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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실패가 문재인 레임덕 가속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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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29.

※부동산 정책 실패가 문재인 정권 레임덕 가속화 한다

서울에서 부동산 규제와 징벌적 과세를 규탄하는 시위가 두 주째 벌여졌다. 온라인 카페 등을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집주인도 국민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세금 폭탄이 주 내용인 7.10 부동산 대책을 성토했다. 지난 주말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 앞에 모인 시민 1500여명(경찰추산)은 행사진행자의 신호에 맞춰 일제히 한쪽 신발을 벗어 하늘로 던져 올렸다.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 국민 조세 저항운동촛불집회’에서였다.

이같이 정부 부동산 정책을 겨냥한 성난 민심은 온. 오프라인을 통해 연일 확산하는 추세다. 이날 집회에선 무대에 ‘문재인 대통령 의자’를 비치하고 시위 참가자들이 신발을 던지게 했고, 의자에 붙여 놓은 ‘문재인 자리’라는 이름표를 맞히게 하는 퍼포먼스를 갖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해질 무렵부터 촛불을 들고 정부 부동산 정책과 증세에 항의 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나라가 니꺼냐“라는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 ’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시위를 그저 이기적 행태라고만 볼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완전 실패로 끝났으며, 결국 이로 인해 문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 정권의 레임덕은 천재지변이나 코로나 사태 또는 국제금융시장의 변화와 같은 외부요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오로지 문 정권의 ‘정책실패’때문이다.

올 연초 정부는 수도권 규제지역을 늘리는 2.20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이 오르자 다시 수도권 대부분을 묶는 6.17 대책까지 이어 내놨다. 그래도 집값이 안 잡히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토부 장관을 불러 특단의 공급대책을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이 발언 후 여권인사들이 그린벨트 해제 등 대책을 쏟아내며 논란을 벌였고, 결국 대통령이 ‘그린벨트 보존’이라는 입장을 냈다. 문제는 정부가 내놓은 6.17, 7.10 등 극단적인 반(反) 시장 규제책으로 인기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여권은 난데없이 ‘천도(遷都)론’을 들고 나왔다. 천도론의 근원은 1971년 선거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전을 ‘행정부(副) 수도’ 로 하겠다고 공약했고, 2002년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수도이전’ 공약을 내건 것인데, 이번에 세 번째로 같은 당에서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당장은 부동산 정책실패에 따른 위기에서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년 4월 보선과 2년 뒤의 대선을 염두에 둔 충청권의 표를 의식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시장경제 국가에서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경제학의 기본이다. 집값 안정화를 거두려면 수요억제와 함께 공급확대정책이 동시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나 수도 이전과 같은 장기적 비전과 고비용을 가져올 대책 말고도 도심재개발 등을 통한 공급방법이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 좌파정권의 속성인 부(富)에 대한 잘못된 의식 때문이다. 즉, 재개발을 하면 투기를 통한 한탕주의가 발생할 것을 걱정한다는 뜻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다.

정부의 방침처럼 규제를 통한 다주택자의 집을 팔게 하려면 보유세를 높이면서 양도세, 소득세를 완화하여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 고집해 왔다. 공급대책은 없이 규제만 쌓이다보니 1주택 소유자도 투기수요로 몰렸고, 집값, 전세 값이 오르며 서민들의 주거안정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정책실패를 수용하거나 책임지는 자도 없다. 처음부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정책’이 아닌 ‘정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보유세 인상만 해도 그렇다. 현 정부 출범 후 진보진영에서 보유세 인상요구가 있자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은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세금에 변화를 줄때는 상당한 서민들의 우려가 있어 보유세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토부 장관은 “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세제혜택도 드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을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 내 기류가 바뀌었다. 정부는 이듬해 9.13 대책을 내면서 종합부동산세를 올렸고,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혜택도 축소해버렸다. 7.10 대책에서는 종부세를 더 높이고, 임대사업자 제도는 폐지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정부의 주택세금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행정의 기본 원칙을 벗어나고 말았다. 기존 재산을 헐어낼 수 있는 세금은 세금이 아니라 ‘벌금’ 이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을 잘못해서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왜 징벌적 세금을 매기느냐는 납세자들의 항변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다주택자 대다수는 한때 정부가 여러 혜택을 주면서 임대사업을 권고해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투기꾼으로 매도하다니 말이 되는가.

종부세도 그렇다. 2017년 1조 7천억 원이던 종부세는 세율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등 보유세 인상 3종 세트가 시행된 지난해부터 급증해 3조3천억 원, 내년에는 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누가 공시가격을 올리라고 했느냐면서 정부가 멋대로 올려놓고 징벌세를 물리고 있다고 항의한다. 더구나 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처리하면 시장의 혼란은 더 심해질 것이 뻔하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고가 비니까 세금으로 국민들을 가렴주구(苛斂誅求)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뚜렷해지자 이어서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탈(脫)원전, 북한 비핵화 같은 정책도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정책실패가 쌓이면 문재인 정권의 핵심지지층 조차 이탈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여당 내부의 차기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문재인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것은 곧 권력 분열, 그리고 ‘청와대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 시킬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지지도는 작년 조국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미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의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부정평가가 51%, 긍정평가는 44.8%로 ‘부정’이 ‘긍정’을 6.2% p 차이로, 오차범위를 넘어서서 앞질러 버렸다. 그 중에서도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통하던 여성유권자와 30대에서 이탈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여권 잠룡들도 저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와 노골적인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은 문빠들의 눈치를 보느라 그런지 이들 대권 주자들은 조심하는 것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야당보다 더 거칠게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나갈 것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 초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수면 아래에서지만 서서히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도 세종시 수정안을 야심차게 추진했다가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반대로 가로막히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던 적이 있었다.

이 정부는 집값 급등을 ‘투기 수요 탓’이라고 하는 것처럼 전세값 폭등을 ‘집주인 탓’으로 몬다. 강력한 재건축. 재개발을 규제해서 공급 가뭄을 가져오게 하고, 다주택자의 세금부담을 늘리고 1주택자의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는 것도 모두 전세 공급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뻔한 이치를 이 정부는 모르는 것 같다. 전세값 때문에 30대 남성이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 게 10년 전 일이다. 그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주기 바란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