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루미 2020. 5. 1. 18:11

까치가 물고 온 봄 (2)


                                                                     한성덕


 


 


 


 


  제목으로 두 번째 글을 쓴다. 지금의 날씨로만 보면 ‘까치가 물고 온 봄’이 다소 성급하다는 생각이다. 지난 23일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최저 0~5도로 떨어져 쌀쌀했었다. 서울에서는 진눈깨비가 관측될 정도였다는데,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사실, 전주지역도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꽤 쌀쌀했었다. 이런 환경에서 까치가 봄을 물고 왔으니 성급한 게 아닌가?


  까치의 겨우살이는, 앙상한 가지와 지내므로 자신의 모습이 다 드러난다. 성급하게 봄을 물고 온 걸 보면, 홀딱 벗은 발가숭이로 산다 싶어서 수치심이 많았던가 보다. 아니면, 새끼를 낳으려는데 따른 보호본능에서 둥지를 감추려고 그랬나? 제 딴엔 수치심도, 새끼를 감추려는 보호본능도 가질 만하다.


  까치가 영리하다기에 지능지수가 늘 궁금했다. 실제로 무슨 꾀를 부리거나 은혜를 갚을 만한 지능이 있을까? 하다가 ‘은혜를 갚은 까치’라는 동화를 찾았다. 까치는,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영리한 새다.


  옛날, 과거길에 오른 선비가 있었다. 산속을 걷는데 어미까치와 새끼들의  다급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큰 구렁이가 새끼들을 잡아먹겠다고 혀를 날름거리는 게 아닌가? 선비는 까치가족을 살려냈다. 밤이 되어 산속 주막에서 잠을 청했는데, 그 집은 낮에 죽은 구렁이의 아내가 만든 덫이었다. 한밤중에 숨이 막혀서 깨어보니 구렁이가 목을 칭칭 감고 있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동이 트기 전 뒷산에서 종이 울리면 살려준다고 했다. ‘누가 종을 울리겠나?’ 싶어서 죽기만을 기다리는데 종이 울렸다. 약속대로 살아나 뒷산으로 달려갔더니, 선비가 살려준 까치가 죽어 있었다. 까치에게 은혜를 베풀었더니 그 까치가 은혜를 갚은 것이다. 구렁이에게 원한을 샀다가 죽을 뻔했다는 인과율에 따른 전래동화다.


  2008, 독일연구팀이 얼굴을 알아보는 거울시험에서 까치가 통과했다. 그게 뭐 대단하냐고 하겠지만, 거울테스트를 통과한 동물이 많지 않다. 사람, 침팬지, 돌고래, 코끼리, 그리고 까치정도에 불과하다. 까치는 거울을 보고 자신의 모습을 안다. 사람도 18개월이 되어야 거울테스트를 통과하는데, 참 영리한 날짐승이다. 까치의 지능을 사람의 5~8세쯤으로 본다. 까치는 유일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먹이 주는 사람을 알아보며, 허수아비를 구분한다. 사람의 얼굴을 아니까, 자신을 위협하는 자를 기억하고 피하거나 보복한다.


  전에 시무하던 교회건물 뒤편에 서재 출입문이 있었다. 바로 앞에는 두 그루의 도토리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에 까치가 집을 지어 호감이 갔다. 이듬해는 출입문 처마 끝 물받이에 집을 짓는 게 아닌가? 긴 장대를 이용해 부수는데, 까치 두 마리가 난리였다. 마구 소리치고, 내 위를 쌩쌩 돌며, 단박에 머리를 쪼아댈 태세였다. 며칠 뒤, 까치집을 짓는 나뭇가지들이 서재 출입문에 수북했다. ‘누가 이런 짓을 다 하냐?’며 아무 생각 없이 치웠다. 며칠 지나서 또 그랬다. ‘설마 까치가?’ 와~, 작년에 드나들던 헌 집을 물어다가 그랬으니 제 딴에는 보복이었다. 그 뒤로부터는, 나를 보기만하면 까치 두 마리가 나타나 사정없이 짖어대며 휙휙 날아다녔다. 그 소행에 적이 놀랐었다. 그 때는 평화동에서 살았으니 ‘평화동까치’요, 지금은 우아동에서 살고 있으니 ‘우아동까치’라고 할까? 평화동에서는 평화의 무드가 깨져서 까치와 전쟁하는 기분이었는데, 우아동에서는 까치도 우아한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까치가 봄을 물고 왔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보았다.


