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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라 2010. 6. 2. 04:34

 

 

 

세상 참 좋아졌다.

첫 사우디 생활을 했던 시기, 메일로 조그만 첨부파일을 하나 보내기 위해 단조로운 직선 길로 왕복 100여킬로가 넘는 길을 다녀야했던 그 시절, 듣고 싶은 새로 나온 음반을 듣기 위해서는 휴가라도 들가서 챙겨오지 않는 이상 근무기간 중에는 한국에서 받아야만 했다. 이승환의 Egg, 보아의 No.1 같은 음반을 구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에 씨디를 요청하지 않아도 듣고 싶은 음악을 음원형태로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적어도 해외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새로 나온 음반을 기다리는 재미는 현격히 떨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편리함이 음악이 사라지고 아이돌이 판치는 한국 예능가요계를 만들어 가는 한 공신이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예전 같았으면 한국에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공장장의 신보 Dreamizer를 음원으로 우선 듣게 되었다. 지난 9집 앨범 이후 3년 반이던가? 오랜만에 만나는 공장장의 정규 앨범이라 우선 반갑다. 한국에서 콘서트할 땐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서울 공연은 챙겨보다 다시 사우디로 나온 2008년 10월 이후에는 그나마도 볼 방법이 없게 되었으니 더더욱 반가울 수 밖에... 심지어는 휴가 기간마저도 콘서트를 피해가니 방법이 없지 머....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말은 살짝쿵 기대를 하고 있지만...)

 

심지어는 출장가던 길에 갓나온 씨디를 사들고 가 노트북에 넣고 들었던 적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공장장의 정규 앨범을 음원으로 먼저 듣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론 상당히 낯선 일이긴 하다. 

 

("반의 반" 뮤직 비디오)

 

 

몽상가? 꿈을 키워나가는 사람? 사전에도 뜻이 제대로 나와있지 않은 생소한 단어인 Dreamizer를 앨범명으로 삼은 공장장의 신보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때로는 과감하게 도전하는 그의 모습 그 자체이다. 40대 중반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그의 외모 만큼이나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이는 가사들, 그가 꾸준히 추구해 온 음악에 대한 다양한 도전과 아끼지 않는 투자를 통해 세련되게 갈고 닦은 풍성한 음악까지...

 

이승환의 노래를 꾸준히 들어온 사람들이라면 익숙해져 있을 이승환식 음악을 더욱 원숙하게 다듬은 모습을 앨범 자체에서 엿볼 수 있다. 예전처럼 감정선을 극도로 자극하거나 쳐달리는 모습을 자제하는 대신 풍성한 음악으로 장식한 듯 하다. 극적으로 클라이맥스에 달하던 기존의 노래에 익숙해져 있다면 약간은 심심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은 많이 억제한 듯하다.

 

이승환 발라드의 맥을 잇는 타이틀곡 "반의 반"도 평소 타이틀곡에 비하면 짧은 곡 시간에 비해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는 하지만 예전의 노래들을 생각하면 감정선을 더 자극시킬 뭔가가 허전한 느낌, 락에 속하는 "단독전쟁"이나 "개미혁명"도 더 쳐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아주아주 컨디션이 좋을 때 노래방에서 부르는 "나의 영웅"을 생각해보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밖에는 없을지도...)

 

첫 인상은 뭔가 부족한...느낌을 받았었지만, 계속 들으면서 더 큰 아쉬움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음원으로 듣고 있다는 것!

 

얼마전 회사에서 제공받은 차량의 카오디오가 라디오와 테이프만 갖추고 있기에 테이프를 갖고있지 않는 나로서는 씨디와 차량에 USB를 꽂을 수 잇는 저가형 헤드를 추가로 설치했었다. 테스트 해보면서 같은 노래를 씨디와 MP3로 들었을 뿐인데 귀에 들리는 음악이 크게 달라서 놀랬던 기억이 난다. 나름 막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둘 사이에서 차이를 느낄 줄은 몰랐으니까... (방에는 마땅한 스피커가 없어서 TV에 HDMi 단자로 연결해서 듣고 있다... 문제는 홈 씨어터용 스피커가 맘에 끌려서 어설픈 컴퓨터용 스피커는 사고 싶지 않다는거;;;;)

 

에전처럼 감정을 극적으로 자극하지는 않지만,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그의 열정과 내공을 확인하기엔 충분하다. 어차피 처달리는 모습은 라이브에서 충분히 볼 수 있을테구... (나야 뭐..;;;;;;;) 다양한 스탭과 피처링 가수들의 참여로 한결 더 풍성해진 음악의 향연은 그 어느 앨범보다도 듣는 귀를 즐겁게 해주고 어떻게 보면 큰 부담없이 귀에 쏙쏙 잘 들어오니까.

 

공장장의 이번 앨범은 한국에서 씨디를 공수해서 듣고 싶은, 들어야만 하는 앨범이 아닐까 싶다. 음원만으로는 즐기기엔 너무나도 아쉬워서 말이지...

 

 

* CD-Text가 지원되어 특정 회사 CDP에 넣으면 영어로 제목이 나온다고 한다. 사우디에서 산 JVC 카오디오에서도 나올지 궁금해지는데.... 

혹시나 영어 제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01. 이별 기술자 - Break Up Expert

   02. 반의 반 - Half / Half

   03. A/S - After Service

   04. dear son

   05. 롹 스타되기 - To Be A Rockstar

   06. 단독전쟁 - Independent Warfare

   07. reason

   08. 완벽한 추억 - Perfect Reminiscence

   09. my fair lady

   10. 구식사랑 - Old Fashioned Love

   11. wonderful day

   12. 내 생애 최고의 여자 - You Ware The only Woman

   13. 개미혁명 - Revolution Of Ants

 

 

         * 히든 트랙 - Naan Babo

저는 한국에 있지만, 아직 신보를 구입하지 못했네요..ㅡㅡ;; 요즘은 CD 를 사려고 해도 큰 마트같은 곳에 가는게 더 편하네요..
예전 타이틀 곡에 비해서 내지르는......감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게 좀 부족한 듯하긴해도...자꾸 들어볼려구요...우선 CD 부터 사야하는데...^^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의 음악은.....역시 노래를 잘한다...네요 ^^
어디서 구하든 맘먹을 때 구하실 수 있다는게 좋은거죠....^^ 환경은 달라졌으니까요....
처음에는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면에선 뭔가 빠진 듯 어색했는데 (왠지 더 달릴 것 같은???ㅋ), 오히려 계속 들을수록 귀에는 더 잘 감기더군요.
사실 더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초창기 곡들도 그렇게 사람을 자극시키는 곡들은 아니었으니까요... 투박했던 그 때의 노래들에 비해선 표현에 있어선 보다 세련되어 지고, 음악에 있어선 더욱 풍성해진 그런 느낌이랄까요?
(현실적으로 갖추긴 어렵지만) 오디오 환경이 좋은 곳에서 들으면 더더욱 좋지 않을까 싶어요.... 뭘하든 일단 씨디부터 구해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