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두루미 2020. 5. 8. 08:49
지금은 비빔밥 시대

   김 학


지금 우리나라는 백반가족이 비빔밥가족으로 바뀌고있다. 배달겨레인 우리네 식성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변해가는 우리의 결혼문화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단일민족임을 자랑으로 여기며 그 전통과 문화를 가꾸어왔다. 그만큼 오랫동안 순혈주의를 고집해 온 것이다. 우리네 결혼풍속이 일부일처제인지라 외국에서 처녀나 총각을 수입하지 않고도 배달겨레만으로도 자급자족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남아선호사상이 우리네 의식을 지배하면서부터 점차 남녀 출생비율이 어긋나게 되었고, 그 결과 짝을 찾지 못한 총각들이 불어나면서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임산부들은 뱃속의 아이가 사내아이라면 낳고 계집아이라면 낙태시켜 버리는 예가 많았다. 그 결과가 이렇게 극심한 남녀인구의 기형적 불균형을 가져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살거나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숫자가 어느새 백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쯤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20세 이하의 젊은이 중에서는 5명 중 1명이 국제결혼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의아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변하게 된다는 뜻이다. 자본과 인구의 국경 없는 이동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때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일 수는 없다. 다문화사회로 가는 것은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니 말이다.

농촌총각들 중에는 마흔 살이 넘어도 장가를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농촌총각 장가 좀 보내달라는 그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지만 쉽사리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발 빠른 일부 단체나 결혼정보회사들은 어느새 해외로 눈을 돌려 농촌총각들을 외국처녀들과 짝을 지어주기 시작했다. 중국의 조선족을 비롯하여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 여성들이 우리나라 총각들과 결혼하여 삼천리금수강산으로 꾸역꾸역 들어오고 있다.

우리 농촌은 외국에서 온 새댁들의 숫자가 크게 불어나면서 그녀들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이 쓸쓸하던 우리 농촌을 활기차게 변화시키고 있다. 외국인 아가씨들이 들어왔기에 끊겼던 아기울음소리도 농촌에서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세월이 갈수록 더 늘어나려니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배달겨레끼리 오순도순 사는 백반문화가 아니라 외국인 색시들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까지 여러 인종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오방색의 비빔밥사회로 바뀌고 있다. 반만 년 동안 전해져 온 전통적인 순혈주의가 마침내 혼혈주의로 체질개선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엔 이들 외국인 새댁들에게 우리말과 우리 풍습을 가르치며 그녀들이 빨리 이 땅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단체나 기관들이 많다. 이제 우리는 모두 열린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녀들을 보살펴 주어야할 것 같다. 단일민족이라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외국에서 시집온 새 식구들을 사랑하고 포용하여 그녀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우리의 동반자로 보듬어 안아야 할 것이다.

전주비빔밥은 30여 가지의 각종 재료가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룰때 그 나름의 독창적인 맛을 낸다. 이제 우리 사회도 다양한 구성원 들의 멋진 하모니가 이루어질 때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원래 비빔밥은 백의민족이 처음으로 창안하였고, 지금도 그들은 그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비빔밥의 유래는 분분하다. 조선시대 임금이 입궐하는 종친들과 점심 때 쉽게 만들어 먹었던 게 비빔밥의 유래라는 설도 있고, 농번기에는 일터에서 밥상을 차리기 어려워 그릇 하나에 여러 가지 음식을 섞어 비벼먹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옥에 갇힌 죄수들에게 그릇 하나에 밥과 반찬을 담아 준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고, 거지가 바가지 하나를 들고 이집 저집 돌아 다니며 쌀밥, 보리밥, 김치, 건건이 등을 받다 보니 움막에 돌아가 면 밥과 반찬이 뒤섞이게 되었는데 그것이 비빔밥의 유래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궁중에서 임금이 종친들과 함께 들던 음식이 비빔밥 이라는 설이 더 그럴듯하다.

