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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 2005. 8. 1. 23:50
LONG
2004년 4월. - 저수지 건너편에 보이는 산 벚꽃의 아름다운 자태.
 
충남 당진에 있는 안국저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바람이 불 때마다 벚꽃이 눈발처럼 날리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밤낚시를 떠난 멤버는 영화감독, 탤런트, CF감독인 동생들과 나까지 4명이었다.
손00 영화감독은 낚싯대도 펴기 전에 술잔 먼저 찾았고, 
낚시광인 탤런트 권00이와 나는 포인트를 찾아 낚싯대를 펴느라 부산하고,
박00 CF감독은 낚시보다는 사진찍기에 바쁘고...
밤이 되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어찌나 춥던지 동사하는 줄 알았다.
탤런트인 권00이 그 와중에도 연신 떡밥과 지렁이를 갈아끼며 케미라이트에 눈을 떼지 않으면서,
"형님, 추우니까 불 좀 많이때요" 라며 연신 담배에 불을 붙이며 웃겼다.
우린 밤새도록 붕어 얼굴도 구경하지 못하고 추위에 복날 개 떨듯이 떨다가 ... 
새벽녘에야 드디어 대물 잉어와 월척을 한 수 건져냈다(지독한 왕 고집쟁이들).
잉어가 어찌나 큰지 물밖으로 끌어내는데만 20분이 걸렸다. 하필이면 제일 작은 낚싯대에 걸려서
놓칠 것만 같아 엄청 신경이 쓰였다. 어찌나 힘이 센지 금방이라도 낚싯줄이 아니면 초릿대가 터질 것만 같았다. 실랑이 끝에 끌어낸 잉어를 보러 저수지 낚싯꾼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우리는 큰일(영화제작)을 앞두고 살생하면 부정탄다며... 잉어와 붕어를 방생하자 낚싯꾼들은 아쉬움에 입맛만 다셨다. 차마 체면상 달라고 말도 못하고...ㅎㅎㅎ
아침이 되어 뜨거운 라면과 국물에 소주 한 잔을 걸치는 순간, 손00 영화감독 놈은 초장부터 술만 퍼대더니 텐트 속에 뻗었다가는 용케도 귀신 같이 일어나 잉어와 붕어를 보고는 입이 딱 벌어졌다. 아무래도 못 믿겟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긴 언제 낚시를 해봤어야 알지. 그저 어디를 가든 술만 퍼대느라고... 아, 맞다. 그래도 커피는 한 잔 끓여주고 잤구나!  
"저거 형이 정말로 낚시로 잡은 거예요?" 
"아냐. 하도 고기들이 입질을 안 해서 내가 저수지에 뛰어들어가서 입으로 물고 나온거야."
 
낚싯대를 걷은 우리는 주린 배도 채울겸 싱싱한 회를 작살내러 서둘러 인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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