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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만호 2007. 6. 15. 08:53
기만적인 "평화시위문화" 운운하지 말라!
평화집회시위문화 시민모임’ 발족에 대한 인권단체연석회의 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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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지난 6월 13일 환경재단(대표: 최열)은 2006년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공동위원회>에 참가했던 민간위원들을 중심으로 <평화집회 시위 문화 시민모임>을 결성하는 기자회견을 추진하고자 했다. 이 모임의 기획취지는 “이제 우리 사회가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는 만큼 우리의 집회시위 문화도 새롭게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집회와 시위를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이웃이나 사회 전체에 또 다른 불편과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 공동위원회」에 참여하였던 민간위원들이 뜻을 모아 「평화집회시위 문화 시민모임」을 결성,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문화운동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모임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전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백도웅,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청화스님, 강원대학교 총장 최현집, MBC 독립이사 고복만, 환경재단 대표 최열, 서울대 사회학부 교수 임현진, 충남대 경제학부 교수 박진도, 이화여대 법학부 교수 김유환,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주완>이 참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연석회의 경찰대응팀은 긴급회의를 갖고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집회시위 자유 확보를 위한 연석회의>에서는 발족 기자회견을 무산할 것을 촉구하였고, 기자회견은 무산되었다. 이후 이 모임과의 간담회 등 대응 사업을 통해 기만적인 집회시위의 평화문화를 운운하는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 예정이다.



*****‘평화집회시위문화 시민모임’ 발족에 대한 인권단체연석회의 의견서*******


1. 우리 인권단체들은 귀하들께서 ‘평화집회시위문화 시민모임’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우려 속에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이 소식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는 것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우리 사회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였던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이 모임의 추진이 매우 잘못된 현실인식에 기초하여 추진되고 있다는 점, 이런 잘못된 인식에 기초한 모임은 일단 중단되어야 하며, 추후 시민사회의 논의과정을 통해서 의견을 수렴한 뒤에 다른 내용과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 우선, 귀하들께서 추진한다는 이 모임의 전제가 되는 평화에 대한 관점의 문제입니다. 평화를 말하며 소리 높여 그에 대한 동참을 촉구하기에 앞서, 그것이 어떤 평화냐, 누구를 위한 평화냐 하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민모임을 결성하고자 하는 분들이 주장하는 집회 시위의 ‘평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평화인지 의문입니다. 반민중적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와 반대 시위를 살인적으로 탄압하는 경찰은 그대로 둔 채, 집회 시위만의 평화를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이것은 그간 정부가 해오던 어법과 비슷합니다. 정부는 사실상 운영되어온 집시법을 무조건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집시법이 가진 문제점만이 아니라 과도하게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이 중심이 되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표현을 억눌러왔던 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시해왔습니다. 그런 가! 운데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3. 이와 같은 ‘평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시민모임이 "이제 우리 사회가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회라는 것인지, 노무현 정부가 과연 민주적인 정부라고 할 수 있고, 투명하게 정책을 추진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분명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2005년 정부와 국회는 농민들의 절박한 협상 요구를 무시한 채 쌀 개방을 강행하였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농민들의 시위를 경찰력으로 탄압하여 농민 전용철 씨와 홍덕표 씨를 사망케 했습니다. 2006년에는 경찰, 검찰은 물론 국정원까지 동원하여 포항 건설노조를 탄압하였고, 또 다시 살인적인 경찰 폭력으로 조합원 하중근 씨를 사망케 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국민에게 비밀로 한 채 밀실 합의하였으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강행하며 경찰 폭력으로 주민들과 반대 시민들을 탄압하였습니다. 주민들과 환경운동가, 의식 있는 시민들이 반대하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강행하여 갯벌을 황폐화시키고 어민들의 생계를 막막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문화되어가던 국가보안법을 부활시켜 강정구 교수, 사진작가 이시우 씨, 서점주인, 전교조 교사 등을 탄압했습? 求? 소수의 통상 관료들이 밀어붙인 한미FTA 협상엔 국민의 대표인 국회조차 관여하지 못했으며, 반대 시위와 TV 광고는 금지 당했습니다. 특히 경찰조사에 따르면, 2006년 진행된 집회는 7,758 건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경찰이 규정하는 폭력집회는 단 0.5%인 38건이며, 또한 이들 집회 대부분 이 경찰의 물리적인 탄압으로 인해 폭력이 빚어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민모임의 집회시위 자유 인식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런 인식은 노무현 정부 외의 인사들 말고는 동의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4. 아울러 시민모임 측은 집회?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어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집회?시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의 장으로 헌법으로 보장해야 하는 기본권에 해당하는 영역입니다. “집회와 시위를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이웃이나 사회 전체에 또 다른 불편과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라는 표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집회 시위를 불편하고 나쁜 것 내지 잘해야 필요악 정도로 여기는 인식으로 읽어도 무방한 내용이 아닌가요?