1800년대 '시의전서'란 문헌에는 비빔밥이 '부 · 밥', '골동반'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 골동반의 골은 '섞을 골', 동은 '비빔밥 동'으로 '골동'이란 여러 가지 물건을 한데 섞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골동반이란 '이미 지어 놓은 밥에다 여러가지 찬을 섞어서 한데 비빈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름난 전주비빔밥은 콩나물, 황포 묵, 쇠고기, 육회, 고추장, 참기름, 달걀, 등의 주재료에다 깨소금, 마늘, 후추, 무생채, 애호박 볶음, 오이채, 당근 채, 쑥갓, 상주, 부주, 호도, 은행, 밤 채잣, 김 등의 부재료를 넣어야 한다. 하얀 밥에다 이런 30여 가지의부재료를 넣고 쓱쓱 비벼먹는 게 그 유명한 전주비빔밥이다. 이전 주비빔밥이 지금은 비행기 안에서도 기내식으로 나올 뿐 아니라 우주인들도 먹게 되었다고 한다. 한꺼번에 수백수천명 분량의 밥을 비벼서 나누어먹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전주비빔밥이 일본, 미국 등 세계로 수출되고 있어서 전주의 음식이던 비빔밥이 지금은 세계의 음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 비빔밥의 세계화 전망은 무척 밝다고 한다.

오늘날의 다문화가정은 바로 비빔밥가정이나 다를 바 없다. 외국여성들을 아내로 또는 며느리로 맞은 다문화가정의 가족들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참다운 도우미가 되면 좋겠다. 그래야 그 가족들이 비빔밥처럼 화합하고 맛깔스러운 가정을이룰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가정을 이루려면 다문화가정의 식구들과 그 이웃들까지도 화이부동이란 비빔밥정신을 본받아야 하려니 싶다.

김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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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2020. 5. 8. 05:04

어버이의 날, 자녀 같은 두 노래의 사연



어떤 사람에게는 어버이를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어버이날. 그래도 거리에선 띄엄띄엄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사람들이 보이겠군요. 부모와 자녀는 아무리 서운한 게 있어도 서로 닮고 그리워하듯이, 노래에도 그런 것이 있다는 것, 혹시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You Raise Me Up’은 찬송가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부모를 그리는 노래였습니다. 원래 혼성 듀엣 시크릿 가든의 롤프 뢰블란이 북아일랜드 국민가요 ‘Londonderry Air(런던데리의 노래)’를 편곡해서 어머니 장례식에 쓰려고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브라이언 케네디가 시크릿 가든과 함께 노래를 불렀고 조쉬 그로반, 웨스트라이프, 켈틱 우먼 등에서부터 우리나라의 소향까지 숱한 가수가 저마다의 음색을 입혀 ‘세계의 노래’가 됐지요.


저는 ‘네덜란드 아저씨’ 마틴 허켄스의 노래를 가장 사랑합니다. 그는 32년 동안 일하던 빵집에서 해고돼 2년 동안 실업자로 있던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 《홀랜즈 갓 탤런츠》에 출전합니다. 막내딸이 몰래 지원서를 냈는데 처음엔 주저하다가 도전에 응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파바로티’로 부르며 사랑한 딸들이 ‘아빠의 꿈’을 실현시키려 ‘선물’한 것이지요.


마틴이 예선 첫 무대에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자 심사위원과 관객은 상기됐습니다. 3년 전 《브리티시 갓 탤런트》에서 우승한 폴 포츠의 데자뷔로 여긴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폴은 정식으로 성악공부를 하다가 포기하고 휴대전화 판매상으로 일하다 꿈을 이뤘지만, 마틴은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빵 만들 때 흥얼거린 게 전부였습니다.


첫 프로가 나간 뒤 준결승부터 빵집 직원들과 동네 주민들이 버스를 대절해서 응원하러 왔고, 마틴은 ‘쿨’하게 이들을 환영합니다. 마틴은 이듬해 마스트리흐트 광장에서 ‘거리 가수’처럼 노래를 불렀는데, 이것이 유투브에서 ‘대박’을 터뜨려 세계 각국에서 초청됩니다.


‘You Raise Me Up’의 원곡 ‘Londonderry Air’는 북아일랜드의 비공식 국가이지요. 혹시 영화 ‘님은 먼 곳에’서 정진영이 미군을 만나서 ‘Danny Boy’를 불러 화를 모면하는 장면 기억하시나요? ‘Londonderry Air’가 영국과 미국에서 ‘Danny Boy’로 바뀌었고 빙 크로스비, 해리 벨라폰테, 앤디 윌리엄스, 엘비스 프레슬리, 아이유, 소녀시대 등 숱한 가수들의 애창곡이 됐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원래 사랑의 노래 또는 찬송가였지만, 전쟁에 나가는 아들을 보내는 어버이의 사랑노래로 바뀌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습니다. 정진영이 영화에서 미군 앞에서 ‘Danny Boy’를 부른 데 그런 배경이 숨어있는 거지요.


