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공정과 정의에 굶주렸다
취임사도 평등·공정·정의 주창 하지만 조국·이상직·추미애… 심한 차별·특권 사건만 연달아 국민 열등·소외감에 좌절·분노 공정은 두루 공평하고 올바름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의 날 기념사에서 37번이나 공정을 언급했다. 취임사에서도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를 주창했다. 우리 시대의 큰 아픔 중의 하나인 불공정의 세월이 꽤 길었기에 한국인은 유달리 공정에 기대치가 클 수밖에 없다. 그 시대가 불공정하면 그 시대는 부패했다는 게 역사적 증빙이다. 헌법 제11조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며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나 특수계급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 적으며 신분에 의한 차별이 심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사건이 연달아 생겼다. 조국, 윤미향, 이상직, 김홍걸, 박덕흠, 추미애. 이름만 떠올려도 법적 문제를 떠나 우리나라가 공정하고 평등하다고 생각하기 참 쉽지 않다. 특권이란 단어만으로 국민들은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좌절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검찰이 수사 중이니 가타부타할 수 없지만 추미애 장관 아들 서씨 사건을 '엄마 찬스'가 아니라 미담이고 '안중근 의사 정신'이라고 주장하면 얼굴 화끈거릴 수밖에 없다. 약점이 있거나 부끄러울 때 되레 목청 세우는 게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다. 큰 이슈(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사살 사건)가 작은 이슈를 삼키기 마련이어서 머지않아 서씨 사건은 사그라질지 모른다. 이른바 엄마찬스와 아빠찬스는 젊은이들에게 교육과 병역의 불공정에 대한 분노, 부모들에겐 특권 못 가진 서러움을 안겨주었다. 군대는 명령과 복종이 엄격하다. 유사시 국가운명과 직결되고 고귀한 생명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수많은 기사 중에 '군 내부 문서마다 일수, 기간이 다 달라' '서씨가 제출했다고 주장한 진단서 등 치료 기록이 없다. 치료 기록은 5년간 원본 문서나 전자등록 상태로 보관돼 있어야 한다'니 군 기강이 걱정스럽다. 추 장관이 국회에서 언성을 높이듯 자신감이 있다면 독립적인 수사팀을 꾸리라고 하는 게 최상의 방책일 수 있다. 추 장관 주장이 옳다고 밝혀지는 순간 야당과 언론은 고개를 숙이게 되고 그리도 갈망하는 검찰개혁도 거저먹기가 될 것이다. 어쨌거나 서씨 의혹이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추 장관에게 힘 실린 검찰개혁의 당위성이 상처받을 수 있다. 국군 관련 방송에 출연하며 담당자들과 환담을 하다가 왜 국민들이 군 문제에 민감한지 느낀 게 있다. 유명인이나 고위 인사들의 출연 섭외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군대시절의 추억담과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긴 인사청문회와 고위인사들의 군대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국민들은 허탈해진다. 세상이 어리숙하던 시절에 '빽' 좋고 '끗발' 좋아 '어부바'로 군대 가지 않았나 의심받곤 했다.
김홍신 소설가 Copyright ⓒ 영남일보(https://www.yeongnam.com), All right reserved ☞ 핫이슈 ▲ 무위이치(無爲而治)'치대국 약팽소선(治大國 若烹小鮮)' ![]() ☞ 핫이슈 ▲ 文대통령 "공정은 촛불혁명 정신…공정·정의·평등 위해 전진"(종합) ☞ 핫이슈 ▲ [강호원칼럼] 정관정요 치도·대선후보 치도 ![]() ☞ 핫이슈 ▲ [한국경제연구원] KERI Forum - 세종은 어떻게 국가를 통치했는가 ☞ 핫이슈 ▲ "간디의 7가지 惡德(악덕) Seven Blunders of the World by Gandhi" ☞ 핫이슈 ▲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한국의 교육을 위해 쓴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