그러나 집회 시위는 민중이 권력을 견제하고 사회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핵심적 인권으로, 헌법도 다른 권리에 비해 집회 시위 권리의 우위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헌법학계에서도 집회?시위의 자유는 어쩔 수 없이 일정 정도의 불편함을 초래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수인한도 내에서 인내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여전히 집회?시위를 사실상의 허가제로 운영하면서, 집회?시위의 참가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짓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도로교통의 정체를 이유로 집회?시위를 불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헌법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와 도로의 소통문제를 동일한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단 말인가요? 지금 시민모임을 추진하는 분들의 주장은 정확하게 위와 같은 정부? ?논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5. 이번 시민모임을 추진하는 분들은 작년의 국무총리 산하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민관공동위원회’가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위해서 기여한 점이 있다는 평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귀하들께서 참여하신 그 위원회는 정부의 반민중적 정책과 경찰의 살인적인 탄압으로 죽어간 열사들을 외면한 채, 정부와 경찰의 선전에 편승하여 앵무새처럼 평화적 집회 시위 문화만을 되뇌었을 뿐입니다. 단 두 번째 회의에서 나온 ‘평화적 집회시위 대책안’은 △집회시위 시 양해각서 체결, △불법폭력 시위단체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원 배제 △채증 강화, △사후 처벌 강화, △민사상 책임 제기, △위해물건 반입금지, △소음기준 강화, △폴리스라인 강화 등 집회?시위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독소 조항들로 가득했으며, 이것은 경찰의 집회?시위 통제! 안을 민간의 이름으로 정당화시켜준 것에 불과합니다. 그 대책들은 실제로 경찰이 집회?시위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과 양해각서를 맺지 않으면 집회를 허가해주지 않겠다며 버티고, 집회에 대한 불법 채증은 더욱 강화되었으며,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아졌습니다. 노동운동 탄압하듯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활용하여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방법도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회 시위 탄압안을 통과시킨 책임이 있는 민간위원들은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평화 시위 문화운동을 하겠다고 합니다. 민관공동위원회의 활동과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없이 다시 그 인사들로 일방적으로 시민모임을 추진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명분상으로 맞지 않는 일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시민모임의 추진은 새로운 관변단체를 만들겠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6. 시민모임은 제안서에서 모임 결성 이후 “평화적 집회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문화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모임은 기간 집회시위 억압의 이데올로기와 다른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동안 집회시위에 대해 보수 언론 및 관변단체는 집회시위가 이뤄지는 사회적, 정치적 배경을 뒤로한 채 집회시위 자유를 억압하는 이데올로기를 펼쳐 왔습니다. 집회시위 문화는 집회시위자에 대한 대상화나 관전평이 아닌 사회 개혁과 억압받는 이들 당사자와의 현장 연대, 실천과 토론을 통해 발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없이 출범을 계획하는 시민모임에 대해 우리는 집회시위 자유를 또다시 왜곡하는 전철을 밟을 우려가 강하다고 판단하며, 시민문화운동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7. 우리는 시민모임을 추진하는 분들께 요구합니다. 민중의 삶을 팔아먹는 정부, 살인 탄압을 일삼는 경찰 공권력에 눈감으며 평화 시위 운운하는 것은, 민중을 기만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배반하는 것이자 민주화를 사유화하고, 평화를 팔아먹는 정치적 탄압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모임의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청드립니다. 그러기에 앞서 시민사회와 허심탄회하게 집회?시위 현실을 진단하고, 지난해의 민관공동위원회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채 예정대로 시민모임 발족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로 인한 책임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귀하들께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우리의 의견에 대해 깊이 고려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