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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서 바라 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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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

2020. 8. 3.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서 바라 본 모습 

 여름 종학당의 배롱나무 

 


 


 
종서루에 올라선다. 그간 걸어온 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비처럼 시원한 바람이 분다. 바람소리에 읊조리는 시 한 수가 뒤섞인다. 정수루 뒤편에는 요즘으로 치면 '중등교육을 가르치는 기관'인 백록당이 자리하고 있다.
 
옛 선비들은 백록당에 앉아 공부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밖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 정수루에 서서 다 풀었을 것만 같다. 시 한 수 읊고 싶은 마음도 그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종학당
-소재: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입장료/주차비: 무료
 


 
내리던 비가 바닥에 흥건하다. 촉촉이 젖은 나뭇잎들은 싱그러운 냄새를 뿜어낸다. 음표처럼 가만히 나뭇잎에 쉬던 물방울이 톡톡 떨어지니 배롱나무는 까르르 웃으며 간지럼을 탄다. 상상만으로 즐겁다.
 
100일 간 피었다 졌다를 반복한다 하여 '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줄기를 간지럽히면 간지러운 듯 가지가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참 귀여운 별명을 가졌다.
 


 
종학당은 뒤에는 호암산(해발185m)이 자리하고, 그 앞에는 병사저수지가 자리한다.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 즉 '배산임수'가 바로 이곳이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에 지정된 조선시대 명문사학인 종학당은 파평윤씨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파평윤씨 종중의 자녀와 문중의 내외척, 처가의 자녀들까지 합숙·교육시키기 위해 설립한 문중서당으로 1910년 한일병탄 이후 신교육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사용되었다. 이후 화재로 인해 없어졌다 1970년 윤정규가 지금의 종학당을 재건했다.
 


 
이 시기의 종학당에는 볼거리가 둘 있다. 하나는 종학당의 배롱나무와 정수암의 연꽃이다. 시기를 잘 맞춰 간다면 고즈넉한 서당과 어우러진, 새색시 수줍은 볼처럼 발그레한 연꽃과 배롱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배롱나무가 곱게 핀 종학당을 지나니 연꽃이 빼꼼 얼굴을 내민 정수암이 나왔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더 올라가니 탁 트인 전망을 선보이는 정수루가 자리한다. 정수루는 예부터 학문을 토론하고 시문을 짓던 장소로 이용되던 곳이다.
 
사촌, 형제와 자매가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었으니 왠지 규율과 규칙이 느슨할 것 같지만, 종학당은 일반 서원이나 서당과 달리 종학의 규칙과 규율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다. 왕족을 '종실'이라고도 하는데 종학은 종실의 교육을 담당하던 관청을 말한다. 
 


   
단조로운 직사각형의 아파트에서 벗어나 종학당으로 오면 단아한 색상의 목조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비가 와도 좋고 흐린 날도 좋다."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길고 긴 장마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그래, 비가 와도 좋고 흐린 날도 좋다."라고 다시금 읊조리게 된다.