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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농촌 정취 느끼며 걷는 예산 대흥 슬로시티 논두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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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2020. 7. 19.

 

 

 

  옛 농촌 정취 느끼며 걷는 예산 대흥 슬로시티 논두렁길 

 예산 대흥 슬로시티 논두렁길 

 


 


예산 대흥슬로시티 '느린꼬부랑길'은 느린 걸음으로 이곳에 담긴 삶과 자연, 역사 숨결을 느끼는 멋진 도보 여행길입니다. 제1코스 옛이야기길, 제2코스 느림길이 주로 봉수산 일대를 넘나들며 걷는 산길풍경을 품고 있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3코스 사랑길은 봉수산 자락과 어우러져 있는 교촌리 일대 농촌 이야기를 들려주는 색다른 코스이지요. 
 
느린 꼬부랑길 3코스 사랑길은  4개 소주제길을 품고 있습니다. 사랑길을 완주하면 교촌리 일대 들녘을 유유히 거니는 '논두렁길', 소를 몰고 다니며 물을 먹이던 샘터를 만나는 '소몰길', 삼신당 터를 만나는 '사랑이 꽃피는 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흥 주민을 지켜주는 수호신인 망태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망태할아버지길'을 만날 수 있답니다.
 
논두렁길은 대흥슬로시티 중심부를 출발해 대흥향교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몇 차례 대흥슬로시티를 드나들면서도 아직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공간, 교촌리 일대 논풍경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그렇게 '논두렁길'을 걸으면서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논풍경을 느끼는 걷기여행을 시작합니다.
 
대흥슬로시티 느린꼬부랑길 3코스 사랑길, 논두렁길 구간
 


 
천천히 거닐면서 논두렁에 피어 있는 야생화 친구를 먼저 만나봅니다. 논두렁에 우뚝 자라난 풀 사이를 들여다보면 언제나 가장 먼저 반겨주는 노란 애기똥풀, 한여름을 맞이해 완전히 짙어진 파란 닭의장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람을 타고 날아와 스스로 논두렁 한편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참나리꽃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답니다.
 


 
이곳 주민분이 기르는 꽃이나 나무도 야생화 못지않게 정겨운 이야기를 선사해줍니다. 사랑을 이뤄내기 위해 손톱에 곱게 진분홍 물을 들이던 옛 놀이에 쓰였던 봉선화가 곱디 고운 꽃을 피워내고 있지요. 그동안 먹을 줄만 알았지 꽃이 어떻게 피고 열매를 맺는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대추나무꽃을 난생처음 제대로 들여다본 순간이기도 합니다.
 


 

대흥슬로시티 논두렁길 여름풍경-봉선화, 대추나무꽃 

  
교촌리 일대를 찾아오는 여러 조류 친구를 만나는 일 역시 논두렁길을 걸으며 즐길 수 있는 작은 재미입니다. 도농복합지역 논보다 확실히 종 다양성이 높고 개체수 역시 많습니다. 중대백로와 생김새가 비슷해 지나치기 쉬운 귀한 중백로가 조심스레 머리를 내밀고 논을 거닐고 있습니다. 제철을 맞아 노랗게 잘 익은 황로 친구가 논두렁 일대를 오가는 모습 역시 놓치기 싫은 멋진 농촌 풍경이지요. 잠시 고개를 들어 봉수산을 바라보면 날아가다가 전선 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파랑새도 만날 수 있습니다.
 

대흥슬로시티 논두렁길 여름풍경-중백로, 황로, 파랑새 


대흥향교를 만나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논두렁길이 저에게 멋진 선물을 건네줍니다. 먼발치에서 볼 때는 왜가리인가 싶어 지나치려 했는데,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자세히 보니 귀한 황새가 이곳을 찾아와 먹이활동을 하고 있더군요. 다리에 매달린 가락지를 보니 황새공원에서 방사한 친구들이 대흥슬로시티까지 날아와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황새는 먹이활동을 하기 전에 가장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주변에 자기를 해칠 만한 천적이 있는지 확인부터 먼저 한다고 합니다. 완전하게 안전한 장소라는 판단이 들면 그제야 땅으로 내려와 논을 거닐며 사냥을 시작한다고 하지요. 책에서 읽었던 그대로 황새는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전봇대에 자리를 잡고 잠시 주변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진 찍는 제가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지 아래로 내려와 다른 황새 두 마리와 함께 어우러져 먹이활동을 시작합니다.

논에서 황새가 활동하는 모습, 오래전 이 땅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쉽게 보기 힘든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더군요. 논두렁길을 소개하는 안내판 문구처럼 옛 시골 농촌 정취를 고스란히 느끼며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소중한 경험을 선물로 얻어가는 한나절 산책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