이짓기로 곤충의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만 기계로 농사를 짓는다면 곤충을 피할 정도의 사이짓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살충제에 의존하는 농부가 늘어나는데, 곤충이 내성을 키우면서 농부는 더욱 강력한 살충제를 뿌려야했다. 그러자 땅을 기름지게 하던 다른 생물들이 사라지더니 살충제를 뿌리는 농부의 건강을 위협했다. 급기야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


GMO, 다시 말해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유기농인가? 농작물의 유전자 안에 살충 성분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살충제를 따로 뿌리지 않아도 된다고 그 씨앗을 파는 회사는 주장한다. 그러므로 유기농이라고 규정해도 좋을까?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 팔려나가는 GMO 농작물에는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종류가 살충 성분을 가진 농작물보다 더 많다. 잡초를 죽이는 제초제도 점점 강해지고 자주 뿌려야 하는 까닭에 이젠 농부와 소비자를 위협할 지경이 되었다. 그러므로 제초제를 조금만 뿌려도 된다고 광고하는 GMO는 유기농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GMO 씨앗에 조작돼 들어간 제초제 내성 유전자가 심각하게 퍼지고 있다. 제초제를 뿌려도 끄떡없게 하는 콩 속의 유전자가 옮겨가 잡초까지 제초제를 이겨내는 사례가 확산되는 중이다. 살충 성분을 발현하는 유전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죽어야 할 곤충이 버젓이 살아서 목화 열매 속에 꿈틀대는 현상이 인도에서 늘어난다. GMO에 조작돼 들어간 유전자가 엉뚱한 식물로 이동하고 곤충이 GMO의 살충 성분에 내성을 가진다면 농부는 더욱 강력한 살충제와 제초제를 더욱 많이, 그리고 자주 뿌리고 싶어질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그러므로 광고와 달리 GMO는 유기농일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제초제나 살충제, 그리고 화학비료를 뿌리지 않으면 유기농으로 생각한다. 물론 유기농에 그런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는 포함되면 안 된다. 하지만 유기농 기준은 화학농약과 화학비료 사용 여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소비자와 농부의 건강 뿐 아니라 생태계의 건강까지 두루 살피는 것은 물론이지만 거기에서 그칠 수 없다는 의미다. 유기농은 땅과 하늘과 사람과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먹고 재배하는 사람은 물론이지만 파종하고 재배하는 농산물 때문에 땅속과 생태계의 동식물에 피해가 생기면 유기농의 자격은 사라진다. 유기적이지 않는 까닭이다.


GMO 농작물을 심고 제초제와 살충제, 그리고 화학비료를 전혀 뿌리지 않는다고 해도 유기농일 수 없다. 특히 살충 성분을 가진 GMO을 실험동물과 가축에 먹이자 수명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여러 암이 발생하고, 심지어 심장과 뇌와 같은 장기가 위축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그런 농작물은 그 씨앗을 파는 기업의 이익에 봉사할 수 있지만 전혀 유기적일 수 없다. 사람에게 가려움증 이상의 징후가 발생하지 않았다지만 앞으로 어떤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할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책도 세울 수 없다.


GMO 씨앗의 유전적 다양성은 아주 단순하다. 특정 제초제에 내성을 갖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그 농작물은 타고난 유전적 다양성을 거의 잃고 말았다. 살충 성분을 가진 GMO도 마찬가지다. 몬산토와 같은 다국적기업이 독점 공급하는 GMO 씨앗은 유전적 다양성이 거의 없는 만큼 환경변화에 이겨낼 힘이 아주 약할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에 이은 기상이변은 유전적 다양성을 잃은 농산물에 치명적일 수 있다. GMO 농작물이 바뀐 환경에서 작황이 떨어지거나 심각하게 줄어든다면 인류는 식량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식량위기는 지구촌의 평화에 위협이 된다. GMO가 유기농일 수 없는 이유가 추가된다.


정부는 우리의 유기농 기준을 미국과 동일하게 바꾸려고 애를 쓰고 있다. GMO를 독점 공급하는 다국적기업의 근거지인 미국은 유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보다 기준이 느슨하다. 미국은 GMO5% 이내로 섞여도 유기농으로 인정한다. 순전히 GMO 씨앗 생산업체를 위한 배려다. 한미FTA가 체결된 상황에서 우리의 유기농 기준이 느슨해지면 미국의 유기농산물 판매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우리 농부와 유기농 매장의 불이익은 불 보듯 뻔하다. 나중에 기준을 바꾸거나 규제하려고 하면 미국 기업은 우리 정부를 고발할 테고, 우리는 막대한 세금으로 보상해야 할 게 틀림없다.


아직 우리 농토에 GMO 씨앗은 파종하지 못하지만, 정부가 미국의 압력을 받아 허용하게 된다면 우리 농토도 미국처럼 GMO의 조작된 유전자로 돌이키기 어렵게 오염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기농을 아예 잃어버리고 말 수도 있다. 우리의 유기농 기준을 지켜야하는 것을 물론, GMO의 농토 파종을 생존을 위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 나아가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이동거리를 따져 유기농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GMO로 오염된 미국 농산물을 배제할 수 있다. 그를 위한 행동이 점점 시급해진다. (지금여기, 2014415)

GMO도 약됨. 간장으로ㅋㅋ http://pann.nate.com/talk/320596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