 


  까치가 물고 온 봄이 조금은 성급해 보였지만, 봄은 역시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듯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경기가 살아나며, 온 나라에 생기가 도는 봄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봄이라면 성급할수록 더 좋다. 까치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까치야, 이런 봄을 어서어서 물고 오너라. 헌 집 아닌 새집 줄께!"

                                        (2020. 4. 25. )    


 
 
 

★수필♡

두루미 2020. 5. 1. 15:24

봄 냉이와 주꾸미 맛

                    신아문예대학수필창작수요뱐  최 인 혜

 

                                                             

 

  매화가 피고 벚꽃가지도 부풀어 양지바른 자리에선 봉오리가 벙글기 시작하는 봄이다. 산에는 진달래가 무리지어 피었다는 소식도 들리고 산수유도 한껏 피어 여기저기 노란 솜사탕이 보인다. 이 좋은 계절, 봄이 왔건만 세상은 봄을 맞은 것 같지 않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했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전염병이 나돌아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 수가 1만 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160명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처방을 내놓았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들끼리 대화하거나 기침을 하면 튀는 침방울로 전염하므로 사람 사이에 접촉을 줄이라는 것이다.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나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도 침방울을 흡입하지 않도록 하라는 권고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으라는 당부도 있다.

  끔찍한 일이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정을 나누고 살아야 하는데, 그저 집에서 콕 들어앉아 있으라니 이건 큰일이다. 만나야 정이 생기고 마음이 통해서 서로 도우며 살 수 있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자주 만나서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하는 게 사는 재미인데, 변종 바이러스에 세상사는 재미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살려니 마음에 병이 생길 듯 싶다.

  잘난 바이러스 때문에 매주 나가던 노인복지관이 문을 닫았고, 수필 공부하러 다니던 신아문예대학 강좌도 쉰다. 노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면 치명적이라니 노인 모임은 언제 다시 시작될지 짐작도 못 한다.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해서 누군가 연락해 만나고 싶어도 혹시 외출했다가 바이러스라도 걸리면 그 뒷일이 너무 끔찍해서 친구한테도 전화 안부나 묻고 만나자는 말을 꺼낼 수 없다. 정말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3월을 지나 4월 첫날이다. 이맘때쯤이면 봄 주꾸미가 한창 맛있을 때다. 며칠 전 뉴스에는 예년보다 주꾸미가 많이 잡힌다고 했다. 싱싱한 주꾸미를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거나, 샤브샤브 국물에 넣었다가 먹을 적기인데 그걸 먹으러 가자고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친구는 말할 것도 없고 아들에게조차 말을 할 수가 없다. 이 심란한 때 무슨 말이냐고 책망을 들을까 싶어서다. 그러다 보니 더욱 주꾸미 생각이 나고 직장에 다닐 때 주꾸미 샤브샤브를 먹던 일이 생각났다.

  오래전 G교육청에 근무하던 시절이다. 3월 마지막 토요일, 교육청에서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월말 보고서도 만들어야 해서 출근했다. 일하다 보니 장학사 몇 분도 나와서 각자 업무를 처리하느라 컴퓨터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가 한창이다. 쉬는 날에 출근하여 일하는 때도 혼자라면 재미없고 일하기도 싫지만, 여럿이 하게 되면 동지의식도 생기고 외롭지 않아서 좋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출출했다. 벌써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것이다. 시간도 넉넉하고 오랜만에 여럿이 함께 가서 맛있는 걸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멀지 않은 부안 수산시장 생각이 났다. 부안 수산시장은 손님이 먹을 생선을 사서 음식점에 가면 해달라는 대로 요리를 해주는 식당이 여럿이다. 살아 펄떡거리는 생선을 직접 사서 회를 먹고 매운탕도 끓여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의견을 물었다.    

