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s 독서시대/Humanities

Ezs 오진수 2014. 9. 23. 21:57

 

기호학송효섭.mp3

 


 

 

송효섭 -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삼국유사>를 기호학적으로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국제인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언어- 기호학 연구센터에서 기호학을 연구했다. 한국기호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세계기호학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화기호학> <설화의 기호학>, <초월의 기호학>, <탈신화 시대의 신화들>, <해체의 설화학>, <신화의 질서>가 있으며, <기호학과 비교신화학>, <아리랑의 기호학>등 기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책의 프롤로그

 

전략... 이 시점에서 인문학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아무래도 '소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말은 요즘 하도 많이 쓰여서 진부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소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는 형편입니다.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소통일 텐데, 그것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문학은 이제 기호학을 말해야 하는 심점에 와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마음' 이 있는 동물입니다. 이 '마음'이라는 것을 조금 철학적으로 바라보자면 주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말말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은 어까지나 내 마음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은 또한 그 사람의 마음일 뿐입니다. 우리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소통이 그 만큼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소통에도 도구가 있고 전략이 있다면,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 도구와 전략으로 인간이 개발한 가장 발달된 기제가 바로 언어입니다. 그리고 이 언어를 포함하여, 또 다른 여러 도구와 전략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기호'라는 것입니다. 이제 인문학이 '기호를 다루는  학문'인 기호학을 말해야 하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기호학은 이런 도구와  전략을 다루는 학문이고, 또한 매우 방법적인 학문이어서 문학이나 철학, 심리학이나 인류학처럼 한정된 대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호의 성질이 있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다루기에 그 대상이 거의 무한정입니다. 이것이 기호학의 장점이기도 하고 약점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든 장점을 부각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은 전문인으로 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인으로 그리고 교양인으로 사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그림이나 영화를 감상할 때 그 작품의 의미를 깨닫는 일은 미술평론가나 영화학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시를 읽고, 음악을 듣는 고상한 활동만이 아니라, 길에 나 붙은 광고판을 읽고, 저이가가 선거에서 표를 얻고자 벌이는 유세를 들으면서 거기서 어떤 의미를 파악하려면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공통의 언어나 인식 체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이런 활동이 우리 삶을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주겠지요. 그러 때 다른 학문은 몰라도 적어도 인문학은 전문적인 것보다는 이런 보편적인 것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것이 바로 기호학이 필요한 이유라고 하겠지요.

흔히 기호학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애써 변명하자면,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공통의 언어 혹은 방법을 찾다 보니 어려워질 수밖에 없겠지요. 소설은 글을 이해하면 됙, 조각은 형태나 재질을 이해하면되지만, 소설과 조각을 함께 이해하게 해주는 공통의 언어를 찾으려다 보니, 이 두가지를 넘어서는 어떤 상위의 언어를 조작해야 하는 일이 필요해 집니다. 사실 기호학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들, 뒤에서 하나하나 설명하겠지만, 기표나 기의 해석소, 의소, 행위소와 같은 말들은 모두 새로 만들어지거나 새롭게 의미가 부여된 말들입니다. 이런 말을 쓰다보니, 기호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것은 책상이다. 저것은 연필이다'라는 식으로 사물을 지시할 때 사용하는 언어보다는 그 언어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메타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넘어선 언어'라는 뜻의 메타언어는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은 체계를 찾아 그것을 기술하는 언입니다. 기호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이런 어려운 말을 쓰련서라도 앞서 말한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텍스트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가 마음을 열어 소통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이 '기호학'이라는 길을 한번 걸볼 만하지 않을까요?

이 책ㅇ서 저는 그동안 써왔던 이론서와는 달리 기호학에 접근하는 데 따른는 어려움을 줄이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기호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도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면서 쉽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호학을 모르는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기호학의 전체적인 윤곽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또한, 이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문화와 어떻게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조금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에 별도의 설명을 삽입ㄴ 것도 이런 의도를 반영한 것입니다. 그리고 기호학에 대해 조금 더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독자를 위해서는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참고서적도 각각의 강의 뒤에 소개하여 미래의 기호학연구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이런 저의 시도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알수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이 지금가지 기호학에 관해 나온 책중에서는 가장  '친절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모두 여덟 개의 강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호학이 무엇인지를 다룬 1강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서 기호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다루었습니다. 기호학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인 셈인데, 이것은 문화의 특성을 다룬 마지막 8강과 짝을 이룬다고 하겠습니다. 기호학은 결국 문화를 이해하고 확정하는 가장 훌륭한 길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기호가 무엇인지를 다룬 2강에서는 기호 자체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도모했습니다. 기호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제시한 소뤼르와 퍼스의 기호 이론을 바로 이 강의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3강은 텍스트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텍스트는 기호들이 짜여서 이루어진 것이니, 어쩌면 기호의 확장된 형태가 텍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3강은 2강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호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역할은 커뮤니케이션과 의미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각각 4강과 5강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역할은 서로 대립하는 성격을 보여줍니다. 이 대립적인 성격은 기호학의 출발점인 소쉬르 이론과 퍼스 이론 사이의 대립과도 상통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들은 또한 서로 통합되기도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없는 의미 작용은 있을 수 없고, 의미작용 없는 커뮤니케이션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그런점에서 4강과 5강에는 대립과 통합의 관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구조적 코드화와 해석적 코드화로 확장되 텍스트의 형성과 수용을 설명하는 바탕이 되는데, 이런 내용을 6강과 7강에서 다루었습니다. 이 두 강의는 서로 대립하고 통합하는 관계에 있으면서, 또한 4강과 5강의 확장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이 책의 전체 구조는 각 강의 사이의 대립, 통합, 확장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작용은 오늘날 기호학에서 일어나는 아주 역동적이고 생생한 움직임을 그대로 반여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같을 수 없으며,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면서, 또한 통합을 이루어갑니다. 그 통합은 완성된 것이 아니기에 더 넓은 영역으로 지평을 확장합니다. 기호학이 그렇고, 문화가 그렇고, 우리 삶이 그렇겠지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ㅇ렵게만 여겨졌던 기호학이 우리 삶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여러 모습을 이해하고 그 뒤에 숨겨진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이자 사요의 방식임을 알게 된다면 이 책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2013년 2월 15일  송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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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s 오진수 2014. 9. 2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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