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루미 2020. 1. 16. 05:03

  피셔맨즈 스웨터(fishermans sweater)                                         

                               윤근택  
 




    밤잠이 없다. 밤잠이 없어져 간다는 것은, 차츰 늙어간다는 징후이기도 하다. e메일 애독자들, 즉 나의 신작 수필 애독자님들 가운데도 밤잠이 거의 없는 분들이 계신다. 전주의 김학 수필가님, 여수의 전남대 여수 캠퍼스 정규화 콩 박사님, 그리고 전주의 어느 여류 수필가님. 그분들은 새벽이든 심야든 가리지 않고 띄우는 나의 e메일을 곧바로 읽으시는 것으로 미루어서라도, 나처럼 잠이 없는 분들임을 알 수 있다.




오늘밤에도 뒤척이다 결국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오리털파카를 입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실은, 밤잠이 없다 하여 크게 고민한 적은 없다. 작가한테 이만한 축복도 없으니까. 오늘 낮 동안에도 이미 한 편의 수필작품을 써서, 저기 위에서 소개한 분들을 포함해서 여러분께 e메일로 부친 바 있건만, 또 무슨 이야기라도 적어야겠다고 벼르게 된다.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 적지?
 


고민도 잠시. 엊그제 아침 일곱 반 무렵, 퇴근길에 승용차에서 습관처럼 들었던 출발 F.M.과 함께를 떠올리게 된다. 매혹적인 목소리를 지닌, 박지현 여성 아나운서가 스웨터의 기원을 들려주었다. 물론 어느 방송작가가 적어준 감미로운 내용이었겠지만 .
 


나는 곧바로 속도 느려터지고, 곧잘 트로이목마 따위의 악성코드가 침투하는 컴퓨터를 통해, 그야말로 의지의 한국인답게(?) 자료를 검색하여 메모를 해댔다. 해서, 그 많은 나의 글들이 그러했듯이, 이 글 또한 순전히 네이버 박사(?)다음 박사(?)의 도움으로 꾸려가게 된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서론이 너무 장황했다. 본론에 접어든다
 


우리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겨 입는 겨울 스웨터의 기원은, 피셔맨즈 스웨터란다. , 어부들이 최초로 입었다는데, 북극지방과 유럽 북부 스칸디나비아반도와 영국 북부지역과 아일랜드 등의 어부들이 입은 데서 유래한다. 그 가운데서도 아일랜드 어부들이 최초로 입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스웨터는 아일랜드 어부 부인들의 남편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보면 된다. 아일랜드의 서쪽 섬, 아란(Aran)의 어부 부인들. 그들은 그 차가운 해풍(海風)과 싸우는 남편들을 위해, 굵고 탈지(脫脂)가 되지 않은 천연털실로 스웨터를 손뜨개질로 두껍게 짜게 된다. 부인들은 스웨터의 가슴 부위에다 자기네 집 모양을 새겨 넣게 된다. 만선(滿船)하여 길 잃지 말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라는 기원을 그렇게 담는다. 또한, 남편한테 보다 두껍게 스웨터를 짜주려는 방편이기도 하였다. 스웨터 가슴팍에다 세로로 길게 다이아몬드, 꽈배기, 지그재그 무늬를 더한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아일랜드 아란 지방에서 유행했던 스웨터 방식을 두고, 아란 스웨터라고 부른다. 속칭 아이리시 스웨터. 1960년대에 이 아란 스웨터가 유행했다.




그러했던 스웨터가 여러 갈래로 분화하게 된다. 독자님들께 미리 양해를 구하겠는데, 내 편의에 따라 논리학상 ·하위개념 따위를 이번만은 무시한 채, 아래와 같이 열거하겠다. 아이슬란드에서 짠 것은 아이스 스웨터(Ice -), 영국 해협 건지(Guernsey)섬에서 짠 것은 건지 스웨터, 아란 스웨터를 대표하는 오일드 스웨터(Oiled - ; 모르긴 하여도 털실을 탈지하지 않아 기름기가 그대로 남은 데서 비롯된 말인 듯함.),스웨터다운 스웨터라 하여 이름 붙여진 스웨터리 스웨터(sweatery-). 스웨터리 스웨터는 다시 아일 스웨터, 아가일 스웨터, 노르딕 스웨터, 피쳐맨즈 스웨터 등으로 갈라진다. , 그 모양새에 따라서는 터틀넥 스웨터(거북목 모양의 스웨터), 크루넥 스웨터,가디건 스웨터 등으로 분화한다.




어부들이 이처럼 방수, 땀 흡수, 방한 등의 목적으로 입기 시작한 스웨터. 1891년 아이비리그 축구선수들이 땀받이로 입게 되면서부터 일반화 되었다는 거 아닌가. 특히 세계적인 디자이너, G.샤넬이 일반인들한테 소개함으로써 널리 유행하게 되었단다. sweater가 뜻하는 바, sweat 에서 비롯된 옷임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우리가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스웨터를 최초로 고안해낸 이들은 아일랜드 아란 섬의 어부부인들이었다. 엄마 스웨터나 아버지의 스웨터의 털실을 풀어, 벙어리 털장갑을 짜주던 우리네 누이들. 그들 또한 아일랜드 어부 부인들 못지않게 하나같이 고마운 이들이었음을. 이 겨울날, 하다못해 벙어리 털장갑이라도 몇 켤레 사서 추위에 떠는 이웃들한테 나누어주어야겠다. 아니, 내가 짤 수 있는 것은 스웨터도 아니며 털장갑도 아니니, 그나마 제법 짤 수 있다고 여기는 수필작품을 좀 더 따뜻하게 짜서, 종종 내 신실한 애독자들한테 골고루 띄워도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