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더

느린도리 2007. 5. 3. 15:49
 리코더 소리가 어때서 
  
앞으로 한국의 오카리나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칼럼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오카리나 시장의 형성부터 성장, 그리고 오카리나에 대한 이미지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될 것입니다.
우선 첫 주제는 리코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가끔씩 이런 질문을 접하게 된다.
 
 '오카리나에서 리코더 소리가 나요'
 
 

 
[어린이용 노트북]

위의 사진은 어린이용 노트북이라고 나온 제품이다.
무려 마이크 학습놀이, 노래방 , 한글/영어/숫자 공부, 피아노 연주, 게임 등이 가능하고 대화면(?) 흑백LCD화면에 키보드까지 달려있다.(제품 소개 내용에 따르면) 가격은 6만원 대로 무척 저렴하기까지 하다.

만약,

노트북에 대해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노트북으로서 저 제품을 처음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접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노트북이란 제품에 대해서 논한다고 생각해 보자.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노트북이란건 가격은 겨우 몇만원짜리에 데스크탑 PC엔 비할바 없는 조악한 성능에 쪼그만한 흑백 액정에 그냥 애들 장난감 같은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 뻔하다. 그런데 그 대화상대가 만약 진짜 노트북 사용자라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일까?

이와 비슷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오자. '오카리나에서 리코더 소리가 나요.'라는 질문.
여기엔 두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오카리나 애호가로서 긍정적인 의미 한가지와 리코더를 접해 본 사람으로서 부정적인 의미 한가지.
우선 긍정적인 의미로는 저러한 질문을 했다는 것은 오카리나라는 악기의 소리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다. 좋은 악기 소리를 원했는데 그렇지 않다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것은 동시에 리코더라는 악기 소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다르게 해석이 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오카리나에서 오카리나 소리가 아닌 리코더라는 악기의 소리가 난다는 직접적인 해석. 하지만 그런 의미로 질문을 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리코더 운운하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에 예를 들었던 장난감 같은 어린이용 노트북을 접한 사람들과 같다.
즉, 진짜 리코더를 접해본 적도 없고 진짜 리코더 소리나 제대로된 연주를 직접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오카리나에서 리코더 소리가 난다면 그건 어떤 의미론 훌륭한 악기이자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악기가 될 것이다.
말이 안되는 예이겠지만 첼로 소리가 나는 바이올린이 있다고 치자. 그럼 그건 엄청난 의미를 지닌 악기가 될 것이다. 작고 가벼운데 첼로소리가 날 수있다니.


작은 크기의 리코더


'리코더 소리가 나요'라는 질문에 담긴 진정한 질문의 의도는 뻔하다.
악기소리가 형편없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소리이다. 왜 리코더의 이미지가 저렇게 되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고찰은 오카리나와 관련하여 나중에 다룰 예정이다.)
노트북 예에서처럼 진짜를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리코더에서 대해선 많이 아는것은 없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면서 음악 시간에 플라스틱 리코더를 접한 것이 전부였었고, 리코더라는 악기에 대해 흥미를 가진 적도 없었으며, 리코더는 당연히 플라스틱 악기 인줄 알았다. 리코더 과정이 끝나는 날엔 많은 아이들이 리코더로 칼싸움도 하면서 깨먹기도하며, 버리기도 했다.
그것이 리코더라는 악기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비슷한 기억일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리코더가 처음부터 플라스틱 제품이 아닐것이란 것은 알 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리코더는 나무로 만들어진 악기다.(플라스틱 악기도 어느정도 인정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리고 당연히 앨범이나 연주자들도 있다. '당연히'가 의외라고 받아 들이는 분도 있을 것이다.
리코더는 바로크시대 인기있는 악기였고 바하, 헨델, 텔레만, 코렐리, 비발디 등에 의해 많은 리코더 연주곡들도 작곡되었다.
오카리나처럼 여러크기가 있으며 심지어는 사람키보다 큰 크기의 리코더도 만들어졌다.


사람 키보다 큰 리코더


리코더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각종 수제 리코더를 사용하는데 주로 유럽에서 제작된 리코더를 많이 사용하며 그 가격은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필자가 그동안 보아온 몇몇 리코더들은 나무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무척 정교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져 나무결이 보이지 않았다면 나무라는 것을 믿기 힘들정도 였다. 물론 가격은 수십만원짜리였다.
그러한 리코더를 직접보기전에, 그리고 그러한 리코더로 직접 연주되는 곡을 듣기전에 감히 리코더에 대해 운운할 수 있을까.
리코더를 연주하는 사람 앞에서 리코더는 문방구가면 몇천원에 살 수 있는 악기라고, 리코더의 소리는 어떻다고 운운 할 수 있을까.

 
64만원짜리 야마하 소프라노 리코더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목제리코더이다.)


리코더는 그 나름대로의 음색을 가진 매력있는 악기이다.
그러한 이해없이 리코더에 대한 비하가 될 수 있는 비교는 삼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오카리나 소리가 훨씬 더 매력적이라 해도 말이다.


네이버 쇼핑에서 리코더 하나 구입하려고하는데, 카테고리를 살펴보니

'관악기' 에는 리코더가 없고 '교육용 악기' 에는 리코더가 있더라고요...

리코더를 참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써 좀 씁쓸했습니다. 리코더 참 좋은 악기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