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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라기 2010. 12. 17. 21:20

무민골짜기에 나타난 혜성 - 즐거운 무민 가족 첫째 책

 

책소개

 

무민 동화로 알려져 있는 무민 가족 시리즈는 동화의 본고장인 북유럽을 대표하는 동화중 하나이다. 동화 속의 무민들은 사람 같기도 하고 동물 같기도 한 모습과 행동 양태를 가지고 있어 무척 친근하고 익숙한 느낌을 준다. 국제 안데르센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은 무민동화는 31개 나라에서 번역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는 현대의 고전이며, 이미 수차례 만화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또 연극으로도 소개된바 있다.

[YES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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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북유럽 깊은 숲속에 숨어사는 무민 식구를 아시나요? 하마와 사람을 조금씩 닮은 괴상한 모습이지만, 상냥한 마음씨와 용기를 두루 갖춘 무민 식구들이 바다 건너 한국의 어린이 친구들을 찾아왔다. 무민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핀란드 동화작가 토베 얀손의 장편동화시리즈 「즐거운 무민 가족」(전8권·한길사)이 어린이책 전문기획모임 「햇살과 나무꾼」의 번역으로 나왔다. 흔히 「무민동화」로 불리는 이 시리즈는 동화의 본고장인 북유럽을 대표하는 동화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동화에 등장하는 무민들은 사람도 아니고 동물이나 식물 모습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같기도 하고 동물같기도 한 이들 모습과 행동양대는 우리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캐릭터는 인간과 동물, 나아가 자연의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무민동화는 여기에 역경과 그 극복, 삶속에 드러나는 철학적 깨달음 등으로 어른에게도 감동을 준다. 국제 안데르센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받은 무민동화는 세계 30여개국에 번역됐으며,만화영화-TV드라마-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이 동화의 무대인 핀란드에는 무민동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무민놀이동산과 무민 박물관이 들어서기도 했다. 우표 디자이너 어머니와 조각가 아버지를 둔 작가는 못생긴 동물을 하나 만들어 남동생을 골려주자는 생각에서 무민을 그렸다고 한다. 작가는 현재 제일 가까운 섬에서도 배로 한시간 거리인 외딴 섬에 혼자 집을 짓고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각양각색의 생김새에 걸맞게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모험을 좋아하는 주인공 무민트롤과 부모를 비롯, 여자친구인 스노크 아가씨, 겁쟁이에다 울보인 스니프, 자유를 사랑하는 고독한 방랑자 스너프킨, 무민 골짜기의 철학자 사향뒤쥐, 우표 수집가 헤물렌, 늘 우울한 이자벨 등이 등장한다.

1948년 나와 그에게 국제적명성을 안겨준 「마법사의 모자와 무민」은 마법 모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기한 경험과 각종 모험을 그렸다. 검은 마법모자를 쓴 무민트롤이 괴상한 모습으로 변해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마음씨 나쁜 개미귀신을 이 모자에 가두자 갑자기 난쟁이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무민 골짜기에 나타난 혜성」에선 혜성이 붉은 꼬리를 길게끌며 지구로 접근하자 무민트롤과 친구들이 혜성의 진로를 관측하기 위해 높은 산의

[인터파크(도서) 제공]

 

목차

 

1. 무민트롤과 스니프는 숲 속에서 신비로운 길을 찾아 낸다. 둘은 그 길을 따라 바다로 나가서 진주조개도
따고 동굴도 발견한다. 사향뒤쥐는 용케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2. 꼬리 달린 별에 대한 이야기.

3. 무민트롤과 스니프는 탐험을 떠나고 악어떼에게 공격을 당한다.

4. 무민트롤과 스니프가 스너프킨을 만난다. 스니프는 거대한 도마뱀에게 혼쭐이 난다.

5. 땅 속을 흐르는 강물에 휩쓸려 가다가 헤물렌에게 구조를 받는다.

6. 독수리의 습격을 받고 고생하지만 마침내 일행은 관측소를 발견한다.

7. 무민트롤이 독을 뿜는 나무에서 스노크 아가씨를 구해 낸다. 드디어 혜성이 하늘에 나타난다.

8. 마을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고 숲 속 잔치에 참가한다.

9. 물이 말라 버린 바다를 멋지게 건너고, 스노크 아가씨가 거대한 문어에게 습격당한 무민트롤을 구한다.

