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행복충만 충청남도

예산맛집 삭힌김치음식 매일식당

댓글 3

도민리포터

2016. 7. 21.



예산맛집 삭힌김치음식 매일식당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최순옥'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입장과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

.


김치는 대한민국 국민이 먹는 밥 다음으로 먹는 최고 음식이다.

어린아기가 태어나 우유를 떼고 나서 처음 밥을 먹기 시작하는 때부터 죽는 그날까지 먹는게 김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대한민국 국민의 99.9%가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김치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믿어야한다. 그 이유는 이 포스팅을 읽다 보면 금세 이해가 될 것이다.

다만 이 기사를 쓰는 도민리포터는 그것을 먹어본 대한민국 국민 0.1%에 드는 사람이다. 취재 중 먹어봤으니까.


우리 밥상에 빠질 수 없는 한국인의 영원한 김치! 배추김치, 파김치, 총각김치, 백김치, 깍두기, 물김치, 나박김치, 갓김치 등

재료와 방법에 따라 그 종류만 해도 300가지가 넘는게 우리의 김치다.

하지만 충남 예산에 가면 홍어맛 김치 또는 썩은 김치라고 불리는 <삭힌 김치>가 있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99.9%가 먹어보지 못한 김치이다.


이 김치는 지난 2014년 10월 13일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 기구에서 인증 프로젝트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된 것이다.


맛의 방주란 슬로푸드 운동이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생명위기, 먹을거리의 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1996년 처음 시작되었다.

1997년에 발표된 맛의 방주 선언문은 소멸위기에 처한 소규모 먹을거리의 생산자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영농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음식의 맛을 구한다"는 정신을 담고 있다. 

이 맛의 방주 프로그램에 한국의 여러 식품이 해마다 3~4개 이상 등재되어 현재는 30여개 음식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삭힌 김치는 예산군 봉산면 금치리에 거주하는 김형애씨가 몇 년 전 이곳으로 귀농한 후

마을사람들이 담가먹는 것을 알고 우연히 그 방법을 터득해 맛의 방주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린 것이다.


김형애씨는 맛의 방주에 등재된 이 김치를 기왕이면 전국민들에게 맛보여주기 위해 고심 끝에 준비와 준비를 거듭한 뒤

결국 얼마전 예산 읍내에 식당을 내고 삭힌 김치 식단을 마련해 식당을 개업해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예산군 봉산면 금치리 주민들 일부만 알고 맛보던 이 삭힌김치요리는 김형애씨 덕분에 전국민이 맛보게 된 것이다.

자, 이제부터 대한민국 국민의 99.9%가 먹어보지 않은 삭힌 김치, 일명 홍어맛 김치를 먹어보러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자.





김형애씨가 예산 읍내에 삭힌김치 전문점으로 차린 매일식당이 있다.

매일식당 간판이 한우예찬이라는 간판 위에 있는데 햇빛이 강렬해 약간 흐리게 보인다.

식당은 보이는 간판 바로 왼쪽에 있다.




매일식당, 슬로우利라고 쓰인 간판이 이색적이다.




김형애씨가 내온 바로 그 삭힌김치다.

이 김치가 홍어맛김치 또는 썩은김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홍어의 톡 쏘는 맛이 김치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홍어가 원래 썩히듯 발효시킨 것이어서 실제 썩은김치라는 별명도 가진 것인데

이 김치는 진짜 톡 쏘는 맛이 있다.




왼쪽은 냉장(살짝 얼린 상태) 김치고 오른쪽은 적당히 냉장이 풀린 상태다.

삭힌 김치는 당연히 배추가 주재료인데 놀랍게도 우리가 익히 아는 그런 포기배추가 아니라

토종의(포기가 잘 앉지 않는 약간 억센) 독특한 배추를 사용한다고 한다.

배추의 억셈이 아주 강하고 얼기설기한 느낌이 마치 말린 배추 시래기 같다.


담그는 과정은 일반 김치와는 완전히 다르다.

김장할 때 나오는 시래기나 통 안 찬 배추를 버리지 않고 잘 절여 새우젓과 소금, 파를 넣고 버무리는데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 것은 역사적 유래와 관계가 있을 법 하다.

고추가 들어온 건 1592년 임진왜란 때이니 아마도 삭힌김치는 고춧가루가 아주 귀하거나 아예 없던 시절에 담기 시작했을 것이다.


