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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창호 40년 솜씨 새긴 한옥 구경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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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겨레력사와 문화/우리 겨레 가락과 세움과 만듦

2008. 6. 21.

전통창호 40년 솜씨 새긴 한옥 구경 오세요
소목장 심용식씨 북촌 ‘청원산방’
�살문·달문…기법·기술도 공개
한겨레
한옥은 대개 아련한 향수의 대상이지만 한편으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하다. 꼭 한옥을 짓고 살고 싶은 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잘 지은 요즘 한옥은 어떤지 구경해보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헌데 문제는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옥 1번지인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 가도 겉모습만 볼 수 있을 뿐 정작 집 안은 구경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옥 구경을 바라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생겼다. 아예 들어와서 구경하라고 지은 집이 북촌에 문을 열었다. 가회동 동사무소 맞은편 재동초등학교 옆 골목 안에 최근 생긴 ‘청원산방’(02-715-3342)이다. 청원산방은 전시장 성격의 비주거용이 아니라 실제 살림집 그대로인 한옥이다.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 구경하면서 한옥을 느낄 수 있고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청원산방을 마련한 이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소목장 심용식(56)씨다. 공방 성심예공원을 운영하고 있는 심씨는 소목 중에서도 창호(문)가 전문이다. 불타 새로 지은 낙산사 원통보전의 창호부터 창경궁 인정전과 문정전, 해인사 비로전, 영국 브리티시박물관 한국 전시장 사랑방 등 중요한 전통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보수할 때면 으레 그가 만든 창호가 들어갔다.

 

청원산방은 열일곱살에 목수일을 시작해 햇수로 40년째 나무를 깎고 다듬어온 그가 평생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한옥을 맘 놓고 들어가서 보고 느낄 곳이 없잖아요. 한옥으로 평생 살아왔으니 한옥을 제대로 알리는 곳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한옥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든 환영합니다.”

 

어차피 자신의 창호를 전시할 공간이 필요한 터였기에 심씨는 큰 맘 먹고 북촌 한옥을 한 채 구입해 개조했다. 낡고 허름해 내놔도 안 팔리던 한옥은 장인을 만나 새 집처럼 변했다. 수리하며 뜯어낸 나무들을 한 토막도 버리지 않고 창호며 각종 장식물로 만들고, 구석구석 뜯어고쳐 완전히 새로 탄생했다.

 

청원산방은 창호 장인의 솜씨를 보여주는 공간인 만큼 온갖 다양한 창호들이 제일가는 볼거리다. 창호는 한옥에서 집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집이 사람이면 창호는 얼굴이죠. 웃는 얼굴을 만드는 게 창호에요. 창호를 얼마나 섬세하고 예쁘게 짜느냐에 집의 돋보임이 달렸습니다.”

창호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심씨는 청원산방에 한껏 솜씨를 부렸다. 가장 흔한 세살과 용자살 문짝부터 숫대살만살문, 꽃완자문과 매화꽃살문, 소슬빗꽃살문 같은 화려한 꽃살문, 귀갑살문과 완자교살문, 서각장지문, 그리고 사각, 팔각 다양한 불발기문에 동그란 달문과 귀여운 눈꼽째기창까지 전통 창호의 온갖 다양한 아름다움을 한 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다.

 

공구전시방도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공간이다. 심씨가 나무를 다듬는데 쓰는 공구는 무려 500여종. 그 중 상당수를 이곳에 전시해 장인들의 일터를 직접 가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온갖 공구들을 접하게 해 준다.

 

“점점 책임감이 커져요. 제가 하는 것이 본이 되니까 ‘내 짐이 무겁구나’라고 절로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 곳에 제가 아는 기술들이며 기법을 모두 전시할테니 와서 보시고 서로 연구도 하고 찍어가서 응용도 하면 좋겠어요. 건축에 대한 세미나 등을 하는 공간으로도 무상 제공할 생각입니다.”

 

 글·사진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출처:한겨레 2008.6.17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937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