10. 우표를 모으는 헤물렌과 메뚜기떼, 그리고 무시무시한 회오리바람을 만

[리브로 제공]

 

[2010 서울신문 신춘문예-동화 당선작]별똥별 떨어지면 스마일-이 나 영
우리 옆집에 연예인이 산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놀랍게도 나와 친하다. 과연 누굴까? 오빠는 영화배우도, 가수도 아닌 바로 개그맨이다. 그렇다면 메뚜기 유재석? 무릎팍 강호동? 혹시 독설 왕비호?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내가 아는 오빠는 아쉽게도 그들이 아니다. 오빠의 이름은 있지만. 아직 개그맨의 이름은 없다. 송희동, 오빠의 이름이다.

오빠는 어엿한 방송사 공채 개그맨이다. 내가 아주 어려서 기억도 못 할 때, 공채 개그맨 모집에 당당히 합격했다고 한다. 동네 아줌마들이 자주 이야기해 주었는데, 그 후, 오빠는 자랑스럽게 자신이 이제 개그맨이라고, 뜨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들떠서 다녔다고 한다. 아마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빠의 가장 활기차고 적극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 한 일 년은 신바람에 실려 다녔고, 삼사 년 동안은 조금만 기다려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하며 다녔다고 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좀 기대를 했었지만, 나중에는 오빠에게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냐고 아쉬움 섞인 농담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 벌써 칠년이 되었다. 모두는 오빠를 연예인이라는 특별함을 잊어가고, 그저 웃기게 생긴 옆집 총각으로 기억하게 되었고, 오빠도 지쳤는지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오빠는 성격이 그렇게 적극적이고, 활발한 것은 아니었다. 굳이 특기라면, 그저 잘 웃는다는 것, 얼마나 잘 웃었으면 웃는 것으로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을까? 어느 날, 오빠가 내게 말해주었다.

“근데, 오빠는 뭐로 개그맨이 된 거야? 잘하는 성대모사라도 있어?”

“아니, 난 그런 것 없어.”

“그럼 어떻게 그 어려운 시험을 한 번에 합격한 거야?”

“몰라. 그냥 웃었더니, 심사 보시는 선생님들이 같이 웃더라. 그러더니 그놈 참 잘 웃네 하며 나가보라고 하더라.”

“뭐야? 그게 끝이야?”

“응.”

“정말?”

 

 

“그렇다니까!”

“뭐야? 공채 개그맨 시험은 어려운 게 아니었어?”

내가 보기에도 오빠는 웃는 것 말고는 그다지 썩 눈에 띄게 잘하는 것이 없어 보였다. 기뻐도 웃고, 놀라도 웃고, 미안해도 웃고, 심지어 화가 나도 웃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가끔 놀린다.

“바보 아니야?”

희동 오빠는 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우리 할머니와 오빠 어머니는 아주 오랜 친구셨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라고 부른다. 우린 가족 같다. 오빠는 내게 사촌 오빠같이 편하게 해주고, 잘해준다. 내게 매번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깍쟁이! 예쁘게 생겨 갖고.”

그럼 내가 콧방귀를 뀌고 걸어가면, 오빠는 내 뒤통수를 보고 계속 웃었다. 희동 오빠네 할머니는 몸이 좀 불편하셨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오빠네 할머니는 동네에서 오랫동안 분식집을 하시며 홀로 희동 오빠를 키우셨다. 할머니가 만드신 떡볶이와 만두가 정말 맛있어서 분식집은 동네 학생들에게 인기가 최고였다고 했다. 바쁘게 몇 년을 일만 하셨던 할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분식집에서 쓰러지셨다. 너무 힘드셔서 그랬을 것이라고 우리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할머니가 쓰러지고서 분식집은 닫아야 했다. 할머니는 몸의 반쪽을 잃으셨다. 걸음도 잘 못 걸으시고, 한 손도 잘 못 쓰시고, 말도 정확하게 못 하셨다. 지금까지 말이다. 할머니가 쓰러졌던 해는 희동 오빠가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한 해였다.