부모와 자녀가 서로 사랑하는 것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는 것을 ‘Londonderry Air’와 이 노래의 자녀 격인 ‘You Raise Me Up’과 ‘Danny Boy’이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한 곡은 자녀가 부모의 사랑을 기리는 것이라면, 다른 곡은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것이 동전의 앞뒤면 같습니다.


어쩌면 부모의 내리사랑과 자녀의 치사랑도 그런 관계이고,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말 한두 마디나 욕심, 성급한 감정 때문에 그 자연스러운 사랑을 해쳐서는 안 되겠죠? 자녀는 어버이를 떠나보내고, 늦게 후회하곤 합니다. 오늘, 어버이날엔 꼭 가슴 깊숙이 담긴 사랑의 마음을 꺼내 뜨겁게 전하시기 바랍니다. 늦기 전에!

 
 
 

★수필♡

두루미 2020. 5. 8. 04:38

막말과 선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이우철

 

 

 

/봄기운을 느낄 겨를도 없이 꽃잎이 지고 있다. 아침 산길 어젯밤 내린 비로 산벚꽃 꽃가루가 하얗게 뿌려져 있다. 신혼부부를 위해 깔아놓은 양탄자처럼 사뿐이 즈려밟고 가라 한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선거를 치르며 마음고생이 심했을 우리, 무사히 깊은 터널을 빠져나오듯 한숨을 돌리니 마음은 잔잔해진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압승이다. 조금 예상은 했지만 이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여와 야는 물론 당선자도 낙선자도 큰 부담과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정치초년생이 전직 서울시장을 이기고, 5선급 원내대표를 무너뜨리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역병과 싸우면서도 66.2%의 투표율을 보인 것은 그만큼 신선한 변화와 새로운 물결이 출렁이기를 기대했으리라.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법률을 제정하고 예산안을 심의하며 주요정책을 논의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그들의 임무요 당연한 기능을 성실이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수많은 특권을 부여해 주었다. 회기 중에는 채포 구금할 수 없는 불채포특권, 면책특권이 주어진다. 이 외에도 특혜와 권한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만큼 국가와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열망이 담겨져 있다.

 

 지난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 할 만큼 막말이 난무했다. 정치뉴스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욱신거렸다. 이미 국민적 심판을 받은 세월호사건이나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하여 악담을 하며 싸우는 모습을 보면 ‘우리 수준이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한숨이 나왔다. 자신들이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킨 법률안을 부정하며 싸우는 꼴이다. 이를 통제할 방법은 4년마다 치르는 선거뿐이었으니 몹시도 지루했다.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 불면 다 꺼진다.   (김진태)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폭동이다.        (이종명)

   이들이 의상자라도 되는가. 시체장사 하려한다.(김순례)

 

 대통령은 탄핵으로 물러났는데 국회는 그대로였다. 촛불민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섰지만 여소야대의 국회상황에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장관임명, 법률안 심의, 예산 등 안건이 있을 때마다 큰소리가 나고 무사히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 금쪽같은 대통령의 임기 3년을 훌렁 넘겨 버렸으니 이제 남은 임기는 2년에 불과하다. 아무리 인정이 메마른 사회에서도 정권초기에는 일정기간 배려해주는 것이 도리가 아니던가?


 


  이번 선거를 통해 막말 정치인들은 많이 교체되었다. 아직도 그들이 남아있다면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때 묻고 노련한 정치인들보다 차라리 새로운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많이 배우고 경험이 필요로 하는 단체장과는 달리, 국회는 당론에 움직이는 성격이 강하므로 그 능력과 노하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올곧은 지도자가 필요하며 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이 필요하다.

 

 이제 제21대 국회는 산더미처럼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로 멈추어진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지난 1월말부터 역병 ‘코로나19’ 때문에 세계경제는 멈추어 있다. 외국인들의 출입국을 통제하며 관광, 물류의 이동도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소상공인, 영세업자들은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으니 경제문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대책이 이 정부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공자는 ‘말을 잘 꾸미고 얼굴빛을 좋게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巧言)’ 했다. 막말하는 정치인은 그림자처럼 오래오래 그 뒤를 따라다닐 것이다. 선거에서 같이 승부를 겨뤘던 당사자들은 서로 승복하고 지역을 위해 발로 뛰며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길 바란다. 막말이 없는 국회를 기대한다.

                                                                                (2020.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