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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지성의 향연' 서울서 펼쳐진다…세계철학대회 보름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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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사상/종교, 철학, 사상

2008. 7. 21.

'지성의 향연' 서울서 펼쳐진다…세계철학대회 보름 앞으로
 
150개국 1700여명 참석… 갈등과 관용·세계화 등 놓고 토론
아시아선 첫 개최… 유가·도교·불교철학 정식분과로 채택 ‘주목’
  • ◇이명현                 ◇피터 슬로터다이크 ◇비토리오 회슬레 ◇장 뤽 마리옹  ◇이삼열
    5년마다 세계철학의 새로운 기운을 전하는 세계철학대회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서울대와 코엑스에서 열린다.

    제22차 서울 대회의 주제는 ‘오늘의 철학을 다시 생각하다(Rethinking Philosophy Today)’. 이번 대회는 전체강연, 기금강연, 심포지엄, 한국철학회 특별세션, 초청 발표, 라운드테이블, 학회모임, 분과 발표, 학생 발표 등으로 진행된다.

    주요 행사인 전체강연은 실천철학, 형이상학, 인식론, 철학사 등 4개 핵심 주제를 아우른다. 5개 심포지엄은 ‘갈등과 관용’ ‘세계화와 코스모폴리타니즘’ ‘생명윤리, 환경윤리 그리고 미래세대’ ‘전통, 근대 그리고 탈근대’ ‘한국의 철학’ 등을 다룬다. 물론 미학, 윤리학, 인식론, 정치철학, 철학사, 형이상학 등을 오늘의 관점에서 반성하는 시간도 갖는다.

    참가 예상 인원은 1784명에 이르고, 54개 분과 400여 세션에서 150개국 출신의 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한다.

    철학과 학문의 거목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이다. 유럽 철학계를 대표하는 피터 슬로터다이크(독일), 독일 현대철학을 이끄는 소장학자 비토리오 회슬레, 영미 문학계의 거목 티모시 윌리엄슨(영국) 등이 눈에 띈다.

    미국의 인지과학자 어네스트 르포어, 기독교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장 뤽 마리옹도 동참한다.

    그러나 다른 차원에서도 새삼 서울 대회의 의미가 각별해진다. 새천년 들어서는 두 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점에서다. 서울 대회는 서양 일변도의 세계철학 흐름에서 벗어나 한국철학, 더 나아가 동양철학이 세계철학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러한 평가는 제21차 터키 이스탄불 대회에서 차기 결정지로 서울이 결정될 때부터 감지됐다. 그리스가 차기 주최국을 놓고 한국과 경합을 벌였기 때문이다.

    서양철학의 발상지 그리스가, 철학에서는 한참 뒤졌다고 평가받은 한국에 고배를 마신 것이다. 아시아에서 서양철학을 가장 먼저 수입한 일본과, 동양철학의 주요 국가인 중국보다 먼저 한국이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도 의미 깊다.

    서울 대회는 동양의 전통 사유인 유가·도가·불교 철학을 정식분과로 채택했다.

    세계철학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아시아 철학이 독립 분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이후 세계 각지에서 크게 성장했던 경험과 비교될 수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유럽철학, 영미철학, 동양철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한국철학회 특별 세션에는 한국 철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퇴계 이황과 다산 정약용 등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 철학을 토론한다.

    서울 대회는 기존 서양철학계에도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전쟁과 지구촌 생태위기를 경험한 서양으로서는 ‘공존의 삶’을 강조해온 동양식 ‘생각의 힘’에 고개를 숙일 만하다. ‘생각과 논리의 힘’마저 세계의 표준이라고 여겼던 기존 서양철학이 관성에서 탈피할 기회인 셈이다.

    한국철학계로서도 소중한 시간이다. 한국의 사회 전반이 각종 현장에서 ‘철학의 빈곤’에 시달리지만 철학계가 크게 도움을 주지 못했던 상황을 타파할 각성의 시간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시대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는 철학자의 역할과 그 영향이 우리 사회 곳곳에 전파되길 기대할 수 있다.

    사회 일각에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학문’쯤으로 인식되는 철학이 다시 주목받을 수도 있다. 이런 견해에는 이명현 대회 조직위원장(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도 동의한다.

    이 위원장은 대회에 앞서 “넓게 공부해 세계적인 철학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대회가 우리의 젊은 학자들에게 그 같은 장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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