희동 오빠는 개그맨으로 성공해 어머니를 모셔야겠다고 생각해서, 할 수 있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매번 회의에서 오빠의 개성 없는 착한 개그는 번번이 밀려났고, 오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기회도 찾지 못했다. 오빠는 오랫동안 야간 알바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매일 오빠는 할머니를 부축하고 동네를 산책했다. 할머니를 하루에 한 번씩 운동을 시켜 드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어딜 가느냐고 물을 때면, 오빠는 웃으며 말했다.

“미녀와 데이트 가요!”

낮에는 할머니와 함께 있기도 하고, 포기할 수 없는 개그맨의 기회를 계속 찾아보고 다녔다. 힘들 텐데, 오빠는 항상 좋다. 그 누가 저 얼굴을 아픈 어머니가 계신 얼굴이라 할까? 누가 저 얼굴이 무명에 서러운 얼굴이라고 할까? 정말 오빠를 보고 있으면 울지도, 웃지도 못하겠다.

“무슨 저런 눈물 나는 개그맨이 다 있어?”

동네 사람들은 오빠를 보며 자주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희동 오빠가 꼭 잘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어주고 있었다.

“저렇게 착한 애가 또 어디 있어? 저런 애가 잘되어야 하는데…….”

희동 오빠의 꿈은 어쩌면 언제부턴가 우리 모두의 꿈이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몰랐다. 그만큼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하늘의 별이 어둠에서 돋아나 반짝이는 빛을 내는 것처럼 언젠간 희동 오빠도 별처럼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희동 오빠의 눈물겨운 소원이 이루어지면 그 별에서 별똥별이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힘든 어둠 속 같은 지금을 잘 뚫고 갈 수 있게, 오빠와 함께 웃어주고, 그 웃음으로 힘을 주고, 격려를 해주고, 조금 기다려 주었다. 오빠가 반짝거리는 그날을! 그날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희동 오빠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 아직 동네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다. 오빠네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만 알고 있으라고 하며 은근히 자랑을 하셨던 모양이다. 그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을 할머니는 또 나만 알고 있으라고 하며 알려주셨다. 참 어른들이 더 웃기다니까!

내가 들은 비밀이란, 희동 오빠가 만든 개그 아이디어를 요즘 인기 좋은 선배가 뽑아주어 토요일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개그 프로그램 무대에 올리고, 오빠가 역할을 맡아 나온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때, 두 할머니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텔레비전에, 오직 방송에 나올 수 있다는 그 한마디에 흥분하고 계셨다. 나도 물론 좋고, 기쁘다. 기다렸던 그날이 오는 걸까? 잘 되길 오늘 밤부터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희동 오빠는 여전히 웃고 다녔다. 특별히 좋아서 웃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 오빠는 매일 저렇게 웃었으니까.

“오빠! 좋은 일 있다며?”

“아, 그거….엄마만 알고 있으라니까.”

오빠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수줍게 웃었다.

“오, 오빠, 정말 이번에 뜨는 것 아냐? 확 뜨면, 나 오빠 펜클럽 회장 시켜줘야 해. 내가 오빠 팬 일호니까!”

“야, 너 왜 그래? 부끄럽잖아.”

오빠의 뚱뚱한 몸으로 나를 밀어서 넘어질 뻔했다. 오빠가 나를 안아주며 환하게 웃었다. 오빠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하고 싶었던 일이었을까? 나도 벌써 떨리고, 기대가 되었다.

오빠가 말한 녹화하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오빠는 매일 연습하러 가서 우리 할머니가 오빠네로 출근을 하셨다. 모두가 오빠 때문에 생긴 힘든 일이 하나도 힘들지 않은 날들이었다. 저녁이 되었다. 오빠가 집에 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 할머니 두 분이 걱정을 하기 시작하셨다. 두 할머니의 걱정이 시작되면,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 그것을 아는 나는 얼른 말했다.

“제가 오빠 마중 나가 볼게요. 오빠는 제가 나가면 금방 오더라고요.”

나는 할머니들의 말이 떨어지기 전에 휙 돌아 뛰어나왔다.

“왜 안 오는 거야?”

어둠 속에서 가로등 불이 한 줄기 내리고 있었다. 그 아래 누군가의 그림자가 길게 서 있다. 그림자는 길어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누군가 자세히 봤더니 긴 그림자의 정반대로 짧고, 뚱뚱한 희동 오빠가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희동 오빠?”

오빠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웃었다. 그런데 어쩐지 오빠는 활짝 웃지 않았다.

