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인간

디딤돌 2009. 9. 6. 15:24

 

전국은 시방 신종플루 몸살이다. 열과 기침이 조금만 나도 일단 신종플루부터 의심하고 타미플루를 확보하려 한다. 환절기에 계절 독감 백신이 일제히 처방될 시기가 가까웠건만 신종플루 때문에 독감 걱정은 물 건너간 느낌이다. 현재 사망한 환자가 같은 시기 교통사고로 사망한 수보다 훨씬 적지만 긴장도는 거의 패닉 수준이다.

 

신종플루라. 이름은 과학적이지 않다. 세계보건기구는 애초 돼지독감이라고 명명했지만 고위관료들의 연이은 시식회에도 돼지고기가 팔리지 않자 이름을 바꿨다. 그런다고 독감의 실체가 바뀌는 건 아니다. 아직도 많은 전문가들은 돼지독감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독감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자가 돼지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멕시코에서 분리된 이번 바이러스는 세계 최대의 돼지농장에서 발견되었다. 다만 희한하게 돼지에게 별 문제가 없었지만 사람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신종플루를 ‘H1N1형’ 바이러스라고 전문가는 전한다. H1N1형은 1918년 스페인에서 분리한 ‘스페인 독감’과 같다. 통계가 부정확했던 당시 세계적으로 적으면 2천만 명, 많으면 1억 명 이상 사망했을 거로 짐작하는데, 우리나라도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위생이 불량한 1차 세계대전 참호에서 수백만 이상 사망했던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물론 비교할 수 없지만, 감안하더라도 사망자가 지금 훨씬 적은 건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자 독성이 스페인독감보다 약한 까닭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독감의 표면에는 헤마글루티닌이라고 하는 H와 뉴라미니다아제라는 N, 두 가지 항원이 존재한다. 1968년 이후 H는 15가지, N은 9가지가 발견돼 현재 이론적으로 135가지가 나올 수 있고 앞으로 추가될 가능성은 있지만 문제는 내부의 RNA 유전자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내부에 존재하는 DNA 유전자보다 환경에 대한 변화 속도가 100만 배 이상 빠르다는 게 아닌가. 만일 신종플루의 내부 유전자가 변화되어 독성을 강화한다면 1918년의 두려움이 반복될 수 있다는 건데, 남반구에서 겨울을 넘긴 현재 아직까지 변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가 모르고 지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박승철 국가신종인플루엔자 자문위원장은 무책임하게 불안을 조성하는 세계보건기구의 말을 “하느님이 보낸 이메일 정도로 받아들이는 정부, 언론, 일부 학자들”의 호들갑을 책망한다. 환자 대부분이 금방 치유돼 일상으로 돌아갔으며, 확진환자보다 10배 이상 많은 이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되었을 테지만 모르고 지났을 정도로 독성이 약하므로 면역이 특별히 약하지 않다면 지나친 불안감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인터넷에 경험을 전한 확진환자는 감기보다 약했다고 증언한다.

 

문제는 변형된 이후에 증폭될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는 지구촌의 환경은 어제오늘이 다르고 내일을 점치기 어렵지 않던가. 더러워진 대기는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먹는 음식도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이 땅의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 가공식품의 첨가물은 면역을 증강시키던가. 오히려 약화시킨다고 영양학자들이 걱정한다. 나이든 이에 비해 젊은이에 신종플루 감염자가 많은 건 가공식품에 익숙한 정도와 비례하는 양상을 보인다. 면역을 높인다는 김치를 외면하는 젊은이에게 신종플루가 많이 나타나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스페인독감도 변화되면서 치명적으로 바뀌었다. 신종플루 내부 RNA 유전자의 변화를 막으려면 우리는 개인위생에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 그러자면 지구촌의 환경을 안정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행동에 세계가 나서야 한다. 자연환경의 안정성을 해치는 작금의 개발행위를 반성하고 당장 걷어치울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텐데, 우리 실상은 어떤가. 변화될 신종플루의 새 이름과 무관하게, 그 독감은 어렵게 개발한 백신을 소용없게 만들지 모르는데, 식량자급 기반과 갯벌을 여전히 매립하고 그 위에 짓는 초고층빌딩숲을 자랑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신종플루보다 더 걱정스런 일이다. (인천신문, 2009년 9월 8일)

그리 대단하지 않을 수 있는 독감에 대해서 정부나 언론이 너무 호들갑을 떠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본적으로 개인위생과 체력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