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둘라 2014. 7. 2. 11:38



사우디의 밤이 더욱 길어질 전망입니다.


매장의 영업시간을 관장하는 고위 위원회는 사우디 전역의 모든 가게와 매장들의 영업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입법안 준비를 마무리했고, 올해말 발효되어 최종 시행전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질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도입 가능성에 대해 이미 4월에 알려진 이 법안은 당시에는 7월 초부터 시행가능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법안을 구체적으로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집행시기를 지연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사우디, 고용증대를 위해 7월초부터 매장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 참조)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우디 내 모든 매장은 새벽 6시부터 밤 9시 사이에만 문을 열 수 있음. 다시 말해 개장 시간이 언제가 되든 폐장 시간은 밤 9시라는 의미. 

2) 단, 성지순례객들이 찾는 성지 메카와 메디나의 중심지역은 영업시간 규제대상에서 제외.

3) 라마단 기간 중 영업시간 역시 각 지자체의 재량에 맡겨질 예정이지만, 파즈르 예배 전까지 문을 열어야만 하는 식당 외에는 늦어도 새벽 2시까지만 영업가능.

4) 주유소, 약국과 같이 24시간 영업해야만 하는 매장의 영업시간은 노동부, 내무부, 지방자치부에서 파견한 담당자들로 구성딘 공동 위원회에 의해 결정.

5) 레크레이션 센터, 놀이공원 및 식당의 경웅 평일엔 자정까지, 주말과 휴일 중에는 새벽 1시까지만 영업 가능.

6) 구체적인 영업시간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재량에 위임.


이 법안이 발효되면 사우디 사회의 라이프 스타일 자체에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갈 곳이 확 줄어들면서 무더운 날씨를 피해 밤늦게까지 사회활동이 이뤄졌던 전통적인 베두윈 생활방식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질테니 말이죠.


근무시간이 짧아지고 밤늦게까지 근무하지 않아도 되니 사우디 남여, 특히 여성들의 구직의욕을 높여 실업률 감소에 도움이 될 것, 이른 귀가로 인한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여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 밤늦은 시간에 발생할 수 있는 범죄와 교통사고 발생율 감소할 것,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무엇보다 모든 기도시간마다 30분씩, 하루 4차례 (새벽 기도시간은 영업시간 전이라 상관없음) 총 2시간씩 모든 매장의 영업이 중단 (쌀라 브레이크) 되고, 여성들의 운전이 금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특히 근무시간이 길고 따로 운전사를 고용하지 않는 가족 동반 한국인 교민들에게는 조금 더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쌀라 브레이크는 어떻게?

(셰이크 압둘라티프 알 앗셰이크 권선징악청장. 온건한 사우디인들에게조차 악명높은 권선징악청의 강경보수적인 색채를 벗기 위해 지명된 온건주의자)


무뚜와 (종교경찰)로 잘 알려져 있는 권선징악청 (HAIA)에 의해 사우디에서만 시행되는 쌀라 브레이크 (기도 시간마다 30분씩 매장 영업 중단)는 그 정당성을 놓고 "샤리아에 명시된 법적 근거조차 없고 반종교적이지도 않은 비이슬람적 조치"라며 일부 이슬람 신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으며, 지난해 10월 일부 슈라 위원들이 병원, 약국, 쇼핑몰에 한해 쌀라 브레이크 폐지에 대한 권고안을 내놓았을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올초 셰이크 압둘라티프 알 앗셰이크 권선징악청장은 TV인터뷰를 통해 쌀라 브레이크를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 단축이든, 폐지든 결정된 것은 없지만, 매장 영업시간제한법과 연계하여 변화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런다고 해서 영업시간 제한정책의 근본적인 목적인 사우디 젊은이들의 실업문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지도 미지수이긴 하지만요.



참조: "9 p.m. closure ‘to attract Saudis toward shop jobs’" (Arab News) & "Saudi Arabia sets new trading hours" (Arabian Business)

        "Closing stores at prayer times un-Islamic: Saudi scholar" (Al Arabiya News) 

        "Shoura to review closure of stores during prayer times" (Saudi Gazette) "Haia chief for shorter prayer break" (Arab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