“수연이구나?”

“왜 이렇게 늦었어?”

“오빠 마중 나온 거야? 우리 예쁜이.”

오빠는 동네 편의점에 나를 데려가 내가 좋아하는 딸기 우유를 사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놀이터 그네에 앉았다. 나는 신나서 딸기 우유를 먹으며 말했다.

“오빠, 방송 준비는 잘 돼가?”

무심코 던진 내 물음에 오빠의 대답은 빨리 돌아오지 않았다. 오빠는 씁쓸하게 웃었다.

“오빠, 못하게 됐어.”

“왜?”

나는 앉아 있던 그네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음에 하자고 하더라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럼 다음이 언제야?”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잘할 수 있었는데…. 웃길 수 있었는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빠는 내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우리 엄마는 모르게 해줘. 일단, 방송만 못 보고 지나가게 하게. 너한테 거짓말 시켜서 정말 미안해.”

“아니야. 힘내, 오빠.”

오빠의 부탁에 나는 알았다고 했다. 선의의 거짓말이니까. 그것으로라도 힘든 오빠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나 난 알고 있었다. 이 비밀 또한 이미 비밀로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기다렸던 녹화 날은 왔다. 오빠는 할머니에게 말하지 않고, 녹화하러 가는 것처럼 외출했다. 나는 마음의 입을 굳게 닫고 있었다. 이 비밀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

나도 오빠의 안 좋은 일 때문인지 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학교 끝나고 빨리 집에 가서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굣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사거리가 있었다. 그곳은 상가가 있어 평소에도 복잡해서 꼭 엄마들이 자원봉사로 아침에 교통정리를 해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복잡한 그대로였다. 아니, 더 시끄럽고,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좀 걸어 보니,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둘러 서 있었다. 건널목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 나는 궁금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갔다. 길바닥에 케이크 상자가 덩그러니 떨어져 터진 옆구리로 하얀 생크림이 새어 나와 있었다. 앞으로 좀 더 가보니, 헬멧 쓴 아저씨가 쓰러진 오토바이를 세우고 있었다. 나는 다른 쪽을 보았다. 그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내 눈앞에 오토바이에 치여서 쓰러져 있는 사람이 바로 희동 오빠의 엄마였다.

“할머니!”

나는 우리 가족들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갔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다. 살짝 부딪힌 접촉 사고였다. 할머니는 가뜩이나 불편한 다리 한쪽에 깁스를 하게 되었다. 다리에 조금 금 간 것 빼고 괜찮다고 하셨다. 천만다행이었다. 병원에서 오빠에게 연락했다. 오빠가 헐레벌떡 병실로 뛰어들어 왔다.

“엄마!”

“희동이 왔구나?”

“엄마, 어떻게 된 거야? 왜 그랬어?”

“우리 희동이 첫 녹화 축하해주고 싶어서….”

할머니는 떨리는 입술로 목소리를 내셨다. 오빠는 손으로 엄마의 얼굴을 만져 드렸다. 할머니는 오빠를 축하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제과점에 걸어가 케이크를 사오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나는 내가 한 거짓말을 후회했다.

그날 저녁, 조금 늦은 시간에 우리 할머니가 죽을 쑤셔서 가져다 드리려고 하셨다. 병원이 가까워서 내가 심부름을 하겠다고 했다. 난, 지금 마음이 아플 오빠를 위로해 주고 싶었다. 다행인지, 오빠의 비밀은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병실 문을 스르르 살짝 열었다. 틈이 조금 생기고, 더 밀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잠시 서서 내 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고 있었다. 촛불 하나 밝힌 케이크를 가운데 두고 할머니가 침대에 기대앉아 계셨고, 오빠는 서서 케이크를 바라보고 환하게 웃고 촛불을 후 불었다. 그들은 소리 안 나게 박수를 치며 마주 보고 웃었다. 그들은 웃었지만, 할머니는 행복해 보였고, 오빠는 더 슬퍼 보였다.

