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루미 2020. 2. 16. 04:43

일삼회 모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김창임


 


 


  남편은 친구 아내가 별세했다며 호남장례식에 갔다. 그 모임 이름은 일삼회다. 왜냐하면 남편이 대흥초등학교 13회 졸업생이어서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단다. 나는 거꾸로 서삼초등학교 31회 졸업생이다. 매년 두 번 정도는 모임이 꼭 있다. 남편은 그 모임에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나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이의 성격은 친구들에게 의리를 잘 지키고, 아주 친절하게 대한다. 그래서인지 잘 지내는 중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었다. 그분들께 항상 몸을 낮추고 살았다. 그 뒤부터 그 분들과도 원만해졌다. 그러던 중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했었다. 그 총무가 제주도에서 살았다 하여 우리는 세밀한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그분만 믿고 따라 갔었다. 여기저기 찾았으나 빈방이 없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온 세상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밤이 되니 방 두 개만 있는 집이라도 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방 한 개에 남자회원 아홉 명이, 다른 방은 여자 회원 아홉 명이 쓰게 되었다. 그거라도 구하니 방에 들어가 여장을 풀고 그동안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아홉 명이 잠을 자려니 비좁아 겨우 발만 넣고 잤다. 제일 문제는 화장실에 가는 일이었다. 줄을 아홉 명이 쭉 서서 기다려야 했다. 답답하지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여행 갈 시각이 되었다. 먼저 제주에서 유명한 천제연폭포와 정방폭포를 구경했다. 폭포가 아주 웅장해서 그런지 약간 무섭기도 했다. 맑은 물줄기 때문인지 그 어딘가에서 신선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다음은 돌고래 쇼를 보게 되었다. 조련사가 무엇을 가져다주라고 시키면 다 갖다준다. 글씨도 다 아는 돌고래가 기특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고래도 역시 훈련을 시키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구나!‘ 생각했다. 공놀이도 아주 신나게 했다. 그것을 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음은 성산일출봉으로 갔다. 그 성산은 팔만 개에 이르는 큰 분화구가 특징이며,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억새가 또 다른 눈요기를 제공했다. 이곳은 아름다운 풍경과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 회원 중 가장 잉꼬부부인 O교장이 갑자기 이승을 하직했다. 그 교장이 학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 그런 일이 있었단다. 또 얼마 후에 어떤 회원이 도로에서 벼를 말리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모임에서 가장 활발하고 춤 잘 추기로 소문난 R회원이 알코올 중독으로 별세했다. 그분 아내는 기독교 권사이고 건강하여 애들을 잘 결혼시켰다. 새마을지도자상도 받았다. 아들들이 공부도 잘하고 건강해서 다 잘 산단다. 또 한 회원은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고인은 모임 중에서 제일 키가 컸다. 그 분의 남편 역시 남자답게 묵직하고 키와 덩치도 컸다. 고인은 모임에 오면 술을 좋아하여 네 명이서 서로 경쟁하듯 술을 마시며 즐기곤 했었다. 영기 씨 부인과 석수 씨 부인이 그 동네에 가까이 살면서 유난히 친하게 지냈다. 술도 마시지만, 수다를 심하게 떨면서 마시는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나는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입장이다. 그래서 술로는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어울리는 척하면서 지냈다. 자식은 6남매를 두었다. 둘이 아직도 미혼이란다. 건강하기 짝이 없던 분이 고인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2년이나 병원에서 식물인간으로 살았단다.  그분과 즐겁게 지냈던 일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2020.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