김치를 담근 뒤에는 깨진 항아리에 담는다. 땅속에 묻지도 않고, 헛간 같은 바람이 잘 통하고 서늘한 곳에 둔다.

보통 김치는 배추가 공기에 닿지 않도록 밀폐하는 발효방식이지만 삭힌김치는 배추에 공기가 닿게 하는 호기발효 방식인 것이다.


한 열흘쯤 지나면 배추에서 물이 쪽 빠지면서 반으로 푹 내려앉는다.

제대로 삭히려면 첫째로 간이 맞아야 하고, 둘째로 항아리를 잘 모셔야 한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쉽게 시어지고 너무 낮으면 얼어서 물컹해진다.




삭힌 김치로 찌개를 끓이는 중이다.

물을 붓고 자작하게 지져 먹는 특별한 김치다.

일반 김치처럼 썰어서 반찬으로 먹지는 않는다.




한 뚝배기가 예산맛집인 매일식당에서 손님에게 나가는 식단 '삭힌김치찌개'인데

2인용이고 1인당 가격은 6000원이다.




적당히 끓은 찌개에 넣는 이 특별한 양념 '조감탕'이라는 거다.

이것은 김형애씨가 특별히 개발한 거으로서 조개를 발효시켜만든 천연양념장이다.




이 조감탕 원액이 삭힌 김치찌개의 맛을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완성된 삭힌김치찌개를 바탕으로 한 한상차림이다.



▲ 예산맛집 매일식당 메뉴판


메뉴판에는 삭힌김치 소고기국밥도 보이고 집장전골이라는 메뉴도 있다.

집장도 작년에 맛의 방주에 등재된 예산의 특별한 장류라는데 다음에는 이 전골 맛을 봐야겠다.




찌개를 떠 먹어볼 시간.

국물과 함께 배추이파리를 들어올려 보았다. 입에서 침이 꼴~깍..




아... 역시 톡 쏜다. 홍어 맛처럼.

여기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그저 삭혔을 뿐인데

코끝을 자극하는 톡 쏜느 그 맛에 담백하고 알싸하다.




그리고 배추김치 본연의 시원한 맛에 맵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구수하고 부드럽다.

잘 물려서 물컹한데 씹으면 꾸덕꾸덕하고 쿰쿰하면서도 새큼한 맛.

그리고.. 진정 처음 맛보는 것. 실로 경이롭다.


가난하고 먹을것 만지 않던 시절, 이 마을 사람들이 토종 배추와 배춧잎에서 나온 시래기를 모아

고춧가루 없이 간단한 재료들로 김치를 만들어 먹었던게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전부터 역사는 이뤄졌을법 하다.




이 김치를 담글때는 항아리에서 50일~60일 삭히는데, 푹 삭아서 하얀곰팡이가 끼면 맨 위에 있는 것부터 꺼낸다.

이때애도 바로 꺼내지 않고 한번 먹을 양만큼 맨 위에 있는 것들을 모닥모닥 모아서

공기가 더 잘통하도록 둥그렇게 쌓아 놓는다.

그런 다음 일주일이나 열흘쯤 지나서 꺼내 먹는다.




이 삭힌 김치찌개는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해먹던 시절에는 가마솥에 쌀과 함께 뚝배기를 넣어 지졌다.

뚝배기 속의 김치에는 뜨물을 붓고 들기름을 두르고 새우젓으로 간을 했다.

밥이 끓으면 뚝배기로 밥물이 넘쳐 들어갔고, 펄펄 끓은 뚝백기는 밥하고 남은 아궁이 잔불에 올려 다시 오랫동안 푹 익혔다.




"이 김치요, 제대로 잘 삭은 김치를 지져놓으면 진정 먹을수록 중독성이 있어요.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학생들조차도 맛있다면서 아주 잘 먹거든요. 꼬들꼬들하면서 부드럽고 톡 쏘면서 구수하니까

단박에 중독돼 다른 반찬이 필요 없어요. 속도 아주 편해요."

김형애씨가 삭힌 김치의 맛자랑을 해 주셨다.




맛의 방주 국제기구에 등재된 대한민국 0.1%만 먹어본 이 것. 그 진정한 중독성.

그 구수하고 톡 쏘는 맛이 중독되고 싶다면 예산맛집 매일식당으로 가 보시길...



[위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