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임진강일기

찰라 2019. 5. 8. 10:44


고구마 순을 심으며

 




오늘(55) 고구마를 심었다. 고구마는 따뜻한 기후를 졸아한다. 고구마는 여름식물이다. 고구마는 물 빠짐이 좋고 통기성이 좋아야 한다. 족구장으로 사용했던 우리 집 텃밭은 모레 성분이 많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라 고구마 밭으로 최적이다. 그래봐야 겨우 세 두둑이다.

 

30cm 높이로 두둑을 만들어 퇴비와 깻묵을 흙에 잘 섞어주고 물을 흠뻑 뿌린 뒤 멀칭을 했다. 지난해까지는 몇 년 동안 퇴비를 주지 않고 그냥 심었더니 고구마 알이 너무 작게나왔다. 퇴비를 너무 많이 넣으면 질소질이 많아져서 잎과 줄기만 무성해지고 알이 잘 들지 않기 때문이다.

 

모종은 전곡 동원종묘상회에서 밤고구마 순 두 단을 샀다. 동원종묘 아주머니는 좋은 모종이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실한 모종 두 단을 골라 주었다. 고구마 순은 한단에 보통 100개의 고구마 순을 묶여 있다. 뿌리가 그런 대로 잘 내려있다. 모종 값도 많이 올랐다. 몇 년 전만해도 한 묶음에 5,000~6,000원을 했는데, 오늘은 12,000원이나 했다. 조금 있으면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막대를 이용하여 고구마 순을 대각선으로 꽂아 심었다. 아내가 작은 고구마를 좋아하므로 간격을 20cm이 내로 좁혀서 심었다. 그리고 호스를 이용하여 구멍 사이로 물을 흠뻑 뿌려 주었다. 물을 준 다음에는 고구마 순이 흙에 밀착이 잘 되도록 두둑을 조심스럽게 밟아주었다.

 

그런데 날씨 때문에 다소 걱정이 된다. 그제(53)도 물 서리가 내렸는데 너무 일찍 심지 않았을까? 요즈음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다. 밤과 낮의 온도차이가 너무 크다. 밤에는 5~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낮에는 25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고구마는 고온식물이라 20도 이상 되어야 성장을 잘한다.

 

고구마를 끝으로 봄과 여름 채소는 모두 심었다. 텃밭에 심은 채소를 헤아려 보니 20여 가지가 넘는다. 청상추, 로메인상추, 양상추, 오크리프, 루꼴라, 방풍나물, 쑥갓, 케일, 양배추, 브로콜리, 비트, 참나물, 당근, 옥수수, 봄콩, 감자, 부추, 토마토, 쪽파, 대파, 도라지, 오이, 가지, 고추, 야콘, 호박 등등. 저런, 26가지나 되네! 이 정도면 과히 채소 백화점이다. 하여튼 봄이 오면 아내는 야채를 사러 마트에 갈 필요가 없다. 텃밭에서 자라나고 있는 야채를 직접 조달을 하면 되니까.

 

그런데 오이, 가지, 토마토, 호박이 몸살을 앓고 있다. 밤낮 기온차이가 너무 심한 탓이다. 그 중에서 오이와 토마토는 냉해를 입어 모종을 다시 사다 심은 소동을 벌려야 했다. 호박과 고추는 그래도 근근이 잘 버티고 있다. 텃밭에 심어놓은 채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물을 주고 무성한 잡초들을 정리해주는 일, 그리고 때맞추어 웃거름을 주는 정도의 일이다. 나머지는 하늘과 바람과 자연이 해결해준다.

 

요즈음 나는 매일 아침 봄꽃이 만발하게 피어 있는 정원에 둘러싸인 텃밭을 바라보며 행복한 하루를 연다. 우리 집 거실에는 아주 오래된 낡은 전축이 놓여 있다. 친구가 버리겠다고 한 전축인데 그걸 가져다가 거실에 설치했다. 스피커도 매우 오래된 것이다. 나는 낡은 전축에 선을 길게 연결하여 스피커를 연결하고 거실 밖 테라스에 설치했다.

 

그리고 아침이 오면 KBS 클래식 채널을 하루 종일 틀어 놓는다. 어떨 때는 밤에 전원 스위치를 끄는 것을 잊어버릴 때도 있는데, 그러면 밤새 정원과 텃밭에 자장가를 불러 준다. 다른 방송은 전혀 나오지 않는데 오직 KBS 1FM 방송 클래식 음악만 나온다.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아마 정원의 꽃들도, 텃밭의 채소들도, 그리고 우리 집을 찾는 새들과 나비, 벌들도 음악을 좋아하리라. 그래서인지 금년에는 꽃들이 유난히 곱게 피어났다.

 

허지만 고구마 순이 잘 클지 여전히 걱정이 된다. 허지만 심어놓은 고구마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날이 무척 가물다. 더구나 모레 땅이니 적어도 2~3일에 한 번은 정원과 텃밭에 물을 주어야 한다. 해가 벌써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어서 물이나 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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