  초등 여장학사님은 서울 따님 반찬을 갖다 주려고 서울에 가야 한다며 사양했다. 나를 포함하여 초등, 중등 장학사 셋이 내 차를 타고 부안으로 달렸다. 가면서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뭘 사면 좋을지 의견을 물었더니 광어니 우럭이니, 세꼬시를 먹자느니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다 한 분이 그러지 말고 주꾸미 샤브샤브를 먹으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마침 주꾸미 철이니 식당에 바로 가서 샤브샤브를 주문해서 꼬들꼬들한 맛을 보잔다.

  모두 미처 생각하지 못한 주꾸미철의 별미에 침을 꼴깍거리며 식당에 도착했다. 상에 냄비가 올라오고 구수하게 끓는 된장 국물에 먼저 냉이를 넣어 향긋한 맛을 보았다. 된장 국물에 어우러진 냉이의 향기, 그 맛에는 겨우내 참았던 봄의 맛이 모두 숨어 있다가 터져 나왔다. 냉이로 입가심하고 주꾸미를 넣어 다리가 오그라들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라니….

  냉이와 된장, 주꾸미와 초간장의 환상 호흡은 자연스럽게 소주를 불러 권커니 잣커니 해가며 봄의 향기에 취하고 소주에 취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속에 인정이 넘나들고 술기운에 용기를 얻어 평소 말하지 못하던 위험수위의 말들이 한참이나 오가다 보니 두 시간 넘게 점심을 먹었다. 음식점 앞의 수산시장에 들러 주꾸미를 두어 꾸러미씩 봉지에 넣어 차에 올랐다. 나는 조금밖에 마시지 않아서 술기운이 거의 사라진 듯했지만, 대리운전을 불러 교육청으로 돌아왔다.  

  거나했던 술기운 때문인지 두 분 다 어디로 가셨는지 보이질 않고 소리도 없다. 마무리가 덜 된 일을 마저 끝내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 정신을 모으고 일에 집중했다. 두 시간 정도 일을 하고 나니 머리가 개운해지고 입안에 냉이 향기와 쫄깃한 주꾸미 맛이 감돌았다.

  그렇게 그해 봄은 된장국과 봄 냉이, 주꾸미 맛이 날 사로잡아 몇 번이나 부안 수산시장 횟집에 갔었다. 그리고 퇴직 후에도 지인들과 봄이면 그 맛을 찾아갔다. 그런데 올봄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짓눌려 여태 주꾸미 생각도 하지 못했다. 동네 식당에도 선뜻 가기가 어려운데 부안 수산시장을 가는 건 더 엄두도 못 낼 일이다그 대신 신선한 주꾸미와 냉이를 구해 집에서라도 봄 입맛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주변머리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제발 내년봄에는 올 같은 재앙이 없기를 바랄 수밖에….

                                                                              (2020.04.01.)


재미 있게 감상했습니다. 한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쭈꾸미'는 사투리로 '주꾸미'가 표준말인데, 일부러 사투리를 쓰신 것인지요? 혹 문예지에 투고하실 때는 표준말인 '주꾸미'로 써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저도 전라남도 광주가 고향이어서 '쭈꾸미'가 더 익숙합니다만….

 
 
 

#알림#

두루미 2020. 5. 1. 09:35

코로나 막는데…10분 햇볕 쬐기가 좋은 이유

[사진=Deagreez/gettyimagesbank]

하루에 약 10분만 햇볕을 쬐며 활동을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의 피부암 전문가인 레이첼 닐 박사는 “햇볕을 받아 피부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D의 수준이 낮으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한다”며 “이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는데 햇볕을 받으며 하는 야외활동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햇빛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D는 햇볕만 잘 쬐어도 하루 필요 수준량의 80%를 얻을 수 있다. 닐 박사는 “비타민 D 결핍 상태가 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증상도 더 악화시킨다”며 “이는 비타민 D가 면역 체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비타민 D 보충제가 급성 호흡기 감염증에 걸릴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7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비타민 D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높은 사람들에 비해 급성 호흡기 감염증에 걸릴 위험이 거의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들은 병을 더 오래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닐 박사는 “햇볕이 좋은 곳에서는 하루 5~10분,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몇 분 더 햇볕을 쬐며 활동을 하면 비타민 D 결핍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타민 D는 대부분 햇볕을 통해 얻지만 불가피하게 집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은 비타민 D 보충제를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