오빠네 할머니는 얼마 후 퇴원하셨다. 오빠는 또 원래 그 모습대로 돌아와 항상 웃고 다녔다. 변함없이 열심히 엄마를 돌봐 드리고, 밤에 일하고, 언제나 머릿속은 개그 아이디어를 찾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오빠가 그동안 열심히 만든 새로운 개그 아이디어를 내게 이야기해주었다. 희동 오빠가 무대에 서고 싶은 역할은 다름 아닌 스마일이었다. 노란 둥근 테를 두른 스마일 얼굴을 떠올려 보니 오빠와 딱 맞았다. 나는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눈을 감아본다. 순간, 환한 조명이 무대 위의 주인공인 스마일을 비추어준다. 관객석에서 스마일을 향한 웃음이 빵빵 터진다. 드디어 어둠 속을 뚫고 별이 뜬다. 스타다! 사람들은 스마일을 보고 있지만, 나는 스마일의 웃는 얼굴에 흐르는 땀과 눈물을 보고 있다.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진다. 스마일의 눈물이었다.

<끝>

[2010 신춘문예-동화 당선작]심사평, “연예인 꿈꾸는 어린이 심리 잘 포착해”
응모작의 대다수가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 다문화 가정의 갈등과 화합, 학원 스트레스 등의 소재를 다루고 있었다. 이는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 좋은 소재임에 분명하지만, 작가의 인식이나 문제를 보는 관점이 이미 출간된 작품을 답보하고 있어 답답했다. 최종심에서 논의된 작품은 ‘장난이 아니야’(남미영), ‘비무장지대 지뢰 401’(박지숙), ‘시끄러운 미술관’(이명하), ‘별똥별 떨어지면 스마일’ 4편이었다.

▲ 동화작가 조대현(왼쪽)·원유순
‘장난이 아니야’는 현금지급기를 의인화한 1인칭 시점의 동화로서, 현금지급기가 스스로 고장이 난 척하여 보이스 피싱을 당할 뻔한 할머니를 구해준다는 내용이다.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저력이 보였지만, 작위적인 면이 강해 감동이 덜하였다. ‘비무장지대 지뢰 401’은 지뢰를 의인화하여 현재진행형인 우리의 분단 사태를 짚었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좋았으나 전쟁의 상흔을 그린 1970~80년대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답습하고 있어 참신한 맛이 덜하였다. ‘시끄러운 미술관’은 엄마의 강요에 의해 꿈을 포기하게 된 아이가 자기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보여주었다. 참신한 기법이 돋보였으나, 인상파 거장들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난해하게 보였다.

 

 

 

‘별똥별 떨어지면 스마일’은 연예인의 꿈을 가진 요즘 어린이들의 심리를 잘 포착하여 무리없이 그리고 있다. 화려한 조명 속에 감추어진 이면을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그림으로써 오히려 애잔하게 다가왔다.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주인공의 착한 심성이 감동을 자아내며, 밝고 건강하게 읽혔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에 현혹되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깨달음을 주리라 믿는다.

[2010 신춘문예-동화 당선작]당선소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맹렬하게 달릴 것”
저에게도 별똥별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웃을 수 있습니다. 긴 어둠 속에서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지금 제가 있기까지 언제나 혼신을 다해 사랑을 주신 부모님께 뼛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동생과 가족들, 친구들 정말 고맙습니다. 저를 인도해 주신 정선혜 선생님, 엄기원 선생님, 신현득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신 조태봉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김병삼 목사님과 임아형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수연이와 희동이를 만나 저는 행복했습니다. 그들이 바라보며 기대하는 반짝임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들이 무사히 태어나 준 것만도 고마웠는데, 이렇게 빛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웃음이 왜 아름다운지 알아? 그 안에 눈물이 있기 때문이야.’ 이 한 줄을 품고 시작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두의 웃는 얼굴 안에 있는 눈물의 반짝임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것을 조금이라도 찾아봐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동화를 쓰는 것이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러나 동화를 쓰면서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더 사랑하려 하고, 희망과 웃음을 더 찾고, 더 밝아지려 노력하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게 큰 축복일 것입니다.

 

 

 

하늘이 신춘문예라는 기적의 문을 열어 주셨으니, 이제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맹렬하게 달려 보고 싶습니다. 제 글을 통해 전해주시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할 때까지 성실히 노력하겠습니다. 제게 맡겨 주신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른 운명을 끝까지 잘 받아들여서, 마지막 소명을 이루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약력

-1980년생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 기독교학과 중퇴

-아동문학세상 57회 신인 문학상 당선

 

출처 : 혜암아동문학회
글쓴이 : 혜암 최춘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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