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발리

찰라 2013. 4. 9. 07:11

 

 

 

"Hey, you bastards, I'm still here!"

(자식들아, 난 이렇게 살아 있다!)

 

 

코코넛 뭉치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세상을 향해 외치며 섬(감옥)을 탈출을 하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은 내가 일생동안 보아온 영화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라스트 신이다. 아주 오래 전 나는 이 영화를 영등포의 어느 극장에서 관람했다.

 

 

 

 

 

그리고 자유를 찾아 단애의 절벽에서 몸을 날려 망망대해로 탈출을 시도 하는 빠삐용의 용기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그 땐 영화장면인데도 감동을 받으면 관객이 열렬히 박수를 치던 시절이다.

 

 

 

▲ 발리 울루와뚜 절벽 영화 빠삐용이 뛰어내렸던 울루와뚜 절벽의 아름다운 풍광   


 

그 영화가 나에게 주었던 메시지는 자유를 향한 인간의 투지, 그리고 지구상 어디에 저렇게 멋진  곳이 있나 하는 바로 이 두 가지였다. 빠삐용은 앙리 샤리에르라는 실존인물의 사건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실화이기에 영화가 주는 감동은 더 크다. 이 영화를 본 뒤로 나는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빠삐용의 용기와 투지를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가 자유를 향해 탈출한 섬에 가보고 말리라는 생각을 막연한 하곤 했다.

 

 

세월이 한 참 지난 후 그 섬이 발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는 마침내 빠삐용이 코코넛 뭉치를 타고 탈출한 현장을 촬영했던 울루와뚜 절벽에 서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상어 떼가 득실거리는 악마의 섬으로 묘사 되지만, 울루와뚜 절벽은 환상적인 인도양의 절경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다.

 

"미스터 초이, 원숭이를 조심하세요!"

 

잘 다녀오라는 손짓을 하며 우리의 렌터카 운전사 꼬망이 원숭이를 각별히 조심하라고 경고를 했다. 울루와뚜 절벽사원(Pura Luhur Uluwatu)은 발리의 7대 명소 중의 하나다. 우리는 입구에서 허리에 살롱을 걸치고 부겐베리아 꽃이 붉은 터널을 이루고 있는 숲길을 따라 걸어갔다.

 

 

숲길 여기저기에는 크고 작은 원숭이들이 재롱을 부리고 있었다. 어떤 녀석은 사람이 지나가는 데도 교미를 하는 대담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과 가장 가깝다는 원숭이도 역시 짐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가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지극히 본능적인 행동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발리 울루와뚜 울루와뚜 절벽으로 가는 길에 피어 있는 부겐베리아  
 

 

 

 

▲ 발리 울루와뚜 절벽 울루와뚜 절벽에서 바라본 인도양의 환상적인 풍경  
  

바나나를 꺼내 원숭이에게 주다가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바나나를 더 달라고 붙드는 원숭이 녀석에게 처제가 혼 줄이 났다. 녀석은 손톱으로 바짓가랭이를 잡고 놓지를 않았다. 거기에다가 또 다른 녀석들이 줄줄이 모여들었다.

 

 

내가 소리를 지르며 막대기로 때리는 시늉을 하자 비로소 녀석은 힐끗 쳐다보며 숲속으로 달아났다. 원숭이를 조심하라는 꼬망의 말은 그냥 했던 경고가 아니다. 원숭이들에게 핸드백이나 여권, 안경 등을 빼앗기면 난감하게 되므로 조심을 해야 한다. 

 

 

 
▲ 원숭이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에서 대담하게 교미를 하는 원숭이,   
 

 

 

숲길을 지나 우리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하지원이 조인성과 소지섭의 가이드 역할을 하며 올랐던 그 계단으로 통해 절벽에 올라섰다. 탁~ 트인 인도양이 시원스럽게 한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파도가 흰 거품을 물고 절벽에 철썩~ 부서졌다.

 

 

코코넛 뭉치를 타고 망망대해를 해쳐 나가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이 다시 상기되었다. 자유를 향해 떠나는 빠삐용(스티브 맥퀸 분), 용기가 부족해서 섬에 남는 드가(더스틴 호프만 분)의 어눌한 표정이 엇갈리며 떠올랐다.

 

 

 

 

 

▲ 발리 울루와뚜 절벽 흰파도가 거품을 물고 부서지는 울루와뚜절벽  


 

절벽 위에 놓인 두 개의 코코넛 뭉치, 하나는 빠삐용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드가의 것이다. 마침내 빠삐용은 코코넛 뭉치를 던지고 절벽에서 몸을 솟구친다. 코코넛 뭉치 옆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라져가는 빠삐용의 모습을 바라보는 드가의 마지막 표정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나는 드가처럼 넋을 잃고 망망대해를 바라보았다. 그렇다! 인생은 선택이다. 섬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자유를 찾아 탈출을 시도할 것인가? 그러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이처럼 인생은 순간의 선택에 따라 진로가 좌우 된다. 어쨌든 이번 발리 여행은 이곳 울루와뚜 절벽에  선 것 하나만으로도 대 만족이다.

 

 

 

 

 

 

 

▲ 발리 울루와뚜 절벽 부겐베리아 사이로 보이는 울루와뚜 사원  
 

 

 

울루와뚜 절벽에서 내려와 우리는 꼬망의 차를 타고 웅우라이 공항으로 향했다. 오늘밤 7시 30분 우리는 족자카르타로 떠난다. 그 동안 정이 듬뿍 들었던 꼬망과도 해어질 시간이다. 그는 스물 네 살의 젊은 청년이다. 작년에 결혼을 했다는 꼬망은 너무 순박하고 친절했다. 발리에서 꼬망을 만난 것은 나에게는 큰 행운이다. 여행 가방을 내려주는 꼬망의 손에 나는 오만 원 짜리 루피아 한 장을 쥐어 주며 말했다.

 

 

"꼬망, 이건 당신 아내를 위한 작은 성의 표시라오.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요. 아기를 낳으면 꼭 연락주세요."

"고마워요! 미스터 초이도, 다음에 발리에 다시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그는 곧 아기가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잠간 동안 정이 들었지만 이별은 역시 섭섭한 마음을 갖게 한다.

 

 

 

▲ 발리 한주일간 정이 들었던 렌터카 운전사 꼬망과 이별을 하며...  
 
 

가루다 항공 비행기에 올라 창밖을 내다보니 불빛에 명멸하는 발리 해변이 한 눈에 들러왔다. 발리에서 보냈던 한주일이 꿈결처럼 지나갔다. <발리에서 생긴 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빠삐용>, 그리고 꼬망…… 명멸하는 불빛 아래 그런 장면들이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갔다. 자상 최후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 발리! 언젠가 발리에 다시 간다면 꼬망과 그의 아기도 만나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

 

 

* 지난 1월 1일 꼬망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왔다. 그 원문을 여기에 싣는다. 작년 12월 17일 10시 44분에 아들을 낳았는데, 3.1kg의 건강한 아이라고 했다. 우리는 패이스북을 통해서 지금도 서로 소통을 하고 있다. 아, 발리가 그립다. 발리에 가면 꼬망에게 연락을 하여 그의 아기도 보고 싶다.

  

 

 

▲ 발리 지난 12월 17일 아들을 낳았다고 메일을

전해준 꼬망 부부의 발리 전통 혼례 사진   

 

 

 

Hello sir,

Very happy to hear from you. Here I am very good and hope you too. Now I am already have baby and my son was born 17 december at 10.44 am and his weight is 3.1kg. We are very happy and my wife say.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family and hope you are very well. Thanks

Regard,

 

 

Komang and w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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