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할미 / 장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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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배 / 쓸쓸한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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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 문학

2020. 7. 6.

쓸쓸한 어시장 /  장근배

광주광역시 풍암동 산자락

죽은 바다 납작 엎드려있다 해

풍 안고 파도 타는 갈매기가 없고

뱃고동마저 들리지 않아 삭막한 바다

 

반도(半島)를 돌아 놀다 잡혀온

낯 익숙한 갈치 가자미 낙지부터

원양(遠洋)에서 끌려온 참치 킹크랩까지

숨 끊긴 놈들은 축 늘어져 잠들고

바다를 가장한 수조에 갇힌 놈들은

탈출할 틈 엿보며 눈 깜박거린다

 

바닥은 온통 바닷물 흥건해

바짓단 젖을까 봐 발뒤꿈치 올려 걷는다

 

투박한 목소리들이 마스크를 빠져나온다

갈치요~~ 싱싱한 목포 먹갈치~~

질세라 옆 좌판에선 한 술 더 뜬다

낚시로 직접 잡은 제주 갈치요~~

아침에 잡아 비행기 타고 온 갈치요~

 

시체를 돈과 바꾸는 것인데

Help me, Please let me go,

겁먹은 킹크랩의 비명이 애처롭다

 

이곳에 바닷물을 채울 순 없을까

갈매기 떼 초대하고 파도 불러모아

누운 생명들 일으켜 춤추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