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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만호 2007. 5. 17. 10:34

 

 

맞불 한규한 기자 

 

 

△사학법 개악 야합 시도에 항의하는 교사들 - 열우당 개혁파, ‘배신은 계속된다’

 

지난 17일 ‘창조한국 미래구상’(이하 ‘미래구상’)과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이하 ‘국민운동’)이 통합해 신당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미래구상’의 선거연합 방향이 좀더 오른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국민운동’은 ‘미래구상’보다 분명하게 반한나라당 전선을 표방한다. 이들은 가장 중요한 창립 취지로 “뉴라이트 등 냉전수구 세력의 공세에 대응하는” 것을 들었다. 이를 위해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단체의 발기인 명단에는 김근태 계열 인사들과 열우당 의원 민병두 등 여권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미래구상’과 ‘국민운동’ 통합이 범여권 통합의 기폭제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일부 개혁 사기꾼들은 ‘미래구상’을 발판 삼아 재생을 노리고 있다.

 

이 점에서 ‘미래구상’이 NGO들 사이에서 가진 영향력을 진보진영 단결에 사용하기보다는 범여권 개혁파 결집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때문에 ‘미래구상’의 선거연합 구상은 혼란과 모순으로 뒤죽박죽이다.

 

‘미래구상’의 왼쪽 얼굴이라 할 만한 지금종 사무총장은 “[‘미래구상’과 ‘국민운동’이 만들]신당의 정체성이 한미FTA 반대”이고 “정책과 노선으로만 보면 민주노동당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최윤 ‘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은 “신자유주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하지 못하는 한 반신자유주의 전선이라는 것은 없다”며 사실상 범여권 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

 

이 때문에 ‘미래구상’이 제시한 연합의 주요 기준과 연합하려는 세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모순이 나타난다. 당장 “반신자유주의 대표 요구”(지금종 사무총장)인 한미FTA 반대만 놓고 봐도 그렇다. 한명숙·정운찬·문국현은 한미FTA를 반대하지 않는다. 문국현은 “마치 농업을 포기한 듯 보인 잘못은 있지만 한미FTA를 하지 않으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숙은 한미FTA 타결을 “균형외교, 실리외교의 결실”이라고 찬양한다.

 

또, ‘미래구상’의 일부 인사들은 3불정책 유지를 중요한 선거연합의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정운찬은 대표적 3불정책 폐지론자다.

 

혼란과 모순

 

물론 천정배와 김근태는 한미FTA에 반대해 단식까지 했다. 한미FTA 반대 운동에서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 그러나 ‘한미FTA 반대’가 곧 ‘신자유주의 반대’는 아니다.

 

손호철 교수의 지적처럼 “노동 유연화와 비정규직 확대를 찬성하는 반신자유주의 세력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김근태와 천정배는 비정규직 악법의 통과를 주도했거나 지지했는데 무엇보다 지금도 이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이라크·레바논 파병 등 반전·평화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파병을 지지·방조해 왔다.

 

천정배와 김근태가 단지 개인이 아닌 조직된 세력을 대표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김근태의 민평련과 천정배의 민생정치모임에는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개혁 사기꾼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민평련 소속 이목희와 우원식은 비정규직 악법 통과를 주도한 자들이다. 장영달은 이번 사학법 개악 야합의 주역이기도 하다.

 

이런 자들과 ‘정책 연대’를 맺은 천정배 계열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CEO 출신 이계안은 비정규직 악법에 찬성했고, 최재천은 레바논 파병에 찬성했다. 더구나 범여권 ‘개혁파’들은 여전히 범여권 ‘보수파’와의 통합을 추진한다. 최재천은 “선거라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중도와 지역을 외곽으로 하는 [범여권] 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런 자들과의 무원칙한 연합은 진보진영의 단결과 전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에게 부르주아 개혁파 비판을 자제하고 독자적 요구를 양보하라고 강요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래구상’이 표방하는 ‘수구·양극화 세력 반대’를 가장 강력하게 할 수 있는 반전·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의 핵심 동력을 약화·마비시킬 것이다.

 

‘미래구상’은 범여권 개혁파들을 “견인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래구상’의 전략이 이들에게서 독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끌려갈 수도 있다.

 

손혁재 전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범여권 통합이 정권 장악을 위한 이합집산처럼 보이는 “립스틱 바른 돼지”가 돼선 안 된다고 했는데, ‘미래구상’이 바로 그 립스틱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미래구상’의 선거연합 구상을 추수하다가 함께 수렁에 빠지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대신 ‘미래구상’의 모순을 비판하며 이들이 진정한 진보진영 선거연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범여권 개혁파와 민주노동당 사이에서 동요하는 NGO들과 진정한 개혁을 염원하는 서민 대중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미FTA 반대 운동을 둘러싼 상황은 민주노동당이 진보진영 선거연합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한겨레21> 655호는 민주노동당이 “정치적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김근태·천정배가 단식까지 했지만, 아직까지 FTA 반대의 정치적 구심점[이 아니기 때문]”에 “범여권 지지층에 가 있는 진보층들이 FTA를 계기로 떨어져나와, 민주노동당 쪽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진영 단결을 주도해 이 가능성을 현실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