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카타르

둘라 2014. 6. 25. 22:38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카타르 전 수상 겸 외무장관)



2014년 6월 25일 오늘은 아버지를 상대로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전 국왕이 사실상 종신제인 걸프왕정에선 사상 처음으로 퇴위를 자청하며 아들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에게 카타르의 왕위를 물려주고 자리에서 물러난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유례없는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통해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이 취임한 후 카타르 정치 전면에서 깜쪽같이 사라진 전임 하마드 국왕 시절 카타르를 이끈 쌍두마차였던 두 명의 하마드, 카타르를 18년간 통치하며 카타르의 근대화를 이끈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전 국왕과 피아를 구별하지 않는 적극적인 외교정책으로 주변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카타르의 외교정책을 이끌었던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전 수상 겸 외무장관은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요? 



글로벌 금융업계에 화려하게 복귀한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전수상 겸 외무장관!

타밈 국왕이 즉위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자신의 아버지 하마드가 그랬듯 아버지 정권의 실세였던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가 자신에 대한 반대세력을 구축할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가 차지하고 있던 모든 공직 (수상, 외무장관, 카타르 투자청 CEO)에서 경질시킨 것이었습니다. 전격적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전 수상은 11개월여가 지난 후 그간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막대한 개인자산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블록버스터급 금융거래를 성사시킨 협상자로 글로벌 금융업계 전면에 다시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는 자신이 컨트롤하는 회사들을 통해 최근 수개월간 영국에 본사를 둔 해리티지 오일 (Heritage Oil)을 인수하고 독일 도이체 방크 (Deutsche Bank)의 주식을 매입하는 등 수십억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켜왔습니다.


카타르 수상 겸 외무장관 겸 카타르 투자청 (QIA) CEO를 역임하며 전임 하마드 국왕 정권의 핵심 실세였지만, 지난 7월 어린 타밈 새국왕에 의해 카타르 투자청의 CEO직에서 물러나 아흐마드 알 사이드가 후임 CEO로 임명되었을 당시 파이낸스 타임즈지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그의 시대를 종식시키기 위해 쐐기를 박는 조치"라고 분석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의 역량을 과소평가한데서 나온 섣부른 분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의 시대가 종식되었다고 분석했던 파이낸스 타임즈조차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마드 빈 자심이 정부 자금이 아닌 막대한 그의 개인 자산을 바탕으로 대형 글로벌 금융거래를 성사시킨 주인공으로 다시 나섰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으니 말이죠. 그의 재등장에 대해 한 고위 카타르 은행가는 파이낸스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과거 공직에 있을 때는 자신과 국가를 위해 거래를 했지만, 공직에서 물러난 지금은 자신을 위한 투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5월 선데이 타임즈지가 보도한 영국 내 부호 순위에서 13억 5천달러의 개인 자산을 보유하여 영국 전체 부호 중 125위, 영국 내 아랍인 부호 중 7위에 이름을 올렸던 하마드 빈 자심은 퇴임 후 1년여간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재등장을 알린 미국 언론인 찰리 로즈와 처음으로 가진 50여분간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는 그의 가문에서 물려받은 유산을 더욱 불린 것이며, 공직으로 일했던 것 보다는 상인으로 일하면서 일궈낸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국 내 거주하고 있는 10대 아랍인 부호들)

 


카타르 투자청 CEO로 재직하던 시절, 하마드 빈 자심은 카타르의 국부펀드를 감독하면서 공격적으로 외국의 부동산, 호텔, 유통망, 자동차 제조업체, 파리 생제르망 등 대부분 유명업체들의 지분 매입을 주도했었습니다. 그는 또한 개인적으로도 카타르 투자청이 매입한 29억달러의 지분과 함께 개인소유의 회사 챌린저 (Challenger)를 통해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 (Barclays)에 8억9천7백만달러를 공동 투자해왔었습니다. 


공직에서 물러나고 몇달이 지난 올해 초 그의 주요 투자처 중 하나이자 카타르의 주요 사업 겸 전략 산업 중 하나인 카타르 항공 (Qatar Airways)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약 50%의 지분 전부를 카타르 정부에게 비공개 금액으로 매각하면서 이를 현금화시킨 바 있습니다. 얼마전 아크바르 알바키르 카타르 항공 CEO도 현재 카타르 항공이 카타르 정부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국영회사로 전환되었다고 밝히며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그는 카타르 항공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얻은 현금을 바탕으로 올해 봄 그가 CEO로 있는 알미르깝 캐피탈 (Al Mirqab Capital)을 통해 주로 나이지리아 유정을 관리하고 있는 해리티지 오일을 15억 6천만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이 인수작업은 이루어졌습니다. 이어서 5월초에는 그가 컨트롤하는 또다른 업체인 파라마운드 홀딩스 서비스 (Paramount Holdings Services)를 통해 새로운 자본유입을 통해 대차대조표의 건전성 강화방안을 모색 중이던 독일 도이체 방크에 24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하마드의 도이체 방크 투자에 대해 포브스는 서구의 은행들이 여전히 금융위기 전 높았던 주가를 만화하지 못하고 그 이하로 거래되고 있기에 인내심을 갖고있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장기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으며, 하마드는 카타르 투자청 CEO를 맡으면서 맺게 된 관계를 통해 바클레이즈, 도이체 방크 외에도 스위스, 미국, 중국 등의 다양한 은행과도 관계가 있어 금융업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반면, 전 CEO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를 내보내고 아흐마드 알 사이드를 새로운 CEO로 영입한 이후 카타르 투자청은 공격적인 투자성향에서 보수적인 투자성향으로 투자전략을 전환한 이후 그의 재임시절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전 국왕 

그간의 침묵을 깨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다시 부상한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와 달리 전격 퇴임한 후 거의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이상설, 또는 대를 이은 무혈 쿠데타에 의한 사실상의 가택 연금설 등 다양한 음모론이 돌았을 정도로 철저하게 잠수 중이었던 하마드 빈 칼리파 알싸니 전 국왕은 지난 5월 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는 한 아들의 졸업식에 아내 모자 왕비와 함께 참석한 모습이 사진에 잡힌 것이 퇴임 이후 거의 유일한 목격이었을 정도로 있는듯 없는듯 조용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참조: "Qatar’s former PM resumes role as financial dealmaker" (Doha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