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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라 2008. 8. 15. 06:24

세상에서 가장 큰 악기, Swan Bell Tower

'백조의 벨 타워'에서  한 쌍의 백조처럼 결혼식을 올린다면......

 

 

퍼스는 그리 크지 않아서 걸어서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서호주 관광안내 센터에서 출발하여, 런던코트-주정부청사-퍼스 Town Hall-St. George's 성당-Perth Mint-Barrack Archway-Kings Park로 이어지는 산책코스는 퍼스의 핵심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워킹 코스다.

 

늦은 오후, 해 그림자가 길어질 무렵 우리는 시내 산책을 중단하고 녹색이 우거진 킹스 파크로 갔다. 킹스 파크 언덕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백조의 강(Swan River) 줄기를 바라보며 그림 같은 시내의 스카이라인을 한 눈에 바라보기 좋은 곳이다. 

 

킹스 파크에 들어서면 마법에 걸린 듯 발걸음이 저절로 늦어진다. 서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12,000여종의 야생화들이 지친 나그네의 발목을 잡으며 반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킹스 파크에서 '백조의 벨 타워(Swan Bell Tower)'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는 '백조의 강'을, 뒤로는 퍼스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벨 타워는 마치 한 마리의 백조처럼 고고하게 서 있다.(▲사진 : 퍼스의 Swan Bell Tower. 18개의 벨이 있는 백조의 벨 타워는 종이 울릴 때는 하나의 거대한 악기가 된다.)

 

때마침 벨 타워에서는 나그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듯 아름다운 종소리가 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원래 이 백조의 벨은 낮 12시에서 1시 사이에 울린다고 하는 데, 마침 타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어 신혼부부를 위하여 특별히 울려주고 있다고 한다.

 

 

 ▲양가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촐하게 치루는 결혼식 (퍼스 Swan Bell Tower)

 

 

벨소리에 이끌려 우리는 백조의 탑으로 들어갔다. 결혼식장에는 그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배조처럼 우아한 한 쌍의 남녀가 단촐하고 성스럽게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하객은 양가의 가족과 친한 친지 몇 사람뿐인 것 같다. 그러나 결혼식을 지켜보는 하객들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해 보인다. 유리글라스를 통해 백조의 강에 비추이는 두 남녀의 모습은 꼭 어느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고요한 가운데 백조의 벨이 울려 퍼지고 모든 시선은 두 신랑 신부에게 집중되고 있다.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사랑을 약속하는 신랑신부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결혼식이란 무릇 이렇게 성스럽게 치러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도떼기시장 같은 우리네 결혼식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청첩장이란 고지서(?)를 들고, 줄을 서서 인사하고, 사인하고, 혼주와 눈 맞추기 바쁘고, 정작 혼례식장에는 참석하지도 않고, 음식만 먹고 뭔가에 ?기듯 표표히 사라져 가 버리는 우리들의 결혼 풍습...

 

사실 우리의 고유 결혼 풍습은 얼마전가지만 해도 결코 그렇지 않았다. 가마타고, 말타고, 가까운 동네 친지들만 참석하여 하루종일 결혼식을 축하해 주었던 우리들의 미풍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이 결혼식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들의 결혼식이 생각나는군요."

"음... 그러네! 백조의 탑에서 올리는 결혼식은 너무 좋아보여요."

 (▶사진 : 백조의 꼬리처럼 우앙한 Swan Bell Tower의 유리 첨탑) 

 

그랬다.

우리들의 결혼식은 조그마한 암자에서 오직 양가의 가족만 참석을 하였고, 예물대신 국화 7송이를 각자의 손에 들고 단촐하게 치러졌다. 허지만 우린 그 결혼식을 두고두고 기어에 남는다. 결혼식이란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하객들 속에서 성스럽게 치루어야 하지않겠는가. 

