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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쾌거, 한국 문화강국 자부심 가져도 좋다"-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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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남)한국

202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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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쾌거, 한국 문화강국 자부심 가져도 좋다"-BBC

BBC 한국이 문화강국이 된 5가지 이유 자세히 분석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0-02-11 17:32 송고 | 2020-02-12 00:58 최종수정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뒤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것이 한국 영화에 주는 의미는 단지 비영어권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상을 정복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BBC가 11일 보도했다.

전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본 한국의 하성태 영화평론가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밝혔고, 제이슨 베셔베이스 영화평론가는 "압도돼 눈물이 맺혔다"고 말했다.  

BBC는 소셜미디어(SNS)에는 폭주하는 기쁨의 댓글로 불이 났고,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용광로처럼 끓어 넘쳤다고 수상 당시의 한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최고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4개째 오스카상을 휩쓸자 한국 전역에서는 열광적인 기쁨의 목소리가 절정에 달했다.

BBC는 봉 감독의 이 코미디 스릴러가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이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이 스스로 깨달아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의미들을 조명했다.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무대를 펼친 방탄소년단. © AFP=뉴스1

1. 한류에 대한 투자 10년의 결실이다

BBC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이 한류의 물결이 세계 영화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마저 무너뜨린 문화적 돌파구라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 10년 동안 K-드라마, K-팝, 그리고 한국 영화 등 소위 '한류'에 막대하게 투자한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봉 감독도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류가 영화보다 영향력이 크다며 "방탄소년단(BTS)의 힘과 영향력이 나보다 3000배쯤 된다"며 "한민족은 정서적으로 매우 역동적이어서 훌륭한 예술가들이 많이 배출된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전문가로 숭실대학교 연예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베셔베이스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15년 넘게 강력한 힘을 키웠다"고 말했다.

베셔베이스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세계의 인정을 받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제45회 새턴 어워즈 최우수 국제영화상 수상작인 이창동 감독의 '버닝'과 2018년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그 예로 들었다.

 29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영화표를 예매하고 있다. 2019.12.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 한국 영화산업의 예정된 잠재력이다

BBC는 많은 영화 관람객과 세계 5위의 시장 규모에 주목하며 한국 영화산업 안에 이미 성공의 '씨앗'이 뿌려져 있었다고 진단했다.

봉 감독의 재능이 이 거대한 시장에서 작품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전작인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옥자' 등이 비평가들의 갈채를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베셔베이스 영화평론가도 "봉 감독의 스토리텔링 기법이 엄청나게 혁신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극도로 재미있다"며 "유머에서 공포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순식간에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간다"고 평가했다. 

봉 감독의 기생충이 '세계적인 돌파구'가 된 것은 빈부격차라는 전 세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를 통한 반전을 가미함으로써 끝까지 결말을 단정할 수 없게 만든 매력을 더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3. 안목 있는 대기업의 후원이 뒷받침됐다…이미경 부회장 역할 커 

BBC는 기생충의 성공을 이끌어낸 배후 인물로 한국의 대기업인 CJ 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을 주목했다. 

이 부회장은 하버드대 재학시절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열악한 인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후 '한국의 훌륭한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려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한국의 대중 문화산업 계에서 CJ와 이 부회장의 힘은 막강하다. 한국에서 TV나 영화에서 그가 개입하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밝혔듯이 그는 봉 감독의 진정한 영화광을 자처하며 그의 영화를 몇 편 지원했다. 그의 영향력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계급 간 전쟁을 다룬 사회적 풍자극인 '기생충'이 재벌의 도움으로 시장에 나온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하지만 성공은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된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 및 기생충 팀에게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2.10/뉴스1

4. 정부의 과감한 영화진흥책이 한몫했다

BBC는 한국 정부의 과감한 영화산업 진흥정책도 봉 감독의 '기생충'의 성공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를 기생충의 아카데미 쾌거에 대해 박수로 시작하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지원을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 '기생충'은 가장 독특한 한국 이야기를 가지고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영화가 얼마나 감동적이고 힘이 될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영화 발전 기금으로 1000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하 평론가는 "이제 차기 봉준호를 만드는 것이 한국 영화산업의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봉 감독은 독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부, 업계, 대기업들이 다양한 창조자와 그들의 독특한 관점을 홍보하기 위해 모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스트 웨스턴 플러스 할리우드 호텔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극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기사가 실린 신문이 놓여있다. 2020.2.11/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5. 한국 문화강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BBC는 '기생충'의 오스카상 4개 부문 석권이 한국인들이 스스로 문화강국임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은 직후 자신도 믿지 못하겠다는 시선으로 첫 오스카 트로피를 바라봤다. 전 세계가 그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BBC는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한국 영화가 현재 성공을 누려야 할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청중들에게 "나라를 대표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 다음 순간 "그래도 한국에 오스카는 아주 처음이다"라며 기쁨을 나타냈다.

한국에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국토가 분단된 후 뿌리 깊은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이번 오스카상은 한국이 문화강국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이는 이제 역사책에도 기록될 만한 사건이다.

BBC는 한국 관객들이 전에는 몰랐던 자기 나라의 상당한 문화적 재능을 이제는 알게 된 것이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이 거둔 큰 성과 중 가장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