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 sincere(동방의 등불)

동천년노 항장곡(桐千年老 恒藏曲) : 오동나무는 천 년이 지나도 늘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하고, 매일생한 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 : 매화는 평생 혹한에 꽃을 피지만 향기를 팔지 않는다. 월도천휴 여본질(月到千虧 餘本質) :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으며, 유경백별 우신지(柳經百別 又新枝) :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 ~ 1628)

법치 흔들면 민주주의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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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Research

2020. 11. 6.


[동아 시론]법치 흔들면 민주주의도 무너진다


상선약수(上善若水) ▲ '약팽소선(若烹小鮮)'
검찰청법 취지는 장관-총장 상호견제

‘정치인’ 장관이 검찰 좌지우지하면

검찰의 독립성, 중립성 훼손될 수도

정치권 법치 무력화 시도 우려스럽다


검찰청법 제8조에서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것의 해석을 둘러싸고 온갖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직접적 계기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이후 여당 의원들이 검찰청법 제8조를 들어 부하가 맞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 언론에서는 팩트체크라는 말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그러나 팩트는 검찰청법 8조의 내용뿐이고, 이 조항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팩트가 아닌 의견일 뿐이다. 더욱이 검찰청법 제8조 하나만을 놓고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상명하복의 관계로 보는 것은 검찰청법의 체계와 맞지 않을뿐더러 위헌적인 해석이기도 하다.

첫째, 검찰청법 제8조에 따른 법무장관의 지휘·감독의 의미는 일반적인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명령과는 다르다. ‘정치인’인 장관이 ‘준사법기관’인 검찰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경우에는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지고,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사실상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검찰총장을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하도록 한 것이나 검찰청법 제12조 제3항에서 검찰총장에게 2년의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검찰총장을 법무장관의 지시에 따르는 부하로 보는 것은 검찰청법의 전체 취지와 맞지 않는다. 물론 검찰총장이 외부의 간섭을 모두 배제한 채, 아무런 통제 없이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검찰청법 제8조의 입법 취지는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검찰청법의 전체 취지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상호견제, 상호존중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둘째, 검찰청법 제8조에서 법무장관의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은 일반적인 것에 그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에 대해서만 할 수 있도록 한 의미를 분명히 보아야 한다. 만일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통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제한 없이 할 수 있다면, 굳이 일선 검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지휘·감독을 하지 못하도록 할 이유가 없다. 결국,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의 지휘·감독에 응하여 일선 검사에게 지시를 내릴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권이 있다고 보아야 이 조항의 의미가 올바르게 해석된다.

셋째, 지휘·감독권이 법률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상급자이고, 상급자의 명령에는 복종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지휘·감독권보다 상위에 있는 임명권은 어떤가?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을 임명하니 이들도 대통령의 부하이고, 대통령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가?

이런 식의 해석은 삼권분립 원칙 및 사법부의 독립에 위배되기 때문에 위헌이다. 비록 헌법상 대법원장 등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코드 인사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법원장 등이 대통령에게 종속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최근 개헌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이 삭제 또는 형식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도 일방적인 상명하복의 관계로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최근 정치권에서는 헌법과 법률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치를 통해 법치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노골적인 헌법의 무시, 법률의 위반이 아니더라도 기묘한 해석을 통해, 또는 5·18비판금지법이나 대북전단금지법 등 이해하기 어려운 법안의 발의를 통해 헌법정신을 왜곡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를 근거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상관과 부하의 관계로 해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는 헌법상 요구되는 검찰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의 요청 및 이를 위한 전제로서의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무시하는 것이고, 검찰을 정치권력에 예속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종래 집권 여당은 항상 검찰을 수족으로 부리려 했고, 야당은 이를 비판해 왔지만, 민주화 이후 이렇게 심한 경우는 없었다. 법치가 무너지면, 인권도 민주주의도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지려는 것일까?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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