 

캘리포니아에서 참석했던 멕시코 친구 신시아의 결혼식에는 딱 40명의 하객이 참석하였는데, 하객들은 피로연이 끝나는 자정까지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참석하여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던 진지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하여간... 여기 퍼스의 백조의 벨 타워에서 내려온 신랑 신부는 탑 정문에서 간단하게 기념을 촬영을 하고 꽃다발을 든 채 분수대를 따라 걸어갔다. 그 뒤를 몇 명의 친구들이 따라간다. 벨 타워에서는 그들이 멀어져갈 때까지 축하의 벨을 울려준다.  

 

 



▲Swan Bell Tower에서 우아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타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

 

 

평화롭다!

너무나 사랑스런 정경이다.

먼 이국에서 전혀 모르는 생면부지의 결혼식을 바라보는 데 괜히 우리들이 결혼식을 한 것처럼 행복하다.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우리도 저 백조의 타워에서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릴까?"

"저 젊은이들과 함께 이미 올린 거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요?"

"따는… 그렇기도 하네…하하."

 

하긴,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이다.

 

 

퍼스의 'Swan Bell Tower'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악기 중에 하나이다. 벨의 수는 총 18개인데 그 중 12개는 1988년 호주 200주년 기념일을 맞이하여 영국의 성 마틴 필드 성당에서 기증한 것이고, 3개는 런던 시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그리고 나머지 벨은 서호주 정부에서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주조하여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

 

열 여덞 개의 벨은 사람의 손에 의해 로프로 당겨 직접 조율하여 울려 퍼지는 데, 벨이 울릴 땐 백조 타워는 하나의 거대한 악기가 된다. 16세기 영국민요를 변주하여 랜덤 식으로 울려퍼지는 종소리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면, 종소리는 조율사가 울려야 할 종을 선택하여 로프를 당기면, 1-2-3-4-5-6번순으로 울렸다가 2-1-3-4-5-6으로 변화하며 랜덤식으로 울린다는 것.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종소리 이름도 재미있다. 예를 들면 Plain Bob, Little Bob, Grandsire, Stedman, Cambridge Surprise 등과 같이 각자의 특징적인 고유 이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종의 수에 따라 4개-Minimus, 5개-Doubles, 6개-Minor, 7개-Triples, 8개-Major, 9개-Caters, 10개-Royal, 11개-Cinques, 그리고 12개-Maximus라고 부른다고 한다.  

 

벨소리도 천차만별이다. 5개의 벨로는 5분 동안에 120가지의 소리를, 6개-720가지(20분 동안), 7개-5040가지(3시간동안)의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러나 한 번에 18개를 다 울릴 수는 없고 최대 12개까지만 가능하다고 한다.

(◀사진:직접 사람이 손으로 로프를 당겨 천차만별의 벨소리를 울리는 벨지기들의 모습)

 

우리는 페리 호를 타고 Swan River를 일주한 후 어두워질 때 다시 백조의 타워로 돌아왔다. 백조의 호수에서 바라보는 퍼스의 스카이라인은 그대로 한 장의 엽서다. 조형미 넘치는 고층 빌딩에 드리워진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은 백조의 호수에 그대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 로맨틱한 정경이다.

 

▲밤하늘에 형형색색으로 수를 놓는 Swan Bell Tower 꼭대기에 있는 글라스 첨탑

 

 

백조의 타워 꼭대기에 있는 글라스 첨탑이 가지가지 색깔로 변화하며 퍼스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기 시작한다. 백조의 벨이 울려 퍼지는 타워에서 성스러운 결혼식을 올리고 로맨틱한 백조의 호수를 거닐다가 터키석처럼 푸른 서호주의 바다로 뛰어 들어가는 허니문! 이는 서호주만이 갖고 있는 가장 낭만 넘치는 매력이 아닐까?

 

 

(호주 퍼스에서 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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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초에 다녀왔는데
퍼스도 시내는 참 좋은거같더라구�ㅎ
근데 서울마트쪽빼곤 한국사람 보기 힘들고~
아 저기 분수대에서 사진 찍엇는�ㅋㅋ
퍼스는 놀만한곳이 없죠 촌이라서 ㅋㅋ
잘보고가요. 제블로그도 방문해주셔요~~ http://filesdown.aa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