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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 2006. 1. 6. 10:05
LONG

時間 속의 外出 2

 

지친 영혼 하나 잠들어 있어요.

 

스쳐간 바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식어 버린 찻잔에 고이는 어둠.

 

손거울 하나 버려진 채 꿈을 꾸고 있어요.

 

어둠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쥴리엣 그레꼬의 쓸쓸한 음성…

 

떠나온 겨울 바다는 아름다웠어요.

 

풀려진 시간만큼의 저편에 홀로 선 그림자 하나.

 

빈 손 허전한 밤이면 술을 마셔요.

 

시든 꽃잎이 지는 소리, 주인 잃은 빈 술잔에 갇힌 겨울 바다가 울고 있어요.

 

묵은 앨범의 퇴색된 사진처럼 녹슨 태엽은 풀려만 가고,

 

젖은 시간의 날개들이 램프에 불을 밝혀요.

 

오랜 傳說의 그리움처럼 들려오는 바이올린의 G현.

 

어둠이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무너질 때, 떠나간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여요.

 

어둠 저편에 우뚝 선 그림자 하나, 젖어만 가는 시간.

 

지친 영혼 하나 쓰러질 듯 쓰러질 듯 걸어가고 있어요.

 

때 아닌 겨울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이영철 시집 <겨울 사진첩에 내리는 비> 중에서

 

사진 : 남정국

 

www.koreca.com

ARTICLE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친구 사무실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도심의 한 복판에 감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새들을 위해 다 따지 않고
몇 개 남겨둔 주인의 풍요로운 마음이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